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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눈에 관한 시 준비했습니다 첫눈 시 모음 감상해 보세요
    좋은 시 2022. 11. 12. 12:39

    첫눈에 관한 시들이 많은 이유는 첫눈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간직하고 있는 추억들이 많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 사람들은 만나자는 약속을 많이 하고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설레는 마음으로 따뜻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 하죠. 겨울 선물처럼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첫눈을 함께 기다리며 첫눈 시 감상해보세요.

     

    첫눈에 관한 시 감상해보세요

     

    첫눈 / 김용택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이름 하나가

    시린 허공을 건너와

    메마른 내 손등을 적신다

     

     

    첫눈 / 나태주

     

    요즘 며칠 너 보지 못해

    목이 말랐다

     

    어제 밤에도 캄캄한 밤

    보고 싶은 마음에

    더욱 캄캄한 마음이었다

     

    몇날 며칠 보고 싶어

    목이 말랐던 마음

    캄캄한 마음이

    눈이 되어 내렸다

     

    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호승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 사람 사이에 늘 도래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첫눈이 오는 날 돌다방에서 만나자고

    첫눈이 오면 하루 종일이라도 기다려서

    꼭 만나야 한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하루 종일 기다렸다가 첫눈이 내린 밤거리를

    밤늦게까지 팔짱을 끼고 걸어본 적이 있다.

    너무 많이 걸어 배가 고프면

    눈 내린 거리에 카바이드 불을 밝히고 있는

    군밤 장수한테 다가가 군밤을 사 먹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약속을 할 사람이 없다

    그런 약속이 없어지면서 나는 늙기 시작했다

    약속은 없지만 지금도 첫눈이 오면

    누구를 만나고 싶어 서성거린다

    다시 첫눈이 오는 날 만날 약속을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사람,

    단 한 사람만 있었으면 좋겠다

     

     

    첫눈 / 오보영

     

    아무래도 넌

    묘한 마력을 지닌 것 같다

     

    예고도 없이

    불쑥

    찬바람결 타고 찾아와

    한들한들 나부끼는 네 모습에

    괜히

    마음 설레고

     

    널 만나기만하면

    언제나

    어릴 적 동심으로 돌아가 가슴 두근거리며

    순간

     

    멀어져간 친구

    잊혀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넌 아무래도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달콤한

    사랑의 묘약을 지닌 듯하다

     

     

    첫눈이 오네 / 박인혜

     

    첫눈이 온다고

    마음 전할 자 있다면

    외롭지 않겠지

     

    첫눈이 온다고

    소식 전해 올 사람이 있다면

    행복하겠지

     

    눈은 눈이 아니가

    마음으로 내려앉는

    차가움이고

    슬픔이다

     

    눈은 눈이다

    창밖에 눈은

    하얗게 감싸주고

    보듬어주니까

     

    첫눈이 온다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안도현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첫눈 /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이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첫눈 생각 / 김재진

     

    입김만으로도 따뜻할 수 있다면 좋겠다.

    기다리는 눈은 안 오고 손가락만 시린 밤

    네 가슴속으로 내려가

    너를 깨울 수만 있다면 나는

    더 싶은 곳 어디라도 내려갈 수 있다

    종소리에 놀란 네가 잠에서 깨고

    잠옷바람으로 언뜻 창밖을 내다볼 때

    첫눈 되어 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반색하며 기뻐하는 너를 위해

    이 세상 어디라도 쌓을 수만 있다면 좋겠다

    햇빛에 녹지 않는 응달이 되어

    오래도록 네 눈길 끌었으면 좋겠다

     

     

    첫눈 / 정호승

     

    너에게는 우연이나

    나에게는 숙명이다.

     

    우리가 죽기 전에 만나는 일이 이 얼마나 아름다우냐

     

    나는 네가 흘렸던 분노의 눈물을 잊지 못하고

     

    너는 가장 높은 나뭇가지 위에 앉아 길 떠나는 

    나를 내려다본다

     

    또다시 용서해야 할 일과 증오해야 할 일을 위하여

     

    오늘도 기도하는

    새의 손등 위에 내린

     

     

    첫눈 / 이해인

     

    함박눈 내리는 오늘

    눈길을 걸어

    나의 첫사랑이신 당신께

    첫 마음으로 가겠습니다

    언 손 비비며

    가끔은 미끄러지며

    힘들어도

    기쁘게 가겠습니다

    하늘만 보아도

    배고프지 않은

    당신의 눈사람으로

    눈을 맞으며 가겠습니다

     

     

    첫눈 / 정연복

     

    첫눈 오는 날

    그때 그 자리에서 만나자는

     

    당신의 말씀 아직도

    귀에 생생해요

     

    하루도 빠짐없이

    손꼽아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

     

    하늘에서 내리는 첫눈

    조금은 더 빨라질 수 있을까요

     

    당신과 함께할 첫눈이

    언제 올지는 몰라도

     

    매일 밤 내 꿈에서는

    송이송이 눈이 내려요

     

     

    첫눈 / 서정윤

     

    보고싶은 마음보다 먼저

    먼저 눈발이 날린다

     

    낙엽 모이던 금호강변 어디

    지금쯤 그대는

    내 속에 앉는다

     

    키 큰 미루나무 빈 가지에

    올해 깬 까치가

    자꾸만 설레이고

    맨발로 달려오는 소식들

    내 마음

    먼저 반갑다.

     

    그리운 마음 그 어디서

    눈발 날려 부른다.

     

     

    첫눈같이 고운 당신 / 이채

     

    첫눈 같이

    고운 당신이 내립니다

    당신으로

    세상은 하얗고 아름답습니다

     

    참 고운 당신이

    하얀 눈이 되어

    나뭇가지에 내리면

    나는 한 마리 겨울새가 되어 앉습니다

     

    유난히도 맑고 고운

    당신의 미소와 포근한 손길에

     

    떠날 때를 알지 못하는 새는

    당신 가슴에

    둥지를 늘고 말았습니다

     

    당신 품에 잠들어

    영원히 깨고 싶지 않은

    하얀 겨울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첫눈 오던 날 / 용혜원

     

    첫눈 오던 날 새벽에

    가장 먼저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고 싶은 것처럼

    그대에게 처음 사랑이고 싶습니다

     

    삶의 모든 날들이

    그대와 살아가며

    사랑을 나눌 날들이기를

    꿈꾸며 살아갑니다

     

    늘 간절한 마음으로

    그대를 위하여

    두 손을 모읍니다

     

    그대를 축복하여 주시기를

    늘 아쉬운 마음으로

    살아가기에

    그대에게 은총이

    가득하기를 원합니다

     

     

    첫눈 / 서윤덕

     

    설레임이다

    환호다

    두툼한 옷을 여미면서도

    너의 볼에 닿으면 사르르 녹는

    작고 흰 보석앞에서는

    무장해제된다

     

     

    첫눈 / 김경미

     

    마침내 그대 편지가 오고 천천히 밖으로 나선다

     

    하늘이 낮고 흐리고 어둑하니 자꾸 뒤돌아본다

    무엇을 하고 싶은대로 다했고 무엇을 못했을까

    뱀의 머리위를 지나듯 살라 했건만 낙엽 밟듯 살아왔을까

    선한 눈빛이 가장 깊은 것인줄 이제야 알겠거니

    너무 많이 화를 내거나 울어왔던가

    생각할수록 시간이여 미안하다 미안하다는데

     

    창밖으로 문득 첫눈 쏟아지네

    희디 흰 형광가루들 순간 점등되는 지상

    낮고 흐린 하늘이 떨어지면서 저리 환한 눈송이

    되는 이치를 아무래도 그대와 걸으며 생각하노라면

     

    첫눈 밟듯 살다보면

    삶은 거져 내준 게 처음부터

    너무 많았다고 따뜻한 눈물 글썽여지리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오광수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온 세상이 우리 둘만의 세계가 되어

     

    나의 소중한 고백이

    하얀 입김에 예쁘게 싸여

     

    분홍빛 너의 가슴에선

    감동의 물결이 되고

     

    나를 바라보는 너의 맑은 두 손 속에

    소망하던 그날의

     

    모습으로 내 모습이 자리하면

    우리들의 약속은 소복소복 쌓이는 사랑일 거야

     

     

    첫눈 / 나태주

     

    나 아직 철이 없어

    첫눈 내리는 날 첫눈 왔다는 핑계로

    친구 불러내 소주 한잔 하고

    날 어두워서야 집에 들어왔다

     

    옷을 받으며 아내가 조용히

    나무라듯 말한다

    나, 당신 걱정하는 거 당신도 알지요?

     

    늙은 아내의 말이 첫눈이다

    그녀의 마음이 첫눈이다.

     

     

    첫눈의 설레임과 추억, 아쉬운 느낌이 잘 느껴지는 첫눈 시를 읽으니 첫눈이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추운 겨울 시와 함께 따뜻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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