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이지만 공감이 되는 하상욱 시
바쁜 시간 속에서도 가볍게 읽을 수 있고
마음에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짧은 시를
담아 보았습니다.
하상욱 시인을 부르는 호칭은
시 잉여 송라이터, 센스머신 등
범상치 않아요.
페이스북에 시를 올리기 시작 했으며
「서울 시 1,3」「시 읽는 밤 : 시밤」 「회사는가야지」 「축의금」
「좋은 생각이 났어, 니 생각」
「다정한 이별」을
발표하며 꾸준히 활동하고 있어요.
01
예전엔
좋은일 생기길 바랬다.
요즘엔
아무 일도 없기를 바란다.
02
열정은 돈을 주고 살 수 없는데,
돈을 안 주면 먹고살 수가 없더라.
03
"너는 충고를 나쁘게 듣더라"
"너는 기분 나쁘게 충고를 하더라"
04
내일 월요일 인제 잠이 안 오는 게 아니라
내일 월요일이라 잠이 안 오는 게 아닐까
또 월요일이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05
평일 아침 : 금방 깨려 했는데 잔다
휴일 아침 : 실컷 자려 했는데 깬다
금요일 밤 : 졸리지만 자고 싶지 않아
일요일 밤 : 자고 싶지만 졸리지 않아
06
코끼리는
점프를 못하는 게 아니라
점프할 필요가 없는 거야
필요가 없는 건데
능력이 없는 거래
07
니 맘대로 생각해도 돼
니 멋대로 떠들지만 마.
생각은 자유니까
08
'돈 안되는 거 뭐하러 할까?'라는
남 걱정은 뭐하러 할까?
돈도 안되는데...
09
"그런 쓸데없는 생각 좀 하지 마"
"어디 쓰려고 생각하는 거 아닌데"
10
늦었다고 해서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빨랐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듯.
믿어준다고 해서
뭐든지 해낼 수 없지만
믿어주지 않으면
무엇도 해낼 수가 없더라
11
친절한 사람이라 해서
진실한 사람 아니고,
마음이 가는 사람이라 해서
믿음이 가는 사람은 아니다.
12
잘난 척은 했지만
잘난 적은 없었네
남을 내리지 마
내가 오르면서 돼
13
"넌 그래도 나보다는 낫잖아"
라는 위로를 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 힘들어하는 내 삶도
세상 그 누구보다 내가
가장 힘들기 때문은 아니니까.
모두에게 힘든 세상이니까.
14
엄마는 해낼게
얼마든 해낼게
15
아파도 괜찮아
아빤 또 괜찮아
16
변한 걸까
편한 걸까
17
그리운 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18
그를 통해
너를 잊고 있는 걸까
너를 잇고 있는 걸까
19
나를 지키려다
너를 잃어갔네
너를 잊으려다
나를 지워가네
20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그리움의 대상이
예전의 누가 아닌
예전의 나로 바뀌어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