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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시 모음 12월에 관한 시 준비했습니다좋은 시 2022. 11. 17. 12:14
12월의 시 모음 준비했습니다. 12월에 관한 시를 쓰며 한 해를 정리하는 연말이 다가왔음이 느껴지네요. 12월에는 연말 모임과 크리스마스, 각종 모임으로 바쁘겠지만 가까운 주변 사람들과 서로 따뜻한 마음 나누며 한 해 마무리를 할 수 있는 12의 시 소개합니다.
12월 시 모음 12월에 관한 시입니다
12월은 / 이해인
12월은
우리 모두 사랑을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잠시 잊고 있던
서로의 존재를
새롭게 확인하며
고마운 일 챙겨보고
잘못한 일 용서 청하는
가족 이웃 친지들
12월은 우리 모두
은총의 시간에 물든
겸손하고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며
세상 사람 누구에게나
벗으로 가족으로 다가가는
사랑의 계절입니다
12월의 선물 / 윤보영
나를 위해 애쓴 11월을 보내니
12월이 웃고 다가섭니다
이제 이 한 달은
새해 맞을 준비에 바쁠 테고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도 많을 테지요
그럴수록 여유를 갖고
잊고 지낸 사람들에게 안부를 물어야겠지요
가슴 찡한 감동을 담아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것도 좋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것도 괜찮겠지요
부지런히 달려온 내 일 년이
일생의 튼튼한 주춧돌이 될 수 있게
기분 좋은 마무리를 해야겠어요
12월이 나처럼 행복하게
내가 12월처럼 행복해지게
등 뒤를 돌아보자 / 박노해
12월에는 등 뒤를 돌아보자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동안
등 뒤의 슬픔에 등 뒤의 사랑에
무심했던 시간들을 돌아보자
눈 내리는 12월의 겨울나무는
벌거벗은 힘으로 깊은숨을 쉬며
숨 가쁘게 달려온 해와 달의 시간을
고개 숙여 묵묵히 돌아보고 있다
우리가 여기까지 달려온 것은
두고 온 것들을 돌아보기 위한 것
내 그립고 눈물 나고 사랑스러운 것들은
다 등 뒤에 서성이고 있으니
그것들이 내 몸을 밀어주며
등불 같은 첫 마음으로
다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니
12월에는 등 뒤를 돌아보자
12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12월엔 그대와 나
따뜻한 마음의 꽃씨 한 알
고이고이 심어두기로 해요
찬바람 언 대지
하얀 눈 꽃송이 피어날 때
우리도 아름다운 꽃 한 송이
온 세상 하얗게 피우기로 해요
이해의 꽃도 좋고요,
용서의 꽃도 좋겠지요
그늘진 외딴곳
가난에 힘겨운 이웃을 위해
베품의 꽃도 좋고요,
나눔의 꽃도 좋겠지요
한 알의 꽃씨가
천 송이의 꽃을 피울 때
우리 사는 이 땅은
웃음꽃 만발하는 행복의 꽃동산
생각이 기도가 되고
기도가 사랑이 될 때
사랑이 곧 빛이요 희망이지요
홀로 소유하는 부는 외롭고
함께 나누는 부는 의로울 터
말만 무성한 그런 사랑 말고
진실로 행하는 온정의 손길로
12월엔 그대와 나
예쁜 사랑의 꽃씨 한 알
가슴마다 심어두기로 해요
12월의 독백 /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를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며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아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12월 / 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 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 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12월의 기도 / 목필균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여있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 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바람 앞에도
붉은 입굴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쫒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 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 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
행복한 12월 / 정용철
나는 12월입니다
열한 달 뒤에도 머무르다가
앞으로 나오니
나만 홀로 남았네요
올라설 수도,
더 갈 곳도 없는 끝자락에서
나는 지금 많이 외롭고 쓸쓸합니다
하지만 나는 위해 울지 마세요
나는 지금
나의 외로움으로 희망을 만들고
나의 슬픔으로 기쁨을 만들며
나의 아픔으로 사랑과 평화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이제부터 나를
"행복한 12월"이라 불러 주세요
12월에는 / 박상희
가슴에 담아두어 답답함이었을까
비운 마음은 어떨까
숨이 막혀 답답했던 것들
다 비워도 시원치 않은 것은
아직 다 비워지지 않았음이랴
본래 그릇이 없었다면
답답함도 허전함도 없었을까
삶이 내게 무엇을 원하기에
풀지 못할 숙제가 이리도 많았을까
내가 세상에 무엇을 원했기에
아직 비워지지 않은 가슴이 남았을까
돌아보면 후회와 어리석음만이
그림자처럼 남아 있는 걸
또 한 해가 가고
나는 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중년의 가슴에 12월이 오면 / 이채
높다고 해서
반드시 명산이 아니듯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어른이 아니지요
가려서 볼 줄 알고
새겨서 들을 줄 아는
세월이 일깨워 준 연륜의 지혜로
판단이 그르지 않은 사람이라면
성숙이라 함은
높임이 아니라 낮춤이라는 것을
채움이 아니라 비움이라는 것을
스스로 넓어지고 깊어질 줄 아는
사람이라면
새벽 강가
홀로 나는 새처럼 고요하고
저녁 하늘 홍갈색 노을처럼
아름다운 중년이여!
한 해, 또 한 해를 보내는 12월이 오면
인생의 무상함을 서글퍼하기보다
깨닫고 또 깨닫는
삶의 교훈이 거름처럼 쌓여가니
내 나이 한 살 더하여도 행복하노라!
12월 / 임영준
잊혀질 날들이
벌써 그립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이
자꾸 생각납니다
상투적인 인사치레를
먼저 건네게 됩니다
암담한 터널을 지나야 할
우리 모두가
대견스러울 뿐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아이들을 꼭 품고 싶습니다
또 다른 12월입니다
12월 / 정호승
하모니카를 불며
지하철을 떠돌던 한 시각장애인이
종각역에 내려
흰색 지팡이를 탁탁 두드리며 길을 걷는다
조계사 앞길엔 젊은 스님들이
플라타너스 나뭇가지와 나뭇가지 사이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플래카드를 내걸고
분주히 행인들에게 팥죽을 나누어준다
교복을 입은 키 작은 한 여고생이
지팡이를 두드리며 그냥 지나가는
시각장애인의 손을 이끌고
팥죽을 얻어와 건넨다
나도 그분 곁에 서서
팥죽 한그릇을 얻어먹는다
곧 함박눈이 내릴 것 같다
12월 어느 오후 / 손석철
덜렁 달력 한 장
달랑 까치 밥 하나
펄렁 상수리 낙엽 한 잎
썰렁 저녁 찬바람
뭉클 저미는 그리움
12월 저녁 편지 / 안도현
12월 저녁에는
마른 콩대궁을 만지자
콩알이 머물다 떠난 자리 잊지 않으려고
콩깍지는 콩알의 크기만한 방을 서넛 청소해두었구나
여기다 무엇을 더 채우겠느냐
12월 저녁에는
콩깍지만 남아 바삭바삭 소리가 나는
늙은 어머니의 손목뼈 같은 콩대궁을 만지자
12월 / 박재삼
욕심을 털어 버리고
사는 친구가 내 주위엔
그래도 1할은 된다고 생각할 때,
옷벗고 눈에 젖는 나무여!
네 뜻을 알겠다
포근한 12월을
친구여! 어디서나 당하는 그
추위보다 더한 손해를
너는 저 설목(雪木)처럼 견디고
그리고 이불을 덮은 심사로
네 자리를 덥히며 살거라
12월의 엽서 / 이해인
또 한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 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12월 / 나태주
하루 같은 1년
1년 같은 하루, 하루
그처럼 사라진 나
그리고 당신
12월에 관한 시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 선별하여 올려 보았습니다. 남은 한 달 감기 조심하시고 한 해 마무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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