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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병화 시)고독하다는 것은 조병화 시 모음
    좋은 시 2022. 2. 15. 14:13

     

     

    조병화 시인의 시 모음

    · 고독하다는 것은

    ·  종달새

    ·  공존의 이유

    ·  해마다 봄이 되면

     

     

     

     

     

    고독하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보아도

    어린 시절이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안개가 자욱한 침엽수 숲

     

     

     

     

     

     

     

    종달새

     

    난 네 하늘에 뜬

    적요한 불꽃

    끝 있는 목숨으로

    끝 없는 널 탄다

    아 ㅡ 영원은 상상

    고독한 거

    그 곳에서 난

    구름이 된다

     

    노란색 꽃 위에 앉아 있는 종달새

     

     

     

     

     

     

     

     

    공존의 이유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 웃음을 나눌 정도로 지내기로 합시다

     

    우리의 웃음마저 짐이 된다면

    그때 헤어집시다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않도록 합시다

     

    당신을 생각하는 나를 얘기할 수 없음으로 인해

    내가 어디쯤에 간다는 것을 보일 수 없으며

    언젠가 우리가 헤어져야 할 날이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사랑합시다

     

    우리 앞에 서글픈 그 날이 오면

    가벼운 눈 웃음과

    잊어도 좋을 악수를 합시다

     

    양 옆에 빨간색 튤립이 피어 있는 길

     

     

     

     

     

     

    해마다 봄이 되면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쉬임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봄은 피어나는 가슴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 물 위에서 뚝에서

    솟는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분홍색 목련 꽃이 만발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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