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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비 시 모음) 봄비 내리는 날 읽으면 좋은 시 모음
    좋은 시 2022. 4. 15. 16:39

     

     

    봄비가 내리면 분홍색으로 

    물들었던 풍경이 연두색으로

    변합니다.

     

    나무가지에 돋아나는 연두색

    나뭇잎은 꽃만큼 이쁘게 보입니다.

     

    봄비 내리는 날 읽으면 

    좋은 시 읽고 마음의 색도

    바꿔 보세요.

     

    연두색 나뭇잎 끝에 맺혀 있는 물방울

     

     

     

     

     

    봄비

     

                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힌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물방울 맺혀 있는 민들레홀씨

     

     

     

     

    봄비

     

                안도현

     

     

    봄비는

    왕벚나무 가지에 자꾸 입을 갖다댄다

    왕벚나무 가지 속에 숨은

    꽃망울을 빨아내려고

     

     

    비 맞고 있는 벚꽃나무

     

     

     

     

     

    봄비

     

                 용혜원

     

     

    봄비가 내리면

    온통 그 비를 맞으며

    하루 종일 걷고 싶다

    겨우내 움츠렸던 세상을

    활짝 기지개 펴개 하는

    봄비

    봄비가 내리면

    세상 풍경이 달라지고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내 마음에도

    흠뻑 봄비를 맞고 싶다

    내 마음속 간절한 소망을

    꽃으로 피워내고 싶다

     

     

    보라색 히야신스꽃에 내리는 비

     

     

     

     

     

    봄비 속을 걷다

     

                       류시화

     

     

    봄비 속을 걷다

    아직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봄비는 가늘게 내리지만

    한없이 깊이 적신다

    죽은 자는 더이상 비에 젖지 않는다

    허무한 존재로 인생을 마치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봄비 속을 걷다

    승려처럼 고개를 숙인 저 산과

    언덕들

    집으로 들어가는 달팽이의 뿔들

    구름이 쉴새없이 움직인다는 것을

    비로소 알고

    여러 해안에 평온을 되찾다

     

    투명 비닐 우산에 흘러 내리는 빗방울

     

     

     

     

     

    봄비

     

                 김용택

     

     

    비가 오네요

    봄비지요

    땅이 젖고

    산이 젖고

    나무들이 젖고

    나는 그대에게 젖습니다

    앞강에 물고기들 오르는 소리에

    문득 새벽잠이 깨었습니다

     

     

    비에 젖은 잔디

     

     

     

     

     

    봄비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문을 쏴 열고

    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

    글에서 얼싸안고 아득히 흘러가자

    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

    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

    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테라스 전구 위에 내리는 비

     

     

     

     

     

    봄비에게

     

                    이해인

     

     

    봄비, 꽃비, 초록비

    노래로 내리는 비

    우산도 쓰지 않고

    너를 보러 나왔는데

    그렇게 살짝 나를 비켜가면

    어떻게 하니?

     

    그렇게 가만가만 속삭이면 어떻게 알아듣니?

    늘 그리운 어릴적 친구처럼

    얘 나는 너를 좋아한단다

     

    조금씩 욕심이 쌓여

    딱딱하고 삐딱해진

    내 마음을

    오늘은 더욱 보드랍게 적셔주렴

     

    마음 설레며

    감동할 줄 모르고

    화난 듯 웃지 않는

    심각한 사람들도

    살짝 간질여 웃겨주렴

     

    조금씩 내리지만

    깊은 말 하는 너를

    나는 조금씩 달래고 싶단다

     

    얘, 나도 너처럼

    많은 이를 적시는

    고요한 노래가 되고 싶단다

     

     

    비에 젖은 하얀색 야생화

     

     

     

     

     

    봄비

     

                 양광모

     

     

    심장에 맞지 않아도

    사랑에 빠져 버리는

    천만 개의 화살

     

    그대,

    피하지 못하리

     

     

    빗방울이 맺혀 있는 붉은색 달리아꽃

     

     

     

     

     

    봄비

     

                정호승

     

     

    어느날

    썩은 내 가슴을

    조금 파보았다

    흙이 조금 남아 있었다

    그 흙에

    꽃씨를 심었다

     

    어느날

    꽃씨를 심은 내 가슴이

    너무 궁금해서

    조금 파보려고 하다가

    봄비가 와서

    그만 두었다

     

     

    하얀색 벚꽃이 활짝 핀 비오는 풍경

     

     

     

     

     

     

    사랑은 봄비를 타고

     

                          고은영

     

     

    단비에 젖은 거리를 보라

    사랑은 봄비와 함께

    잿빛 하늘을 훌쩍 너머

    안개 숲을 지나 걸어 오느니

     

    거리마다

    봄비에 마음 적신 사람들

    가슴에 그리움이 새순처럼 돋고

    사랑이 너울너울 휘돌아 내리네

     

    안개 꽃 닮아 방울방울

    카페 창가에 흐르는

    빗물의 눈동자마다

    천년을 거슬러 오르는

    전설이 열리고

    후리지아 향이 천지를 진동하나니

     

    사랑은 빗줄기 사이사이

    아른거리는 그리운 낯빛

    짙은 커피향으로

    아름아름 애달픈 눈물처럼

    온 세상에 아름답게 흘러 넘치네

     

    이 비 그치면, 비 개인 하늘가

    꽃술마다 무지개 빛 오색등 켜고

    고운 발걸음 나풀나풀 날개 달아

    활짝 웃는 미소, 가슴마다 촉촉하게

    싱그러운 초록으로 피어나리라

     

    비오는 창가에 놓여 있는 커피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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