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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오늘이 되세요
    오늘의 좋은글 2022. 3. 12. 09:39

     

    언제부터인가 산책을 하며 걸을 때 손가락을 쫙 펴고 걷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손가락 사이가 바람길이 되어 바람이 자유로이 왔다 갔다 지나다닙니다. 

    주먹을 쥐고 걸었을 때 느끼지 못했던 손가락 하나하나의 상쾌함이 마음까지 전해져 속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어쩌면 사람과의 관계도 손가락 사이 바람길만큼 거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닥다닥 밀착되어 있으면 친밀하다는 느낌이 있으나 손가락의 길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비교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손가락을 쫙 펴고 걸으면 손가락 하나하나의 특징이 보여 그냥 그대로 이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손가락 사이만큼 통로를 만들어 바람이 자유롭게 지나다닐 수 있도록 하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손가락 사이만큼 바람길 만들어 마음의 자유를.

     


     

    항상 떠날 준비를 하라! 상대방에 대해 항상 자유로워라! 이것만큼 상대방이 나에게 무관심해지거나 심드렁해지지 않도록 만드는 확실한 방법도 없다. 떠날 수도 있고 머물 수도 있는 사람만이 누군가의 곁에 머물 수가 있다.

     

    이런 주인으로서의 당당한 자유를 가슴에 품고 있을 때에만 상대방도 우리를 주인으로 대우할 것이다. 모든 경우에서처럼 주인은 관심을 받고, 노예는 무관심에 방치되는 법이니까. 

     

    "당신이 없다면 나는 살 수가 없어요!" 이것은 사랑에 빠진 사람의 레토릭이지. 결코 사실을 묘사하는 말이어서는 안 된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상대방에게 철저하게 노예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상대방의 뜻에 기꺼이 따르려고 하는 노예의 제스처는 글자 그대로 상대방도 그 의미를 알고 있는 제스처일 뿐이다. 다시 말해 상대방은 자신에 대한 나의 헌신이 나의 자유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언제든지 나는 상대방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어야만 하고, 또 상대방이 그런 사실을 잊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럴 때에만 상대방은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고, 동시에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내게 기쁨을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어떻게 대우해도 떠날 수 없는 사람에게 기쁨을 줄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미워해도 나의 바짓가랑이를 잡을 것이고, 밀쳐내도 내게 안길 사람이라면 말이다. 상대방에게 철저하게 헌신하는 것으로 사랑이 지속되지 않는다. 오히려 역효과만 생길 뿐이다.

     

    내가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한다고 상대방이 생각하는 순간, 그는 더 이상 나의 내면을 섬세하게 읽으려는 노력을 접을 것이고, 그만큼 나에 대한 사랑도 식을 테니까 말이다.

     

    ㅡ강신주, 강신주의 감정수업 中

     

     

    라벤더 보라색꽃이 활짝 핀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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