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랗게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 일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도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7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하찮은 풀 한 포기에도 뿌리가 있고 이름 모를 들꽃에도 꽃대와 꽃술이 있지요 아무리 작은 존재라 해도 갖출 것을 다 갖춰야 비로소 생명인 걸요
뜨거운 태양 아래 바람에 흔들리며 흔들리며 소박하게 겸허하게 살아가는 저 여린 풀과 들꽃을 보노라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견딜 것을 다 견뎌야 비로소 삶인 걸요
대의만이 명분인가요 장엄해야 위대한가요 힘만 세다고 이길 수 있나요 저마다의 하늘을 열고 저마다의 의미를 갖는 그 어떤 삶도 나름의 철학이 있는 걸요
아울러 세상을 이루는 그대들이여! 저 풀처럼 들꽃초럼 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 무엇 하나 넉넉하지 않아도 이 하루 살아 있음이 행복하고 더불어 자연의 한 조각임이 축복입니다
7월의 기도
윤보영
7월에는 행복하게 해주소서
그저 남들처럼 웃을 때 웃을 수 있고 고마울 때 고마운 마음 느낄 수 있게 내 편 되는 7월이 되게 해 주소서
3월에 핀 강한꽃은 지고 없고 5월의 진한 사랑과 6월의 용기 있는 인내는 부족하더라도
7월에는 내 7월에 남들처럼 어울림이 있게 하소서
남들보다 먼저 나오는 말보다는 가슴에서 느끼는 사랑으로 어울림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하소서
내가 행복한 만큼 행복을 나누어 보내는 통 큰 7월이 되게 해 주소서
7월에게
고은영
계절의 속살거리는 신비로움 그것들은 거리에서 들판에서 혹은 바다에서 시골에서 도심에서 세상의 모든 사랑들을 깨우고 있다 어느 절정을 향해 치닫는 계절의 소명 앞에 그 미세한 숨결 앞에 눈물로 떨리는 영혼
바람, 공기, 그리고 사랑, 사랑 무형의 얼굴로 현존하는 그것들은 때때로 묵시적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나는 그것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안녕, 잘 있었니?"
7월을 드립니다
오광수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7월을 드립니다
7월엔 당신에게 졸은 일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겨서 예쁘고 고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7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7월을 가득 드립니다
7월
정연복
시작이 반이라는 말 딱 맞는다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7월
눈 깜짝할 새 두툼하던 달력이 얄팍해졌다
하지만 덧없는 세월이라 슬퍼하지 말자
잎새들 더욱 푸르고 꽃들 지천에 널린 아름다운 세상
두 눈 활짝 뜨고 힘차게 걸어가야 한다
작력하는 태양 아래 몸 드러내는 정직한 시간
마음의 빗장 스르르 풀리고 사랑하기에도 참 좋은
7월이 지금 우리 앞에 있으니
칠월
이수인
장맛비 그친 하늘 위에 구름꽃 둥둥 피어나고 풀벌레 소리높여 노래하는
할머니 모시저고리보다 햇빛이 더 짱짱한 칠월
피자두 적포도 청포도 복숭아 한입 물면 새콤달콤한 달 바람이 인색하게 불어도 넉넉하게 살찌우고 가는 칠월
한 해의 반은 감사로 보내오니 남아 있는 소망도 접지 않게 하소서 멀리서 오고 있는 가을을 위해 나지막이 기도하게 하소서
7월
목필균
한 해의 허리가 접힌 채 돌아 선 반환점에 무리지어 핀 개망초 한 해의 궤도를 순환하는 레일에 깔린 절반의 날들 시간의 음소까지 조각난 눈물 장대비로 내린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폭염 속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기울면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 들겠지 무성한 잎새로도 뎐딜 수 없는 햇살 굵게 접힌 마음 한 자락 폭우 속으로 쓸려간다
7월의 길목에서
임영준
햇볕은 열망을 품고 소나기는 물꼬를 튼다
막힌 여울이 무겁고 기울어진 추상이 늘어져도
일그러진 일상을 두드리고 허술한 노정을 다듬어
알찬 열매가 되리니 넘쳐흐르는 물결이 되리니
7월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아직 시작하지 못한 일이 있다면 새로운 마음으로 힘차게 출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