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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추천 시 모음좋은 시 2023. 2. 21. 15:03
3월에 추천해 드리는 3월의 시 모음입니다. 봄꽃이 개화하기 시작하는 3월에는 형형색색 화려한 세상으로 변해가는 달입니다. 꽃피는 봄 마음을 여유롭게 만들어 줄 3월에 어울리는 시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3월의 추천 시
3월 / 나태주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 박노해
눈 녹을 해토에서
마늘 싹과 쑥잎이 돋아나면
그때부터 꽃들은 시작이다
2월과 3월 사이
복수초 생강나무 산수유
진달래 산매화가 피어나고
들바람꽃 씀바귀꽃 제비꽃
할미꽃 살구꽃이 피고 나면
3월과 4월 사이
수선화 싸리꽃 탱자꽃
선벚꽃 배꽃이 피어나고
뒤이어 꽃마리 금낭화 토끼풀꽃 모란꽃이 피어나고
4월의 끝자락에
은방울꽃 찔레꽃 애기똥풀꽃
수국이 피고 나면
5월은 꽃들이 잠깐 사라진
초록의 침묵기
바로 그때를 기다려
5월 대지의 심장을 꺼내듯
붉은 들장미가 눈부시게 피어난다
일단 여기까지, 여기까지만 하자
꽃은 자기만의 리듬에 맞춰
차례대로 피어난다
누구도 더 먼저 피겠다고
달려가지 않고
누구도 더 오래 피겠다고
집착하지 않는다
꽃은 남을 눌러 앞서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이겨 한 걸음씩 나아갈 뿐이다
자신이 뿌리내린 그 자리에서
자신이 타고난 그 빛깔과 향기로
꽃은 서둘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고
자기만의 최선을 다해 피어난다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에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3월의 연가 / 안도현
그 해 겨울 벌판 끝에서 불어오던
바람 혹시 기억하시는지 눈은
하늘을 다 끌고 내려와 땅에 이르고
무엇이든지 한번 흔들어 보고 싶어
그대의 눈망울 속에 쌓이던
바람을 아시는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우리들
사랑은 벌판으로
길이 되어 돌아가도 그대
그대 바람은 되지 마
혹시 아리랑이 봄날
내 이름 석자 떠올려 준다면
내가 해야 할 것은
그해 겨울 바라보던 벌판 끝에
눈사람 되어
홀로 녹아내리는 일
3월에 어울리는 시
행복한 3월을 위해 / 윤보영
3월입니다
산에 들에 꽃이 피듯
가슴에도 꽃을 피워
행복한 선물 받는 3월입니다
내가 행복하듯 3월에는
당신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보다 당신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슴 가득
사랑이 돋아나는 3월
돋아난 사랑을 나누면서
행복한 3월을 만들겠습니다
내가 만들겠습니다
3월에는 내가 준 사랑으로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한 3월에는
내 3월에는....
아직 추위가 있을 수 있고
기다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3월은
이것마저 행복한 달입니다
마음까지 따뜻한 달입니다
나의 3월에는
내가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멋진 한 달을 만들겠습니다
3월 내내
3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꿈을 꾸고
그 꿈을 가꾸는 당신은
여린 풀잎의 초록빛 가슴이지요
소망의 꽃씨를 심어둔
삶의 뜨락에
기도의 숨결로 방긋 웃는 꽃망울
하얀 언덕을 걸어
햇빛촌 마을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참아낸
인내의 눈물을 사랑해요
고운 바람에게
따스한 햇살에게
아늑한 흙에게 감사해요
희망의 길을 열러가는 당신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은
마음의 꽃 한송이 피워내는 일
그 향기로 서로를 보듬고 지켜주는 일
감사하다는 말은
심연의 맑은 물소리
그 고요한 떨림의 고백 같은 것
행복의 뜰이
활짝 핀 봄을 맞이할 때
그때, 당신의 뜰로 놀러갈게요
아지랑이 옷입고, 나비처럼 날아서
봄이 오면 당신도 오세요 / 이채
찬 서리 젖은 바람
몸을 말리거든
당신도 바람 따라오세요
여리고 수줍은 꽃잎
햇살 고운 발길 머물거든
당신도 햇살 따라오세요
봄볕에 사무친 그리움
바람은 알까
꽃은 알까
꽃잎에 맺힌 이슬
마저 익으면
그리움의 눈물 뚝 떨어져요
설익은 꿈속의 봄
돌아서면 사라지는
낯선 바람이어도
스치듯 잠들고 싶은
햇살 같은 그리움에
봄이 오면 당신도 오세요
봄 / 정끝별
불 들어갑니다!
하룻밤이든 하룻낮이든
참나무 불더미에 피어나는 아리랑인 듯
찾아드는 잉걸불 사이
기다랗고 말간 정강이뼈 하나
저 환한 것
저 따뜻한 것
지는 벚꽃 아래
목침 삼아 베고 누워
한뎃잠이나 한숨 청해볼까
털끝만한 그늘 한 점 없이
오직 예쁠 뿐
3월의 좋은 시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을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아름다운 곳 / 문정희
봄이라고 해서 사실은
새로 난 것 한 가지도 없다
어디인가 깊고 먼 곳을 다녀온
모두가 낯익은 작년 것들이다
우리가 날마다 작고 슬픈 밥솥에다
쌀을 씻어 헹구고 있는 사이
보아라, 죽어서 땅에 떨어진
저 가느다란 풀잎에
푸르고 생생한 기적이 돌아왔다
창백한 고목나무에도
일제히 눈 펄 같은 벚꽃들이 피었다
누구의 손이 쓰다듬었을까
오디를 다녀와야 다시 봄이 될까
나도 그곳에 한번 다녀오고 싶다
몇 번째 봄 / 이병률
나무 아래 칼을 묻어서
동백나무는 저리도 봄꽃을 동강동강 쳐내는구나
겨울 내내 눈을 삼켜서
벚나무는 저리도 종이눈을 뿌리는구나
봄에는 전기가 흘러서
고개만 들어도 화들화들 정신이 없구나
내 무릎 속에는 의자가 들어 있어
오지도 않는 사람을 기다리느라 앉지를 않는구나
봄봄봄 그리고 봄 / 김용택
꽃바람 들었답니다
꽃잎처럼 가벼워져서 걸어요
뒤꿈치를 살짝 들고
꽃잎이 밟힐까 새싹이 밟힐까
사뿐사뿐 걸어요
봄이 나를 데리고 바람처럼 돌아다녀요
나는, 새가 되어 날아요
꽃잎이 되어, 바람이 되어
나는 날아요, 당신께 날아가요
나는, 꽃바람 들었답니다
당신이 바람 넣었어요
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고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을 피워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더욱 기쁘고 명량하게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유리창을 맑게 닦아 하늘과 나무와 연못이
잘 보이게 하고
또 하나의 창문을 마음에 달고 싶다
봄은 시가 잘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3월의 추천 시 읽으며 여유 있는 시간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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