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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시 모음 겨울에 관한 시 모음집
    좋은 시 2022. 11. 10. 16:34

    계절은 다시 흘러 어느덧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겨울이 깊어가면 송년회를 비롯한 각종 모음으로 바쁜 연말이지만 스케이트와 스노우보드를 탈 수 있어 설레기도 하네요. 아쉬움과 설렘이 섞여 있는 겨울을 아름답게 표현한 겨울 시를 통해 겨울 감성 느껴 보세요. 

     

     

    겨울 시 모음 겨울에 관한 시 모음집입니다.

     

    나의 겨울은 가끔 당신이었습니다 / 이경선

     

    그해 겨울을 기억합니다

    그해 겨울이 좋았습니다

     

    이유가 무어라 물으신다면

    이따금 당신이었다 하겠습니다

     

    그해 겨울 나는 좋았습니다

    꽁꽁 싸맨 당신의 옷가지와

    옷가지 사이 빼곡 내민 당신의 수수함이 좋았습니다

     

    그해 겨울 나는 따스했습니다

    당신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일이

    밤사이 온기로 자라나 곁을 덮어주었습니다

     

    모닥불 일렁이던 밤이 있습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불빛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때로는 나란히 누어 별자리를 세기도 했습니다

     

    그해 겨울을 기억합니다

    그해 겨울이 좋았습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중입니다

    이따금 당신이 떠오릅니다

     

     

    겨울 차창 / 나태주

     

    너의 생각 가슴에 안으면

    겨울도 봄이다

    웃고 있는 너를 생각하면

    겨울도 꽃이 핀다

     

    어쩌면 좋으냐

    이러한 거짓말

    이러한 거짓말이 아직도

    나에게 유효하고

    좋기만 한 걸

     

    지금은 이른 아침

    청주 가는 길

    차창 가에 자욱한 겨울 안개

    안개 뒤에 옷 벗은

    겨울나무들

     

    왜 오늘따라 겨울 안개와

    겨울나무가 저토록 정답고

    가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냐

     

     

    겨울사랑 /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움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들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온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겨울 들판 / 이상교

     

    겨울 들판이

    텅 비었다

     

    들판이 쉬는 중이다

    풀들도 쉰다

    나무들도 쉬는 중이다

     

    햇볕도 느릿느릿 내려와 쉬는 중이다

     

     

    겨울 편지 / 이해인

     

    친구야

    네가 사는 곳에도

    눈이 내리니?

    산 위에

    장독대 위에

    하얗게 내려 쌓이는

    눈만큼이나

    너를 향한 그리움이 

    눈사람 되어 눈 오는 날

    눈처럼 부드러운 네 목소리가

    조용히 내리는 것만 같아

    눈처럼 깨끗한 네 마음이

    하얀 눈송이로 날리는 것만 같아

    나는 자꾸만

    네 이름을 불러 본다.

     

     

    겨울나무 / 도종환

     

    잎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보고

    누가 헛살았다 말하는가

    열매를 다 빼앗기고

    냉랭한 바람 앞에 서 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 하는가

    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숲을 이루어내지 않았는가

    하찮은 언덕도 산맥의 큰 줄기도

    그들이 젊은 날 다 바쳐 지켜오지 않았는가

    빈 가지에 새 없는 둥지 하나 매달고 있어도

    끝났다 끝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실패했다고 쉽게 말하지 말라

    이웃 산들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걸 보면서도

    지킬 자리가 더 많다고 믿으며

    물러서지 않고 버텨온 청춘

    아프고 눈물겹게 지켜낸 한 시대를 빼놓고

     

     

    겨울 강에서 / 정호승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겨울 강 강 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

    흔들리지 않은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

     

     

    겨울 편지 / 안도현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

     

     

    겨울사랑 /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겨울 / 조병화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 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내어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봄을 준비한다

    묵묵히

     

     

    눈 위에 쓰는 겨울 시 / 류시화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 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겨울나무 / 이정하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 되어 어지럽다

    따라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은 아니었으리

    붙잡기로 하면 붙잡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을 식힐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이 식어서도 아니다

    잎잎이 그리움 떨구고 속살 보이는 게

    무슨 부끄러움이 되랴

    무슨 죄가 되겠느냐

    지금 내 안에는

    그대보다 더 큰 사랑

    그대보다 더 소중한 또 하나의 그대가

    푸르디푸르게 새움을 틔우고 있는데

     

     

    당신과 나의 겨울이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채

     

    사방의 바람이 병풍처럼 서 있어

    햇살도 추운지

    집으로 일찍 들어가는 겨울입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추위와 맞서야 하는 이 겨울엔

    당신과 나

    가장 낮은 곳으로 걸어갑시다

     

    당신과 나는 지금까지

    높은 곳을 향하여 걸어왔고

    때로는 숨 가쁘게 뛰어왔습니다

     

    당신과 나의 남은 눈물이 있다면

    그 눈물로도

    가장 낮은 곳으로 흘려보냅시다

     

    이 겨울엔

    당신과 나의 가슴도

    잠시 접어 두기로 합시다

     

    머지않아 바로 봄

    가슴에서 먼저 꽃 한 송이 피우려면

    씨앗 하나 온전히 새가 알을 품듯 품어야 함이니

     

    당신과 나의 가슴도

    곱게 접고 접어

    신이 당신에게 준 

    사랑의 온기가 식지 않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당신과 나의 겨울이

    하얗게 눈꽃으로 피어

    서로의 영혼을 따뜻이 덮어 줄 때

    두꺼운 외투 속으로

    추위를 보태는 무게는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눈처럼 순결하고

    그 맑음처럼 티 없는 마음

    낮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당신과 나의 겨울이

    사랑하는 사람의

    그 가슴처럼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입동 / 윤보영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이다.

    무를 뽑고

    배추도 뽑아

    김장을 담그는......

     

    내 사랑도 시작이다

    가을에 담아둔

    따뜻한 생각으로

    지금부터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그리움으로 시작이다

     

     

    겨울 숲 / 신경림

     

    굴참나무 허리에 반쯤 박히기도 하고

    물푸레나무를 떠받치기도 하면서

    엎드려 있는 나무가 아니면

    겨울 숲은 얼나마 싱거울까

    산짐승들이나 나무꾼들 발에 채여

    이리저리 뒹굴다가

    묵밭에 가서 처박힌 돌멩이들이 아니면

    또 겨울 숲은 얼마나 쓸쓸할까

    나뭇가지에 걸린 하얀 낮달도

    낮달이 들려주는 얘기와 노래도

    한없이 시시하고 맥없을 게다

    골짜기 낮은 곳 구석진 곳만을 찾아

    잦아들듯 흐르는 실개천이 아니면

    겨울 숲은 얼마나 메마를까

    바위틈에 돌 틈에 언덕배기에

    모진 바람 온몸으로 맞받으며

    눕고 일어서며 버티는 마른풀이 아니면

    또 겨울 숲은 얼마나 허전할까

     

     

    겨울 연가 / 나태주

     

    한겨울에 하도 심심해

    도로 찾아 꺼내 보는

    당신의 눈썹 한 켤레

    지난여름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던 그것들

     

    움쩍 못하게 얼어붙은

    저승의 이빨 사이

    저 건너 하늘의 한복판에

     

    간혹 매운바람이 걸어놓고 가는

    당신의 빛나는 알몸

    아무리 헤쳐도 헤쳐도

    보이지 않던 그 속살의 깊이

     

    숙였던 이마를 들어 보일 때

    눈물에 망가진 눈두덩이

    그래서 더욱 당신의 눈썹 검게 보일 때

     

    도로 찾아 듣는

    대이파리 잎마다에 부서져

    잔잔히 흐느끼는

    옷 벗는 당신의 흐느낌 소리

    가만가만 삭아드는 한숨의 소리

     

     

    겨울 풍경 / 천양희

     

    헐벗은 나무

    둥지 튼 새들은 떠나갔다

    허둥대는 바람같이

    떠도는 마음 하나 못 붙들고

    삶은 종종 살얼음판이었다

    나는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은 어째서

    같이 살면서 혼자 일어서야 하고

    사람들은 어째서

    낯선 거리 떠돌며

    돌아가려 하는지

    봄은 아직 멀었는데

    기다렸다 기다렸다 기다렸다

    눈보라 헤치며 어느 날

     

     

    겨울날 / 신경림

     

    우리들

    깨끗해지라고

    함박눈 하얗게

    내려 쌓이고

     

    우리들

    튼튼해지라고

    겨울바람

    밤새껏

    창문을 흔들더니

     

    새벽하늘에 

    초록별

    다닥다닥 붙었다

     

    우리들

    가슴에 아름다운 꿈

    지니라고

     

     

    겨울비 사랑 / 오보영

     

    네가 보고 싶어서

    추운 겨울 지나기 전에

     

    꼭 한 번은 다시 와야겠기에

    비가 되어 왔단다

     

    사실은 네게

    더 좋은 모습 보여주려고

     

    하얀 눈으로 깨끗하게

    몸단장을 하고 오려했지만

     

    쌓이고 나면

    네가 하도 불편해하길래

     

    널 생각해서

    민낯 얼굴 그대로 내달려왔단다

     

     

    겨울 사랑 / 임영준

     

    다시 그대를 만날 수 있다면

    하얀 눈이 되고 싶습니다

     

    뽀드득 밟히기도 하고

    소담스레 뭉쳐지는

    정겹기만 한 기쁨이고 싶습니다

     

    영영 그대를 만날 수 없다면

    그리움을 꽁꽁 품을 수 있는

    만년 얼음이고 싶습니다

     

    햇살 아래 일렁이면서도

    머뭇거리지 않는

    뿌리 깊은 아픔이고 싶습니다

     

     

    겨울바람 / 김용택

     

    당신과 헤어져

    걷는 길에

    겨울 찬바람 붑니다

     

    내 등 뒤에

    당신이 꼭 계실 것 만 같아

    뒤 돌아다보면

    야속한 바람만 불어 댔습니다

     

    뜨거운 눈물 삼키며

    휘청이는 내 발들 위로

    억새 꽃잎 같은 눈발이

    서성거렸습니다

     

    그래도

    그래도

    행여 당신 모습 잡힐랑가

    뒤 돌아보면

    섬진강 갈대들이

    몸 비비며 사노라면

    그러노라고

    무수히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 갈대밭에

    내 까칠한 머리 풀어놓고

    걷자 걷자

    당신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

    겨울 찬바람만

    휘몰아쳤습니다

     

     

    겨울 장미 / 나태주

     

    너를 사랑하고 나서

    누구를 다시 더 사랑한다

    그러겠느냐

     

    조금은 과하게 사랑함을

    나무라지 말아 다오

     

    하나밖에 없는 것이

    정말로 사랑이라

    그러지 않았더냐

     

     

    겨울행 / 나태주

     

    열살에 아름답던 노을이

    마흔 살 되어 또다시 아름답다

    호젓함이란 참으로

    소중한 것이란 걸 알게 되리라

    들판 위에

    추운 나무와 집들위의 마을

    마을 위에 산

    산 위에 하늘

    죽은 자들은 하늘로 가

    구름이 되고 먼 별빛이 되려면

    산자들은 마을로 가

    따뜻한 등불이 되는 걸 보리라

     

     

    겨울비 / 용혜원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가

    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아우성으로 내리는

    여름날의 소낙비와 다르게

    사랑하는 연인을 보내는 이처럼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겨울비는 지금

    봄이 오는 길을 만들고 있나 봅니다

     

    긴 겨울이 떠나고

    짧은 봄이 오더라도

    꽃들이 활짝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봄이 오면

    그대 내 마음에

    또다시 그리움을 풀어놓을 것입니다

     

     

    겨울 해변가에서 / 서정윤

     

    소리치고 있다

    바다는 그 겨울의 바람으로

    소리지르고 있었다

    부서진 찻집의 흩어진 음악만큼

    바람으로 불리지 못하는 자신이 초라했다

    아니, 물보라로 날리길 더 원했는지도 모른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 겨울의 바다

    오히려 나의 기억 한장을 지우고 있다

    파도처럼 소리지르며 떠나고 있다.

    내가 바닷물로 일렁이면

    물거품이 생병으로 일어나

    나를 가두어두던 나의 창살에서

    하늘로, 하늘로 날아오르고

    그 바닷가에서 나의 모든 소리는

    바위처럼 딱딱하게 얼어 버렸다

    옆의 누구도 함께 할 수 없는

    그 겨울의 바람이

    나의 모든 것으로부터 떼어 놓았다

    소리쳐 달리는 하얀 물살 꽃엔

    갈매기도 몸을 피하고

    바위조차 바다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만

    무너진 그 겨울의 기억을 아파하며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 내 속의 시간

    오히려 파도가 되어 소리치는데

    바다엔 낯선 얼굴만 떠오르고 있다.

     

     

    겨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겨울에 관한 시 들은 추운 겨울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네요. 춥다고 움츠려 있지 말고 활기차고 즐겁게 보내시고 올 한 해 마무리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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