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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겨울 시 - 초겨울에 관한 시 모음
    좋은 시 2022. 11. 3. 08:48

    오늘은 초겨울 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단풍의 계절 가을이 지나가고 제법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느껴지는 초겨울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지금 읽기 좋은 초겨울 시입니다. 차가워진 날씨로 인해 마음까지 움츠리기보다 초겨울에 관한 시 읽으며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보내세요.

     

     

    초겨울에 관한 시 모음입니다

     

    초겨울 햇살 / 오보영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지금처럼 늘

     

    곁에 머물러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특별히 

    변덕 심해 물고 온

    싸한 냉기류에

     

    몸도 맘도 많이 시린

    이즈음에

     

    다정하게 다가와 보듬어주는

    당신 따사한 숨결은

     

    생기를 돋워주네요

     

    새 힘을 갖게 하네요

     

     

    초겨울 편지 / 김용택

     

    앞산에 

    고운 잎

    다 졌답니다

    빈 산을 그리며

    저 강에

    흰눈

    내리겠지요

     

    눈 내리기 전에

    한번 보고 싶습니다

     

     

    초겨울 저녁 / 문정희

     

    나는 이제 늙은 나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다 버리고 정갈해진 노인같이

    부더럽고 편안한 그늘을 드리우고 앉아

    바람이 불어도

    좀체 흔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무성한 꽃들과 이파리들에 휩쓸려 한 계절

    온통 머리 풀고 울었던 옛날의 일들

    까마득한 추억으로 나이테 속에 감추고

    흰눈이 내리거나 

    새가 앉거나 이제는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저 대지의 노래를 조금씩

    가지에다 휘감는

    나는 이제 늙은 나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초겨울 밤 내리는 비 / 고은영

     

    불빛에 노출된 물체의 그림자들

    싸늘한 노상에 기다랗게 누웠다

    아, 선연하게 외로움 타는 어둠도

    그리움의 예각을 치켜세우는 모서리

    저 끈적이는 빗소리는 왜 이리 적막한 것이냐

     

    비 색깔의 음악을 듣는다

    한 많은 여인의 흐느낌 같은 음울한 멜로디

    알 수 없는 외로움에 대해 묻고 싶은 밤이여

    무채색 표정으로 잃어버린 언어를 되뇌는

    너의 무게를 말해다오

     

    크림쇼의 밤 풍경처럼 은유의 시어들이

    활자가 되어 밤의 거리를 떠돌지만

    작은 조각 하나 알아들을 수가 없다

    인제 와서 그리움의 형상들이

    명백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나는 왜 울고 싶은 것인가

     

     

    초겨울 / 도종환

     

    올해도 참나무 잎 산비알에 우수수 떨어지고

    올해도 꽃진 들에 억새풀 가을 겨울 흔들리고

    올해도 살얼음 어느 강가 새들은 가고 없는데

    구름 사이로 별이 뜨듯 나는 쓸쓸히 살아 있구나

     

     

    초겨울 / 김지하

     

    이 계절

    참되다

     

    잎새 떨어진 나뭇가지들

    뼛속에서 한겨울 어귀찬

    바람 소리 꿈꾸고

     

    감추어진 온갖 아픔들

    모두 드러나

    죽음이 죽음에게

    생명의 비밀을 속삭이는 때

    아 초겨울

     

    병든 남편이

    병든 아내를 간호하는 뱃빛 나날의

    갇힌 방으로부터

    포근한 남쪽

    돌아갈 길은 끊기고

    흰 눈은 아직 내리지 않고

     

    조용한 기다림

     

    이 계절 참되다

     

     

    초겨울 낙엽 / 유일하

     

    찌근거리던 만추도

    살며시 꼬리 감춘 날

     

    모가지 내민 초겨울바람

    심장에 엄습하여

    사랑싸움하고 있다

     

    보고픔의 혈관타고

    그리움의 뇌혈관으로

    깝죽거리다가 멈췄다

     

    정말 사랑의 바람이

    시려오는 것일까

    흰눈 툭툭 털고

    다가올 사랑아!

    사랑한다 말해다오

     

    가는 세월 때문에

    보르르 떨려오는 청춘이

    조락의 낙엽을 타고

    산등성이를 휘감아

    넘어가는 노을빛에

    넋 없이 바라보다가

    눈시울 붉어질라

     

     

    초겨울 아침 / 김덕성

     

    갑자기 찾아온 추위

    겨울 행세를 하는 동장군 오는 날

     

    장롱 속에서 외투를

    구겨진 그대로 꺼내어 입고

    사람들 모두 떨며 콜록콜록

    감기와 전쟁이 시작되고

     

    거리의 낙엽도

    모두 떠나간 한산한 거리

    그 자리에 남아 지키는

    초라하게 보이는 나목들

    애처로운 마음이 들고

     

    나목을 바라보는 나

    지금 거리엔 이렇게 단 둘

    추위와 외로운 길에 선 나그네

    어디로 가야하나

    환혼이 다가오는데

     

     

    초겨울의 강바람 / 유일하

     

    낙엽하나 등지고

    늦가을에 떠밀려

    스산한 음률 타고

    추한(追恨)의 강바람

     

    노릉 뒤편에는

    어둠이 지는데

    적시던 추억은

    바다로 향하고

     

    제방에서 울어대는

    귀뚜라미의 애달픔은

    시린 겨울 재촉하며

     

    살얼음 심장에

    매정한 강바람이

    메아리로 번져 오고

     

    철새의 깃털에 안겨

    말없이 떠난 내님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초겨울 백두대간 허리 / 권경업

     

    비탈진 벼랑에 누웠다가

    이리저리 바람에 날리는

    오리나무 잎사귀 갈비 닥나무잎

    한 줌 모아서 불을 지핀다

     

    속에서부터 푸석거리며

    타는 마른 육신들

    영혼은 끝없이 하늘로만 오르고

     

    도열한 봉우리들의

    가벼운 휘파람 소리

    자신을 잊은 지

    이미 오래된 산꾼은 백두대간 허리에서

    아련한 어머니의 살내음을 맡는다

     

     

    초겨울 보슬비 / 최해춘

     

    까치걸음 내딛으며

    겨울 오는 길목에

    밤마실 간 소녀처럼

    빗님이 오시네, 아작아작 오시네

     

    식어가는 햇살을

    여윈 등에 들쳐 업고

    솔솔하게 적시네, 시리도록 적시네

     

    새초롬한 손길로 씻어내리는

    모닥불로 흩날린 가을의 냄새

    잔잔히 쓸어안고

    보슬비가 오시네, 하염없이 오시네

     

    바람 찬 계절이 저기 온다고

    가느린 숨결을 거두어 안고

    봄이 잠든 깊은 곳에 스미어드네

     

     

    가을 그리고 초겨울의 문턱에서 / 김용호

     

    가을은 모든 것을 풍성하게 채워주고

    나누어주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가득 채워졌던 산과 들도 애써 수고한 손길에서

    모두 되돌려주고 허허롭게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이 된다

     

    붉은 단풍으로 아름답던 나무들

    낙엽 우수수 털어 내고

     

    자신의 발치에 누워

    침묵하는 겨울 맞을 준비를 하고

     

    바람이 불 때마다 툭툭 떨어지고

    털리는 소리로 바쁜 계절

     

    떨쳐버릴 것 다 털고 선 나무들 풍상에 시달린 만큼

    덤덤하게 서서 푸른 하늘만 바라본다

     

    모두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계절

    가을은 자꾸 저물어 가는데

     

    찬바람 부는 초겨울의 문턱에 서서 계절이 우리에게

    남기고 사는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초겨울 비 / 김정섭

     

    가을이 떠난 자리

    비가 내립니다

     

    마치

    그대가 떠난 텅 빈 자리

    내 눈물

    지금도

    그러하듯...

     

     

    초겨울 엽서 / 홍해리

     

    토요일엔

    하루종이 기다리고

    일요일은 혹시나하지만

     

    온종일 소식은 없고

    바람에 슬리는

    낙엽, 낙엽!

     

    나겹나겹

    낮은 마당귀에서 울고 있다

     

    내 마음 앞자락까지

    엽서처럼 와서

    그리움만 목젖까지 젖어

    네가 눈가에 맴돌고 있지만

     

    성진 날개로는

    네게 갈 수 없어...

     

    마음만,

    마음만 저리고 아픈 날

     

    솟대 하나 하늘 높이 세우자

    뒤뚱대는 여린 날갯짓으로

    네 사 날아와 기러기 되어 앉는다

     

    비인 가슴으로

    나도 기러기 되어

    네 곁에 앉는다

     

     

    초겨울 비 / 오보영

     

    어쩌면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마음 놓고

    줄줄

     

    쏟아 내릴 수 있는 게...

     

    어쩌면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세상

    하얗게

     

    덮어버릴 수도 있으니...

     

     

    초겨울 연가 / 손병흥

     

    밤새 추위에 떤 채 이른 아침나절 날갯짓하며

    눈 뜬 낯선 하늘 향해 정갈한 목소리로 지저귀는

     

    몸체 흔들리거나 그늘조차 찾을 수 없는 생경함

    가슴에 묻어둔 추억 조금씩 꺼내어 흩날리는 잎사귀

     

    코끝이 찡한 찬 공기 스며든 더욱 앙상해진 가슴팍

    추워진 날씨 앞세워 다가선 새벽 쓸쓸한 낙엽의 정취

     

    앙상해진 나목들의 서러움 사무치도록 저려오는 시절

    몰아치는 매서운 바람 온몸으로 버티고픈 마무리 산책

     

     

    초겨울 연가 / 오애숙

     

    가을날의 정취도

    소슬바람사이에 풍성함도

    사라져 버린지 이미 오래

    가끔 비폐한 낙엽

    정착지 못 찾아 이리저리

    헤메이는 방랑자로 떠 돌 때

     

    공명되는 찬 공기에

    움츠려 들며 걸레임 찾아든다

    옛 추억 속 따사로운 손길

     

    다시 느낄 수 없는

    내 어머니의 다정스런 마음

    가슴에 아련히 떠 올라

     

    내 아이 냉랭한 가슴에

    파묻고 너를 사랑해, 속삭이며

    따사롭고 고운 맘 전한다

     

     

    초겨울 외출 / 오보영

     

    이미

    겨울이 왔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햇살이 좀 비추길래 괜찮을 줄 알고

     

    몸 감싸줄

    외투도 걸치지 않고 길을 나섰더니

     

    마음까지 시려오네

     

    불어닥친 찬바람에 길 옆 가로수

     

    그나마 붙어있던

    몇 잎 남은 잎새마저 다 떨어져 나가고

    혼자서

    앙상하게 떨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그렇기도 했지만

     

    그새 밍크털로 온 몸 휘감고

    기름기 낀 얼굴 땀 닦으며 지나가는 행인에게

    아무래도

     

    남아있던 내 온기마저 다 빼앗긴 것 같아

    순간

     

    가슴이 더 얼어붙었었나 보네

     

     

    초겨울 장미 / 안종환

     

    임 떠난 자리에서

    무너진 가슴으로

    서성이는 이처럼

    아직도

    못 다한 사랑 남아 있길래

    추위도 잊은 채

    저렇게 주춤거리며 서 있는 게지

     

    뙤약볕에 서서

    생을 달관한 선지자처럼

    홀로

    그 기나긴 여름날들을 지키던

    너의 초연함

     

    아름다웠던 시간들 반추하면서도

    가끔은 회오에 젖는 듯

    상념에 사로잡힌 네 모습 위로

    살아 온 날들의 추억이 역류한다

     

    삶이 꿈이라서 일까

    스러져가는 운명 앞에서도

    끝내

    초조하거나 서두르지 않는 너

    피처럼 검붉은 얼굴

    한 꺼풀씩 땅에 떨어져

    마침내

    마지막 하나 남은 기다림마저 무너진 채

    주검 같은 앙상한 가지만 남을지라도

    결코

    좌절하거나 넘어지지 않을 너

     

    동토의 날 지나

    그 현란한 자태

    타오르듯 다시 피어 나는 날

    넉넉한 마음으로

    싱그러운 훈풍이 되어주고 싶어라

     

     

    초겨울 내 사랑 / 유일하

     

    초겨울 밤하늘 별빛은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점점이 빛을 발하고

     

    말없는 저 빛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묵묵하게 바라본다

     

    고개 든 내 모습이

    살포시 얼굴 맞대어

    별님의 품으로 다가간다

     

    언제인가 그대의 따스한 곳에

    내 마음 백조 되어

    저 창공을 박차고

    자유의 품속으로 영원히 날아볼까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도종환

     

    분명히 사랑한다고 믿었는데

    사랑한다고 말한 그 사람도 없고 사랑도 없다

     

    사랑이 어떻게 사라지고 만 것인지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은 점점 멀어져 가고

    사랑도 빛을 잃어 간다

     

    시간 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은 없으며

    낡고 때 묻고 시들지 않는 것은 없다

     

    세월의 달력 한 장을 찢으며

    벌써 내가 이런 나이가 되다니,

    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날이 있다

     

    얼핏 스치는 감출 수 없는 주름 하나를 바라보며

    겨울에서 눈을 돌리는 때가 있다

     

    살면서 가장 잡을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나 자신이었다

     

    붙잡아 두지 못해

    속절없이 바라보고 있어야 했던 것,

     

    흘러가고 변해 가는 것을

    그저 망연히 바라보고 있어야 했던 것이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늦게 깨닫는 날이 있다

     

    시간도 사랑도 나뭇잎 하나도 어제의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늘 흐르고 쉼 없이 변하고 항상 떠나간다

     

    이 초겨울 아침도, 첫눈도,

    그대 사랑도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초겨울의 단상 / 박성환

     

    초록 이파리 파릇파릇 움트며

    따스한 행복함에 양지 녘 아지랑이처럼

     

    아롱아롱 환한 고운 미소 피어오르는

    꽃 피던 봄날도 꽃 피고

     

    새가 울고 꽃향기에 춤추던

    벌 나비 푸르고 푸른 시절의

     

    무덥기만 하던 여름날도

    어느덧 지나가 버리고

     

    황금 들녘은 벼 이삭 무거워서

    고개 푹 숙이고

     

    단풍은 무엇이 그리도 수줍어

    붉게도 물이 들더니

     

    가을은 달 밝은 밤

    기러기 따라가고

     

    재촉하는 가을비 바람에 낙엽도

    하나둘 어디론가 말없이 다 떠나 버리고

     

    찬바람만 횡 하니 풍경소리에

    옷깃을 여미게 하는구나!

     

     

    이미 시작된 초겨울 / 임영석

     

    출근길 창밖에 보이는 가로수

    쌓인 낙엽 이리저리

    찬바람에 날고

     

    곱게 물들었던 아름다운 단풍

    쓸쓸히 휘날리는 잎새

    갈색 겨울 길

     

    어느덧 찾아온 차가운 초겨울

    찬바람 떨고 있는 모습

    짓궂은 바람결

     

    마음도 흔들 앙상한 가지마다

    어느덧 허전한 마음결

    움츠린 서리발

     

    낙엽 우수수 날리는 이미 겨울

    11월의 차디찬 바람에

    옷깃 세웁니다

     

     

    초겨울 무밭 / 정끝별

     

    쏟아지듯 무작정 탔던 시외버스

     

    횡계 어디쯤서 갈 곳 없어

    낡은 베개에 그믐의 눈꼬리를 씻은 아침엔

    뜨거운 국밥이 먹고 싶다

    배고픈 아이마냥 눈동자가 까맣도록

     

    무가 뽑힌 무밭은

    새벽 눈이 쌓여도 오목오목하고

    국밥집 모퉁이에 갓 뽑힌 무는

    무청까지 맛이 들어 시원하다

     

    첫눈이 살얼은 십이월의 횡격막에

    칼칼하게  국물 든 붉은 뺨을 묻고

     

    오늘을 죽도록 사랑하고 싶다

     

     

    겨울 흰구름 / 나태주

     

    아직은 떠나갈 곳이

    쬐끔은 남아 있을 듯 싶어

    아직도 떠나온 길목들이

    많이는 그립게 생각날 듯싶어

    초겨울 하늘 구름 바라 섰는 마음

     

    단발머리 시절엔

    나 이담에 죽으면 꼭 흰구름이 되어야지

    낱낱이 그늘 없는 흰구름 되어

    어디든 마음껏 떠다녀야지

    그게 더도 말고 단 하나의 꿈이었지요

    그렇게 흰구름이 좋았던 거에요

     

    허나, 이제 남의 아내 되어

    무릎도 시리고 어깨도 아프다는 그대여

    어쩌노?

    이렇게 함께 서서 걸어도

    그냥 섭섭한 우리는 흰구름인 걸

    그냥 멀기만 한 그대는

    안쓰러운 내 처녀, 겨울 흰구름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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