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에 관한 시 모음좋은 시 2022. 6. 12. 08:48
바다에 관한 시를 모아 봤습니다.
바다 시 읽으며 바다 품에 안겨
잠시 쉬었다 가세요.
바다의 하늘이 점점 붉어져 옵니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붉게 물든 바다를 예쁘게 담습니다.
바다는 기쁠 때나 슬플 때 모두 함께
해주는 친구 같습니다.
마음에 품고 있던 복잡한 감정들을
바다에게 말하면 바다는 묵묵히
들어줍니다.
속시원히 말하고 나면 바다는
새로운 희망으로 마음을 채워줍니다.
바다 시 읽으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바닷가에서
이해인
오늘은
맨발로
바닷가를 거닐었습니다
철석이는 파도 소리가
한 번은 하느님의 통곡으로
한 번은 당신의 울음으로 들렸습니다
삶이 피곤하고
기댈 대가 없는 섬이라고
우리가 한 번씩 푸념할 적마다
쓸쓸함의 해초도
더 깊이 자라는 걸 보았습니다
밀물이 들어오며 하는 말
감당 못할 열정으로
삶을 끌어안아 보십시오
썰물이 나가면서 하는 말
놓아 버릴 욕심들을
미루지 말고 버리십시오
바닷가 모래 위에 엎질러 놓은
많은 말을 다 전할 순 없어도
마음에 출렁이는 푸른 그리움을
당신께 선물로 드릴게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슬픔이 없는 바닷가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로
춤추는 물새로 만나는 꿈을 꾸며
큰 바다를 번쩍 들고 왔습니다
한송이바다
정현종
바다 한 송이를
애기동백들은
감당하지 못한다
붉고 붉고
수없이 붉어도
이상하리만큼 무력하다
한 송이 바다 앞에서는
동해바다
신경림
친구가 원수보다 더 비워지는 날이 많다
티끌만한 잘못이 맷방석만하게
동산만하게 커보이는 때가 많다
그래서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남에게는 엄격해지고 내게는
너그러워지나보다
돌처럼 잘아지고 굳어지나 보다
멀리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
깊고 짙푸른 바다처럼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스스로는 억센 파도로 다스리면서
제 몸은 맵고 모진 채찍질하면서
바다에 갔다
정채봉
바다에 가서 울고 싶어
결국 바다에 갔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 치맛자락을 꼭 붙들고 서 있는 것처럼
그냥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군산 앞바다
안도현
올 때마다 가라앉는 것 같다
군산 앞바다,
시커먼 물이 들이킬 수 없도록
금강 하구 쪽에서 오면
꾸역꾸역, 수면에 배를 깔고
수만 마리 죽은 갈매기떼도 온다
사랑도 역사도 흉터투성이다
그것을 아등바둥, 지우려 하지 않는 바다는
늘 자기반성하는 것 같다
이 엉망진창 속에 닻을 내리고
물결에 몸을 뜯어먹히는 게 즐거운
낡은 선박 몇 척,
입술이 부르튼 깃발을 달고
오래 시달린 자들이 지니는 견결한 슬픔을 놓지 못하여
기어이 놓지 못하여 검은 멍이 드는 서해
한바다
장철문
밤의 한바다에는 배가 이웃이다
이웃도 가고
내 집도
간다
밤의 한바다에는
어쩌다 가는 배가 이웃이다
눈이 가는 그 끝에서
이웃의
불빛이 이만오천 볼트다
그밖에는 어둠이거나
물이다
깊고 어두운, 일렁이는 물이다
바다로 가면
박인혜
거센 파도를 내며
온몸으로 울면서도
바람이 쉼 없이 달리는 것은
동쪽 끝의 빛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바다는 언제나 넉넉한 마음으로
있었다
적은 가슴 바다에 담그면
넓은 마음 내게 보여 주었지
폭풍을 뚫고 가는 그곳에는
새벽 별이 먼저 기다리고 있다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신현림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
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간다
멀어져서 아득하고 아름다운 너는
흰 셔츠처럼 펄럭이지
바람에 펄럭이는 것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
내 눈 속의 새들이 아우성친다
너도 나를 그리워할까
분홍빛 부드러운 네 손이 다가와
돌려가는 추억의 영사기
이토록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았구나
사라진 시간 사라진 사람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해를 보면 해를 닮고
너를 보면 쓸쓸한 바다를 닮는다
바닷가에서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으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 있다.
바다
정연복
시간의 바다에 떠 있는
돛단배와 같은
인생살이는 참
파란만장한 항해입니다
기쁨과 행복의 웃음바다를
통과할 때도 있고
슬픔과 불행의 울음바다를
지날 때도 있습니다
한순간도 쉼 없이
내 앞에 찾아오는 시간의 파도
오늘만큼은 좀
잔잔하면 참 좋겠습니다
모래와 바다
윤보영
마음 헤아리는 것보다
차라리 해변에 앉아
모래알의 숫자를 헤아리는 게 더 쉽겠다
많은 보래가 모여야 백사장이 되지만
내 그리움은 반만 담아도
바다가 된다
바다
윤동주
실어다 뿌리는
바람처럼 시원타
솔나무 가지마다 새침히
고개를 돌리어 삐들어지고
밀치고 밀치운다
이랑을 넘는 물결은
폭포처럼 피어오른다
해변에 아이들이 모인다
찰찰 손을 씻고 구보로
바다는 자꾸 섧어진다
갈매기의 노래에
돌아보고 돌아보고
돌아가는 오늘의 바다여!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의 시 모음 (0) 2022.06.29 장마 시모음 장마에 관한 좋은시 모음 (0) 2022.06.21 연꽃 시 모음 연꽃에 관한 시 모음 (0) 2022.06.08 여름비 시 모음 여름비에 관한 시 모음 (0) 2022.06.05 여름 시 모음 여름에 관한 시 모음 (0) 2022.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