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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낙엽 시 - 늦가을 낙엽에 관한 시 모음좋은 시 2022. 10. 31. 18:03
가을 낙엽 시를 준비했습니다. 어느새 낙엽들이 거리에서 뒹굴고 있네요. 떨어진 낙엽을 보며 짙어진 가을을 느낄 수가 있어요. 떠날 준비를 하는 가을을 기쁘게 보내주는 마음으로 읽으면 좋은 가을 낙엽 시 읽으며 다가오는 겨울 준비 잘하시길 바랍니다.
낙엽-가로수 낙엽에 관한 시 모음입니다.
낙엽을 쓸며 / 박노해
흙마당에 떨어지는
낙엽이 하도 고와
우수수 쌓여만 가도
쓸지 않고 두고 보네
하늘은 높아가고
맑은 바람은 서늘
문득 서울 쪽으로
고개를 돌리네
그대가 보고 싶어서
오늘은 대빗자루 들고
쌓인 잎들을 쓸어가네
낙엽이 길을 덮어 행여
그대 오시는 길 잃을까 봐
낙엽 / 정호승
내 가는 길을 묻지 마세요
언제 돌아오느냐고 묻지 마세요
가을이 가고 또 가을이 가면
언젠가는 그대 실뿌리 곁에
살며시 살며시 누워 있겠어요
낙엽 / 나태주
나누어주고 싶어요
하나하나씩
내려놓고 싶어요
하나하나씩
내가 좋아하는 사람
그도 나를 좋아한 사람
그에게 조금씩
돌려드리고 싶어요
낙엽 / 남정림
짧은 시간의 줄기에
곱게 물든 내 마음 펼치고 떠나니
난 이별의 찬가를 부르지
소멸의 황홀한 아픔을
가장 찬란한 빛깔로 불태웠으니
아름다운 순환의 문이 열리겠지
내게서 멀어지는 고운 빛깔,
네 마음으로 흘러들어가
무채색의 황량한 겨울을 감싸주는
따스한 가로등 불빛이 되겠지
낙엽이 지던 날 / 용혜원
나뭇잎들이
마지막 이야기를 끝내고
안녕을 외치는 가을입니다
삶의 마지막을 더욱더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하여
은행잎은
노란 옷을 입기 위해
여름날의 찬란함도
잊어버려야 했습니다
단풍잎은
붉은 옷을 입기 위해
마지막 남아 있던 생명까지
모두 버려야 했습니다
가을 거리에
외로움으로 흔들리며
쏟아져 내리는 낙엽들
우리의 남은 이야기를
다 하기에도
이 가을은 너무나
빨리 흐르고 있습니다
낙엽 / 조병화
세월의 패잔병처럼
보도 위에 낙엽이 깔려
뒹굴고 있습니다
나는 낙엽을 밟기가 안쓰러워
조심조심 길을 걷고 있습니다
낙엽은 나를 보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me today you tomorrow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낙엽 낙엽 / 이해인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움을 새롭게 해주고,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 할지 깨우쳐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
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
내가 한 장 낙엽으로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일까
헤아려 보게 한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내 사랑의 나무에서 날마다
조금씩 떨어져 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좀 더 많이
의식하고 살아야겠다.
추억으로 오는 가을 / 이채
가오수 길 위로 뒹구는 낙엽이
긴 머리카락 사이로 불어오면
안개처럼 흐린 추억이 가을로 스치네
아득한 기억 속에서도
아름답고 소중했던
삶의 뒤안길에 새겨진 발자욱 위로
나는 지금 가을을 걷고 있네
낙엽 한 장 주워 물끄러미 바라보면
가는 잎새 줄기에 새겨진
풀잎 같은 사랑과
얇은 이파리 부스러질 듯
내 작은 이별도 서려 있네
그리움과 아쉬움이
낙엽의 앞뒤로 새겨져
흩어졌다 저 멀리
무리 지어 나는 새처럼
남겨진 것들은 지워지지 않고
잊혀진 것들은 다시 떠오르는
이 거리 낙엽이 추억으로 흩날리네
먼 훗날 간직하기 좋은
갈잎 하나 책갈피에 끼우며
나는 지금 추억으로 오는 가을을 걷고 있네
중년의 가슴에 낙엽이 지면 / 이채
쓸쓸합니다
성큼 다가선 나이 낙엽이 지면
새처럼 구름처럼 노래하던
내 젊은 날의 자유 같은 꿈, 그 퍼덕이던 날갯짓은
허공으로 나부끼는 갈잎 한 장에 실려오는 바람이련가
조그맣게 접어둔 기억 속으로
마른 잎 적시는 밤이슬 내리면
저리도록 걸어온 발자욱 소리에 잘 뒤척이네
무덤처럼 쌓여가는 한아름의 허무
무슨 재주로 지는 낙엽을 비켜갈 수 있겠는가
얇아지고 추워지는 마음은 서글퍼라
마주앉은 회상으로 불을 지피고 싶은데
말은 있어도 사람이 없는 빈터
생각은 한편의 기도처럼
두 손을 잡고 나를 놓아주지 않는구나
앉아 있기보다 서 있을 때가 많았고
아침의 기쁨보다 저녁의 슬픔이 많았어도
앞만 보고 무작정 걸어온 꿈만 같은 세월
가을산 노을빛에 저물어사는 내 청춘아
무슨 재주로 오는 밤의 어둠을 막을 수 있겠는가
그리움의 가을 낙엽 / 도종환
당신이 보고픈 마음에
높은 하늘을 바라봐야 했습니다
가슴에서 그리움이 복받치는데
하늘을 올려다봐야 했습니다
그러면 그리움의 흔적이
목을 타고 넘어갑니다
당신 보고픈 마음을
다른 사람이 알아차릴까 봐
하늘을 향해 마음을 달래야 했습니다
그래야 그리움이
가슴에 남아있을 수 있으니까요
파란 가을 하늘처럼
맑은 눈 속에서
당신 보고파 자아내는
그리움의 흔적이
가슴을 적시어 옵니다
차곡차곡 쌓이는 그리움으로
가을의 아름다운 단풍처럼
내 마음에도 고운
가을의 낙엽을 쌓아보렵니다
책장 속에 넣어서
훗날 추억의 가을을 꺼내보듯이
훗날
아름다운 사랑의 가을이 되렵니다
낙엽 한 장 / 정연복
낙엽 쌓인
오솔길을 걷다가
낙엽은 얼마나 추울까
안타까운 마음에
낙엽 한 장 주워
가만히 가슴에 품었다가
책갈피에 끼울 줄 아는 사람은
두고두고 행복하다
희로애락 교차하는
지상의 인생길을 걷다가
나무같이 순하고 깨끗한
영혼을 가진 한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또 사랑을 하다가
마음의 갈피에 모셔두는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다
낙엽 한 잎 / 홍수희
나무에게도 쉬운 일은 아닌가봅니다
낙엽 한 잎 떨어질 때마다
여윈 가지 부르르 전율합니다
때가 되면 버려야 할 무수한 것들
비단 나무에게만 있겠는지요
아직 내 안에 팔랑이며 소란스러운
마음가지 끝 빛바랜 잎새들이 있습니다
저 오래된 집착과 애증과 연민을 두고
이제는 안녕, 이라고 말해볼까요
물론 나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낙엽 / 정현종
사람들 발길이 낸
길을 덮는 낙엽이여
의도한 듯이
길들을 지운 낙엽이여
길을 잘 보여주는구나
마침내 네가 길이로구나
낙엽-공원-길 낙엽 비 / 황인숙
창문 밖을 내다보니
산 언덕 절벽 가을바람에
낙엽 비 우수수 날리며
마지막 잎새는 흩어지며
절벽 밑으로 날리네 구르네 쌓이네
우수에 젖어드는 마음
허우적거리는 아픈 마음
조용히 가슴을 쓰려 안고
허무한 마음속에
낙엽 비가 쌓인다
삶과 낙엽 / 이채
낙엽이 떨어져 땅 위로 뒹굴며 말합니다
삶을 이루었노라고
내가 떠나서 거름이 되어야
푸른 녹색 정원을 이룰 수 있다고
나는 자신에게 묻습니다
내 삶이 다할 때
삶을 이루었노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 후세에게
나의 삶이 과연 거름이 될 수 있을까
내게 던진 이 물음은
내 삶의 방향을 가르쳐 줍니다
낙엽 더미에 / 오보영
흩날리는 낙엽
바람결 따라
조각난 시간들 구르고 있다
떨어진 낙엽 위
널리어 있는
흩어진 시간들 주워 모아서
비어있는 주머니 채워보려고
굴러가는 낙엽
뒤따라 간다
낙엽더미 깊숙이 숨겨져 있는
이름 없는 사람들 살면서 흘린
진한 땀내음 맡아보려고
쌓인 낙엽더미 더듬어 본다
말없이 살다 간
고운 사람들
마음 찾아 세상에 알려주려고
깊숙한 낙엽더미 헤집어 본다
떨어진 낙엽
양 만큼 많고
빛 바랜 낙엽
수 만큼 다른
사람들 살다 간 흔적 찾아서
낙엽더미
이리저리
헤집어 본다
낙엽 / 이생진
한 장의 지폐보다
한 장의 낙엽이 아까울 때가 있다
그때가 좋은 때다
그때가 때묻지 않은 때다
낙엽은 울고 싶어하는 것을
울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편지에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낙엽을 간직하는 사람은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
새로운 낙엽을 집을 줄 아는 사람은
기억을 새롭게 갖고 싶은 사람이다
가을 낙엽 / 임영준
내일이 두렵지 않습니다
허물어지는 일상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메마른 계절을 끌어안고
갈 떼까지 가야만 하는 업보도
호젓한 추억의 갈피에 새기며
바람 따라 떠나야 하는 숙명을
가분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낙엽-숲길 바람이 부오 / 나태주
바람이 부오
이제 나뭇잎은 아무렇게나 떨어져
땅에 딩구요
나뭇잎을 밟으면
바스락 소리가 나오
그대 내 마음을 밟아도
바스락 소리가 날는지
낙엽끼리 모여 산다 / 조병화
낙엽에 누워 산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지나간 날을 생각지 않기로 한다
낙엽이 지는 하늘가에
가는 목소리 들리는 곳으로
나의 귀는 기웃거리고
얇은 피부는
햇빛이 쏟아지는 곳에 초조하다
항시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나는 살고 싶다
살아서 가까이 가는 곳에
낙엽이 진다
아 나의 육체는
낙엽 속에 이미 버려지고
육체 가까이
또 하나 나는 슬픔을 마시고 산다
비 내리는 밤이면
낙엽을 밟고 간다
비 내리는 밤이면
슬픔을 디디고 돌아온다
밤은 나의 소리에 차고
나는 나의 소리를 비비고
날을 샌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낙엽에 누워 산다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슬픔을 마시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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