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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 시 모음)아버지에 대한 좋은시 모음
    좋은 시 2022. 5. 6. 16:16

     

     

     

    -아버지 시 모음-

     

    아버지를 생각하면 우리에게 언제나 큰 산 같은 존재입니다.

     

    자식들에게 사랑의 표현이 서툴렀지만 따뜻한 마음은 은은하게 전해져 왔습니다.

     

    가족을 위해 견뎌내며 살아왔을 아버지의 삶이 애틋하여 마음이 찡해져 옵니다.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겠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시를 읽고 깊은 아버지 사랑을 느껴 보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손을 등 귀로 모으고 홀로 걷는 남자 노인

     

     

     

     

     

     

    아버지

     

                        이문조

     

     

    아버지는

    아무리 힘이 들어도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당연히 힘들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당연히 아프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돈이 없어도 돈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항상 돈이 많은 줄 알았습니다

     

    이제

    내가 아버지 되어보니

    우람한 느티나무처럼

    든든한

    크게만 보였던

    아버지

    그 아버지도

     

    힘들 때가 있다는 것을

    아플 때가 있다는 것을

    돈 없을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장이니까

    가족들이 힘들어할 까봐

    가족들이 실망할 까봐

     

    힘들어도

    아파도

    돈 없어도

    말을 못했을 뿐이었습니다

     

    빨갛게 단풍이 든 나무 아래 벤치가 있는 공원 풍경

     

     

     

     

     

     

     

    아버지 안경

     

                           이탄

     

     

    무심코 써 본 아버지의 돋보기

    그 좋으시던 눈이

    점점 나빠지더니

    안경을 쓰게 되신 아버지,

    렌즈 속으로

    아버지의 주름살이 보인다.

     

    아버지는

    넓고 잔잔한 바다 같은 눈으로

    자식의 얼굴을 바라보신다.

     

    그 좋으시던 눈이 희미해지고

    돋보기 안경을 쓰시던 날

    얼마나 가슴 찡하셨을까.

     

    돋보기 안경을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아버지의 주름살이

    자꾸만 자꾸만

    파도가 되어 밀려온다.

     

    나무로 만든 갈색 안경

     

     

     

     

     

     

     

     

    아버지의 등

     

                              하청호

     

     

    아버지의 등에서는

    늘 땀 냄새가 났다

     

    내가 아플 때도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지만

    아버지는 울지 않고

    등에서 땀 냄새만 났다

     

    나는 이제야 알았다

    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

    아버지는 속으로 운다는 것을

    그 울음이

    아버지 등의 땀인 것을

    땀 냄새가 속울음인 것을

     

    파도치는 바닷가 모래 위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 노인 한 명

     

     

     

     

     

     

     

     

    아버지와 자장면

     

                               이영춘

     

     

    내 어릴 적

    아버지 손목 잡고 따라가 먹던

    자장면

     

    오늘은 그 아버지가 내 손목 잡고

    아장아장 따라 와

    자장면을 잡수시네

     

    서툰 젓가락질로

    젓가락 끝에서 파르르 떨리는

    자장면

    아버지가 살아온 세월처럼 혈흔처럼

    여기저기 툭툭 튀어

    까만 피톨로 살아나네

     

    짜장면 한 그릇과 단무지

     

     

     

     

     

     

     

    귀여운 아버지

     

                            최승자

     

     

    눈이 안 보여 신문을 볼 땐 안경을 쓰는

    늙은 아버지가 이렇게 귀여울 수가.

    박씨보다 무섭고,

    전씨보다 지긋지긋하던 아버지가

    저렇게 움트는 새싹처럼 보일 수가.

     

    내 장단에 맞춰

    아장아장 춤을 추는,

    귀여운 아버지,

     

    오, 가여운 애 자식.

     

    굵은 나무 기둥 옆 하얀 들꽃이 피어 있는 곳에 햇빛이 강하게 비추는 풍경

     

     

     

     

     

     

    아버지의 눈물

     

                             이채

     

     

    남자로 태어나 한평생 멋지게 살고 싶었다

    옳은 것은 옳다 말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며

    떳떳하게 정의롭게

    사나이답세 보란 듯이 살고 싶었다

     

    남자보다 강한 것이 아버지라 했던가

    나 하나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위해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세상살이더라

     

    오늘이 어제와 같을지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희망으로

    하루를 걸어온 길 끝에서

    피곤한 밤손님을 비추는 달빛 아래

    쓴 소주잔을 기울이면

    소주보다 더 쓴 것이 인생살이더라

     

    변변한 옷 한 벌 없어도

    번듯한 집 한 채 없어도

    내 몸 같은 아내와

    금쪽 같은 자식을 위해

    이 한몸 던질 각오로 살아온 세월

    애당초 사치스런 자존심은 버린 지 오래구나

     

    하늘을 보면 생각이 많고

    땅을 보면 마음이 복잡한 것은

    누가 건네준 짐도 아니건만

    바위보다 무거운

    무겁다 한들 내려놓을 수도 없는

    힘들다 한들 마다할 수도 없는 짐을 진 까닭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울어도 소리가 없고

    소리가 없으니 목이 메일 수밖에

     

    용기를 잃는 것도

    열정이 사라진 것도 아니지만

    쉬운 일보다 어려운 일이 더 많아

    살아가는 일은 버겁고

    무엇하나 만만치 않아도

    책임이라는 말로 인내를 배우고

    도리라는 말로 노릇을 다할 뿐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울어도 눈물이 없고

    눈물이 없으니 가슴으로 울 수 밖에

     

    아버지가 되어본 사람은 안다

    아버지는 고달프고 고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아버지는 가정을 지키는 수호신이기에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약해서도 울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그래서 아버지는 혼자서 운다

    아무도 몰래 혼자서 운다

    하늘만 알고

    아버지만 아는..

     

    바다 물에 햇빛이 반사 되어 반짝이는 모습

     

     

     

     

     

     

     

    아버지의 마지막 하루

     

                                      정호승

     

     

    오늘은 면도를 더 정성껏 해드려야지

    손톱도 으깨어진 발톱도 깍아드리고

    내가 누구냐고 자꾸 물어보아야지

    TV도 켜드리고 드라마도 재미있게 보시라고

    창밖에 잠깐 봄눈이 내린다고

    새들이 집을 짓기 시작한다고

    귀에 대고 더 큰 소리로 말해야지

    울지는 말아야지

    아버지가 실눈을 떠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보시면

    활짝 웃어야지

    어릴 때 아버지가 내 볼을 꼬집고 웃으셨듯이

    아버지의 야윈 볼을

    살짝 꼬집고 웃어야지

    가시다가 뒤돌아보지 않으셔도 된다고

    굳이 손을 흔들지 않으셔도 된다고

    가시다가 중국 음식점 앞을 지나가시더라도

    짜장면을 너무 드시고 싶어하지 마시라고

    말해야지

    텅 빈 아버지의 입속에 마지막으로

    귤 향기 가득 아버지 일생을 채우도록

    귤 한 조각 넣어드리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기 때문에 죽음이 아픈 것이라고

    굳이 말씀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

     

    성경책 위 기도하는 손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표(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것들이 간직한 깨끗한 피로......

     

    모래속에 반쯤 파 묻혀 있는 시계

     

     

     

     

     

     

     

     

    나는 아버지입니다

     

                                  윤보영

     

     

    나는 아버지입니다

    나에게 존경하는 아버지가 있고

    나를 아버지로 부르는 가족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내가 아버지가 맞는지

    다시 생각해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의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나는 그런 아버지가 자랑스러웠는데

    박수를 보냈었는데

    지금 나는, 당연하다며

    지나치는 일상 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렇게 서운한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을 주기만 해야 하는 아버지!

    눌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행복한 아버지니까요.

     

    그런 아버지도 가끔은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최고라는 말, 그래서

    자랑스럽다는 그 말 말입니다.

     

    우리 아버지에게 내가 그랬듯

    내가 결절한 일에

    역시 우리 아버지라는

    이분이 나의 아버지라고 말해주는

    그런 아버지이고 싶습니다.

     

    나는 아버지입니다

    그런 아버지!

    아버지가 되어야 이해할 수 있다는

    그 말을 가슴에 담고

    지금은 주기만 해도 행복한

    그냥 아버지입니다.

     

    하늘이 빨갛게 물든 바다 일몰

     

     

     

     

     

     

     

    나무 같은 아버지

     

                                정연복

     

     

    세상의 나무들은

    하나같이 그윽한 멋이 있다

     

    한평생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면서

     

    안달 떨지 않고

    느긋하게 제 할 일 다한다.

     

    사시사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잎새들을 낳고 기르기 위해

    보이지 않는 수고를 많이 하면서도

     

    그 힘든 수고를 알아달라고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지극 정성으로 기른

    정들었던 잎새들

     

    때가 되면

    훌훌 떠나보내면서도

     

    속울음이야 오죽했으랴만

    겉으로는 눈물 보이지 않는다.

     

    나도 앞으로는

    나무를 조금씩 닮아가고 싶다

     

    자식을 품안에 넣고 기를 때와

    미련 없아 떠나보내야 할 때

     

    이 둘을 구별할 줄 아는

    나무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들판에 서 있는 기둥이 굵은 큰 나무 한 그루

     

     

     

     

     

     

     

    아버지의 등을 밀며

     

                                      손택수

     

     

    아버지는 단 한 번도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엘 가지 않았다

    여덟 살 무렵까지 나는 할 수 없어

    누이들과 함께 어머니 손을 잡고 여탕엘 들어가야 했다

    누가 물으면 어머니가 미리 일러준 대로

    다섯 살이라고 거짓말을 하곤 했는데

    언젠가 한 번은 입 속에 준비해둔 다섯 살 대신

    일곱 살이 튀어나와 곤욕을 치르기도 하였다

    나이보다 실하게 여물었구나, 누가 고추를 만지기라도 하면

    어쩔 줄 모르고 물 속으로 텀벙 뛰어들던 목욕탕

    어머니를 따라갈 수 없으리만치 커버린 뒤론

    함께 와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부자들을

    은근히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하였다

    그때마다 혼자서 원망했고, 좀 더 철이 들어서는

    돈이 무서워서 목욕탕도 가지 않는 걸 거라고

    아무렇게나 함부로 비난했던 아버지

    등짝에 살이 시커멓게 죽은 지게 자국을 본 건

    당신이 쓰러지고 난 뒤의 일이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까지 실려온 뒤의 일이다

    그렇게 밀어 드리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차마

    자식에게도 보여줄 수 없었던 등

    해 지면 달 지고, 달 지면 해를 지고 걸어온 길 끝

    적막하디적막한 등짝에 낙인처럼 찍혀 지워지지 않는 지게자국

    아버지는 병원 욕실에 업혀 들어와서야 비로소

    자식의 소원 하나를 들어주신 것이었다

     

    산 정상에 서 있는 한 사람

     

     

     

     

     

     

     

    아버지

     

                         신달자

     

     

    아버지는

    바둑판 위에서도

    언제나 집이 허물어지곤 하셨다.

     

    고대광실 물리고

    막차 타고 떠난 고향

    서울변두리 어둡고 작은 방에서

    허물고 또 지어 올리는

     

    어깨넘어 일흔

    등 굽으신 채로

    핏발선 남쪽하늘

    몇 번이고 꺾으시고

    그래도 다시 마음 기우는

    고향 산자락

    골목길 누비시는

    안경너머에

    노을이 걸쳐졌는지

    걸음을 멈출 때마다

    붉은 것을 닦아내시는

    아버지

    아버지

     

    굴곡이 있는강 길 일몰 풍경

     

     

     

     

     

     

     

    아버지의 행복

     

                            이채

     

     

    살아온 세월이야

    말을 하자면 소설을 쓰겠지만

    그래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이 있기 때문이다

     

    알뜰하게 살아주고

    반듯하게 자라주니

    태산 같은 걱정 근심에도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안개꽃 같은 행복

     

    좋은 집에

    좋은 차에

    좋은 음식에

    잘 살고 싶은 마음이야 누군들 없겠는가 마는

     

    쉽게 얻은 재물은 그 가치를 모르고

    쉽게 오른 자리는 제 분수를 모르는 법

    가진 것은 없어도 건강하니 행복하고

    출세 못 했어도 마음 편하니 행복하여라

     

    더 살아보면 안다

    진실로 행복한 것은

    달도 별도 하늘도 아니라는 것을

    내가 소유한 모두가 당연하다고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여길 때

    그때부터 오만은 시작되지

     

    욕심을 버려라

    아침마다 눈부신 햇살을 맞이하고

    저녁마다 돌아와 다시 만나는

    우리집 우리가족

    행복이란 찾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가지려는 욕심이 아니라 가진 것의 만족이다

     

    내 나이가 되어보면 안다

    진실로 행복한 것은

    세상 그 무엇도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바로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 앉은 산 능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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