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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가위 시 15편 추석 명절시 모음
    좋은 시 2023. 9. 23. 12:30

    한가위 시를 준비하며 추석 명절에 관한 시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한가위는 가배, 가위, 가윗날과 함께 추석을 의미하는 말로 한은 크다,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으로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라는 의미입니다. 추석 한가윗날에는 가족 친척들과 모여 추석음식을 나눠 먹고 성묘를 가며 훈훈한 정을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한가위에 관한 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한가위-추석-한복-가을
    한가위-추석-한복-가을

     

    한가위 시 모음

     

    한가위 / 이해인

     

    사람들은 모두

    가족이 되어

    사랑의 인사를 나누는 추석날

    이승과 저승의 가족들이

    함께 그리운 날

    감사와 용서를

    새롭게 배우는 날

     

    하늘과 땅

    고향의 산과 강

    꽃과 새가

    웃으며 달려오네

     

    힘든 중에도

    함께 살아갈 힘을

    달님에게 배우며

    달빛에 마음을 적시는 우리

     

    고향을 떠날 때쯤은

    조금 더 착해진 마음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둥근 달이 되어주는 추석날

     

     

     

    한가위 풍경 / 고은영

     

    플라타너스 나무는 살아 있는 내내

    몇천 번의 수피를 벗을까

    나이만큼 벗어내는 걸까

    높아진 담청색 하늘에 구름 들은

    흩어졌다 다시 모인다

     

    만월의 밤이면 소곤거림에

    점점 무르익어 비워내야 할 것이

    무엇임을 아는 자연의 소리

    고통을 지나온 걸음은

    비로소 행복에 근접하는 것이다

     

    거기 말할 수 없는 진실로 엎딘 풍경도

    마지막 고단한 열매를 달고 고열로 헉헉거리다

    한가위 보름달에 그리움을 풀어내며

    지극히 평화롭고 고요한 종을 울릴 것이다

     

     

     

    한가위 / 최광림

     

    어머니,

    오늘은 

    당신의 치마폭에서

    달이 뜨는 날입니다

     

    아스라한 황톳길을 돌아

    대 바람에 실려온

    길 잃은 별들도

    툇마루에 부서지는

    그런 날입니다

     

    밀랍처럼 곱기만 한 햇살과

    저렇듯 해산달이 부푼 것도

    당신이 살점 떼어 내건

    들불인 까닭입니다

     

    새벽이슬 따 담은

    정한수 한 사발로도

    차례 상은 그저

    경건한 풍요로움입니다

     

    돌탑을 쌓듯

    깊게 패인 이랑마다

    일흔 해 서리꽃 피워내신

    신앙 같은 어머니

     

     

     

    팔월 한가위 / 반기룡

     

    길가에 풀어놓은

    코스모스 반가이 영접하고

    황금물결 일렁이는

    가을의 들녘을 바라보며

    그리움과 설레임이

    밀물처럼 달려오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한동안 뜸했던

    친구와 친지, 친척 만나보고

    모두가 어우러져

    까르르 웃음 짓는 희망과 기쁨이

    깃발처럼 펄럭이는

    그런 날이었으면 합니다

     

    꽉 찬 보름달처럼 풍성하고

    넉넉한 인심과 인정이 샘솟아

    고향길이 아무리 멀고 험할지라도

    슬며시 옛 추억과 동심을 불러내어

    아름다운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 수 있는 의미 있고 소중한

    팔월 한가위이었으면 합니다

     

     

     

    한가위 보름달 / 정연복

     

    모난 데가 없이

    쟁반같이 동그란 것이

     

    밤하늘에 두둥실 떠서

    온 누리를 환히 밝힌다

     

    천사같이 순한 마음

    살며시 내비치는

     

    커다란 얼굴 가득

    함박웃음 짓고서

     

    온 세상 사람들에게

    다정히 속삭인다

     

    온유한 빛이

    어둠을 이길 수 있다고

     

    다들 동글동글 살아야

    사랑과 평화의 세상이 온다고

     

     

    한가위 추석 시 모음

     

    달빛기도-한가위 / 이해인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

    좀더 환해지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한가위 날이 온다 / 천상병

     

    가을이 되었으니

    한가위 날이 멀지 않았소

    추석이 되면 

    나는 반드시

    돌아간 사람들을 그리워하오

     

    그렇게도 사랑 깊으시던 외할머니

    그렇게도 엄격하시던 아버지

    순하다 순하던 어머니

    요절한 조카 영준이

    지금 천국에서

    기도하시겠지요

     

     

     

    한가위의 오늘 밤 / 박목월

     

    달을 보며 생각한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한가위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들

     

    한라산 기슭에도

    태백산 골짜기 두메산골에도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 어린이들

     

    몇 명이나 될까

    헤아릴 순 없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 어린이들

     

    성도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달빛에 빛나는 하얀 이마

    달빛에 빛나는 까만 눈동자

     

    모르는 그 누구도

    달을 보면서

    오늘 밤 달을 보는 내게로

    따뜻한 마음의 손을 내밀까

     

    그야 모르지

    그야 모르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모든 어린이들이

    어쩐지 정답게 느껴진다

     

    언제 만날지

    어떻게 사귀게 될지

    그야 모르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나는 따뜻한 마음의 손을

    서로 잡고 있는 것 같다

     

     

     

    불혹의 추석 / 천상병

     

    침묵은 번갯불 같다며

    아는 사람은 떠들지 않고

    떠드는 자는 무식이라고

    노자께서 말했다

     

    그런 말씀의 뜻도 모르고

    나는 너무 덤볐고

    시끄러웠다

     

    혼자의 추석이

    오늘만이 아니건마는

    더 쓸쓸한 사유는

    고칠 수 없는 병 때문이다

     

    막걸리 한 잔

    빈촌 막바지 대폿집

    찌그러진 상 위에 놓고

    어버이의 제사를 지낸다

     

    다 지내고 복을 하고

    나이 사십에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찾아간다

     

     

     

    어머니의 추석 / 이효녕

     

    돌아가는 세월의 일몰 앞에

    금방이라도 웃음 내미는 한가위 달

    가을의 들은 빈들이 아니라서

    아주 완전하게 둥글게 만들어

    한가위 날까지 채우는 동안

    귀향 열차의 흩날리는 기적소리

    송편 빚던 어머니의 손길 멈추시고

    기다림을 더하신다

     

    따가운 가을 햇살 아래

    깊이 패인 주름 진 얼굴로

    며칠 동안 들판에 나가셔서

    동부알 햇볕에 고루 말려

    푹 고아 놓으시고

    고향 뒷동산 밤나무에서

    아람 밤 주워 속을 만들어

    솔향 가득한 송편 쪄내시며

    자식을 기다리시는 어머니

    달디단 사랑의 불씨로

    둥그런 보름달 만드시는가

     

    어쩔 수 없이 흘러간

    외로운 삶의 변방에서 돌아와

    고향의 마루에 걸터앉아

    넉넉한 마음으로 보름달 바라보며

    어머니 가슴속에 진하게 밀려오는

    지난 이야기 도란도란 나누면

    사랑은 탐스럽게 익어

    애달픈 열매로 맺히고

    어머니 손을 살며시 잡으면

    가습에서 익어 나는 어머니 사랑

    불 담은 넓은 은총으로

    징처럼 찌잉 가슴 울리는가

     

     

    한가위에 관한 시 모음

     

    한가위 / 최강림

     

    어머니,

    오늘은

    당신의 치마폭에서

    달이 뜨는 날입니다

     

    아스라한 황톳길을 돌아

    대 바람에 실려온

    길 잃은 별들도

    툇마루에 부서지는

    그런 날입니다

     

    미랍처럼 곱기만 한 햇살과

    저렇게 해산달이 부푼 것도

    당신이 살점 떼어 내건

    등불인 까닭입니다

     

    새벽이슬 따 담은

    정한수 한 사발로도

    차례 상은 그저

    경건한 풍요로움입니다

     

    돌탑을 쌓듯

    깊게 패인 이랑마다

    일흔 해 서리꽃 피워내신

    신앙 같은 어머니

     

     

     

    한가위 달밤에 / 강대실

     

    어머니

    앞산 마루 두둥실 달밤

    땅메 저린 일상 뒤안에 내려놓고

    맨드라미 고운 잎

    송당송당 썰어 넣어

    둥근 달로 지진 전

    한사코 입에 넣어 주셨지요

     

    곱기도 하다며 보라시던 보름달

    이 밤엔 어머니 얼굴로 솟아

    솟구치는 그리움에

    호올로 바라봅니다

     

    어머니

    자식 앞에 보이지 않으려 했던

    뺨 위 두 줄기 눈물

    달빛에 너무도 선연했습니다

     

    그 의미 지금도 알 수 없으나

    이 자식 가슴속에

    살아서는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흐릅니다

     

     

     

    한가위 / 공재동

     

    미루나무 가지 끝에

    초승달 하나

    걸어 놓고

     

    열사흘

    시름시름

    밤을 앓던

    기다림을

     

    올올이

    풀어 내리어

    등을 켜는 보름달

     

     

     

    한가위 고향 서정 / 정재삼

     

    해묵은 노송들이 하늘을 가려

    둥근달 그림자 길게 끌고

    갈바람 휑하니 불어 꽃불 질러 놓단

    유년의 그림들이 눈 안에 서려드네

     

    언덕배기 초가집 지붕위에

    하얀 박 이마에는 유난히 반짝이고

    앞마당 뜰가에 다정히 둘러앉아

    고전 얘기 꽃 피웠던

    고향인정 목이차게 그리워지네

     

    동구 밖 갈섶 코스모스 한들대며 놀고 있고

    장독대 한편에 발갛게 익을 석류따라

    올망졸망 장단지 속

    익어가던 장맛이 입안에 군침을 돋워내네

     

    새소리 쌓여있는 앞 들 논두렁에는

    하얀 풀꽃이 춤을 추고

    잘 여문 벼이랑 사이로

    풍년의 노래소리 가득가득했었네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은 밝은 달빛

    내 눈안에 비추네

    추석빔 떡방아소리

    내 귀에 들리네

     

    그리운 내고향

    가고 싶어라

    안기고 싶어라

     

     

     

    한가위만 같아라 / 오승희

     

    먹음직도 하여라

    햇곡식 조물조물

     

    송편이라 이름 놓고

    가득히 채우니

    앉은자리 찰떡이라

    담방담방 솔잎 갈고

     

    임 맞을 채비 하니

    애모의 정 익어

     

    속 보이는 욕심

    해죽 이 벌어진다

     

    담장 너머 달그림자

    그리움도 한몫이라

     

    옹골지게 차오르니

    보임직도 하여라

     

     

    요즘은 멀리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이 많아 추석 한가위는 가족들을 한자리에 모여 함께 지내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의미가 더 큰 것 같습니다.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듯이 가족들과 함께 풍성하고 넉넉한 추석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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