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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햇살만큼 아름다운 시 모음
    좋은 시 2022. 4. 6. 17:58

     

    예쁘게 핀 꽃들을 보고도 감흥이 없다면 감정이 메말라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즐거울 때 즐겁게 예쁜 것은 예쁘게 볼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시는 메말라 있는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어 줄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마음속에 시 한 편 담아 봄 햇살만큼 따뜻해지시길 바랍니다.

     

    풀잎에 물방울이 맺혀 있고 물방울에는 데이지꽃이 비쳐 보인다

     

     

     

     

     

    아끼지 마세요 / 나태주

     

     

    좋은 것 아끼지 마세요

    옷장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예쁜 옷

    잔칫날 간다고 결혼식장 간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 철 지나면 헌 옷 되지요

     

    마음 또한 아끼지 마세요

    마음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런 마음 그리운 마음

    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이 되지요

     

    좋은 옷 있으면 생각날 때 입고

    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은 때 먹고

    좋은 음악 있으면 듣고 싶은 때 들으세요

    더구나 좋은 사람 있으면

    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

    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그리하여 때로는 얼굴 붉힐 일

    눈물 글썽일 일 있다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어요!

    지금도 그대 앞에 꽃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 꽃을 마음껏 좋아하고

    그 사람을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나무 상자에 꽂혀 있는 장미꽃 두 송이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 파블로 네루다

     

     

    그대는

    해질 무렵

    붉은 석양에 걸려 있는

    그리움입니다

    빛과 모양 그대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부드러운 입술을 가진 그대여,

    그대의 생명 속에는

    나의 꿈이 살아 있습니다

    그대를 향한

    변치 않는 꿈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사랑에 물든

    내 영혼의 빛은

    그대의 발밑을

    붉은 장밋빛으로 물들입니다

     

    오, 내 영혼의 노래를 거두는 사람이여,

    내 외로운 꿈속 깊이 사무쳐 있는

    그리운 사람이여,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그대는 나의 모든 것입니다

     

    석양이 지는 저녁

    고요히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나는 소리 높여 노래하며

    길을 걸어갑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내 영혼은

     

    그대의 슬픈 눈가에서 다시 태어나고

    그대의 슬픈 눈빛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장미꽃과 데이지꽃으로 만든 꽃다발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창문 앞에 하얀꽃이 피어 있는 화분 하나와 물병 하나

     

     

     

     

     

    봄인데 / 윤보영

     

     

    아무려면 어떤가요

    봄인데

    환한 꽃처럼 웃는

    그대 생각 나는 봄인데

    그대 생각하면 내 안에

    함께 걸을 꽃길이 생기는데

    그대 손잡고

    꽃길로 걷고 있는 봄인데

    꽃길로 걸어가다

    나도 꽃이 되는 봄인데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밭 풍경

     

     

     

     

     

    벚꽃 축제 / 박인혜

     

     

    겨우내

    비밀스레 숨어있던

    그들이 환하게 피어났다

     

    벚꽃 세상을 만들었다

     

    벚꽃을 닮은 사람들이 다가오자

    벚꽃은 꽃잎을 바람에 날리며 환영해준다

     

    벚꽃 세상이다

     

    벚꽃 아랫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점심을 먹는다

    벚꽃 같은 사랑을 피고자 하는 연인들이 모여든다

    벚꽃 닮은 강아지가 뛰어다닌다

    벚꽃나무와 함께 아이들이 웃는다

     

    벚꽃 세상의 사람들이

    벚꽃 아래에서

    벚꽃처럼 즐거워한다

     

    벚꽃 세상의 모여든 사람들의 마음은

    벚꽃처럼 아름답다

     

    밑에서 바라본 분홍색 벚꽃

     

     

     

     

     

    봄은 맛있다 / 한섬

     

     

    아침, 눈부심

     

    안녕, 봄 햇살!

    햇살을 손바닥에 담아서

     

    노오란 햇살 한 숟가락

    연한 봄내음 한 숟가락

    봄 닮은 내 마음 한 숟가락

     

    휘휘 저어 홀쩍이니

     

    아, 

    봄은 맛있다

     

    봄은 참 맛있다

     

    이렇게 좋은 것을,

    나는 미처 몰랐구나

    창문으로 햇살이 들어오고 수선화 화분과 차 한잔이 놓여 있는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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