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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껍데기는 가라 금강 시인 신동엽 좋은 시 모음
    좋은 시 2022. 3. 16. 12:13

     

    시는 우리에게 오늘도 

    어깨 펴고 당당하게 살아라고,

    두려워 말고 헤쳐 나가라고,

    그리고 이겨내라고

    말합니다.

     

    오늘

    힘차고 희망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껍데기는 가라' '금강'으로 유명한 신동엽 시인은 충남 부여 출신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로 등단했으며 서사시 '금강' 발표로  문학적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혼돈의 시기를 겪어온 시인으로 그 시대에 맞는 시를 쓴 시인인 것 같습니다.

    시집으로는 <아사녀> <신동엽 전집> <젊은 시인의 사랑>등이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아름다운

    하늘 밑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쓸쓸한 세상세월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다시는 

    못 만날지라도 먼 훗날

    무던 속 누워 추억하자,

    호젓한 산골길서 마주친

    그날, 우리 왜

    인사도 없이

    지나쳤던가, 하고.

     

    소나무에 달려 있는 솔방울 하나


     

    네에게

     

    나 돌아가는 날

    너는 와서 살아라

     

    두고 가지 못할

    차마 소중한 사람

     

    나 돌아가는 날

    너는 와서 살아라

     

    묵은 순 터

    새 순 돋듯

     

    허구많은 자연 중

    너는 이 근처 와 살아라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산 정상 바위를 뚫고 서 있는 소나무 한그루


     

    산에 언덕에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 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 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는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 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아모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는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고향

     

    하늘에

    흰구름을 보고서

    에 세상에 나온 것들의

     

    고향을 생각했다

     

    즐겁고저

    입술을 나누고

    아름다웁고저

    화장칠해 보이고

     

    우리 돌아가야 할 고향은

    딴 데 있었기 때문······

     

    그렇지 않고서

    이 세상이 이렇게

    수선스럴

    까닭이 없다

     

    소나무 숲 길


     

    별 밭에

     

    바람이 불어요

    눈보라 치어요 강 건너선.

     

    우리들의 마을

    지금 한창

    꽃다운 합창연습 숨 높아가고 있는데요.

     

    바람이 불어요

    안개가 흘러요 우리의 발 밑.

     

    양달진 마당에선

    지금 한창 새날의 신화 화창히

    무르익어 가고 있는데요

     

    노래가 흘러요

    입술이 빛나요 우리의 강기슭.

     

    별 밭에선 지금 한창

    영겁으로 문 열린 치렁 사랑이

    빛나는 등불 마냥

    오손도손 이야기되며 있는데요.

     

     


     

    초가을

     

    그녀는 안다

    이 서러운

    가을

    무엇하러

    또 오는 것인가······.

     

    기다리고 있었나

    네모진 궤상 앞

    초가을 금충이

    살며시

    선보일 때,

     

    그녀의 등허리선

    풀 멕인

    광목 날

    앉아 있었다.

     

    아, 어느새

    이 가을은

    그녀의 마음 안

    들여다보았는가.

     

    덜 여문 사람은

    익어가는 때,

    익은 사람은 

    서러워하는 때.

     

    그녀는 안다

    이 빛나는

    가을 무엇하러

    반도의 지붕밑, 또

    오는 것인가······.

     

     


     

    그 가을

     

    날씨는 머리칼 나리고

    바람은 불었네

    냇둑 전지에.

    알밤이 익듯

    여울물 여물어

    담배연긴 들길에

    떠가도.

     

    걷고 싶었네

    청 하늘 높아가듯

    가슴은 터져

    들 건너 물 마을.

     

    바람은 머리칼 날리고

    추석은 보였네

    호박국 전지에

     

    버스는 오가도

    콩발머리

    내리는 애인은 없었네

     

    그날은 빛났네

    휘파람 함께

    수수밭 울어도

    체부 안 오는 마을에

     

    노래는 떠갔네, 깊은 들길

    하늘가 사라였네, 울픈 얼굴

    하늘가 사라졌네

    스무살 전지에.

     

    소나무가 가득 있는 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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