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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나태주 시인 시집
    좋은 시 2022. 3. 2. 12:55

     

    나태주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인터넷의 블로그나 트위터에 자주

    오르내리는 시들만 모은 책입니다.

    짧고 간결한 시들이지만

    마음속에 긴 여운과 감동은 깁니다.

    바쁜 시간 속에서도

    시 한편 읽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편안한 시 모음입니다

     

    테이블 위 유리병에 빨간색 튤립이 꽂혀 있고 벽에는 그림이 걸려 있음

     

     

     

     

     

     

    어여쁨

     

    무얼 그리 빤히 바라보고

    그러세요!

     

    이쪽에서 보고 있다는 걸

    안다는 말이다

     

    제가 예쁘다는 걸

    제가 먼저 알았다는 말이다.

     

     

     

     

     

     

    화살기도

     

    아직도 남아있는 아름다운 일들을

    이루게 하여 주소서

    아직도 만나야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여 주소서

    아멘이라고 말할 때

    네 얼굴이 떠올랐다

    퍼뜩 놀라 그만 나는

    눈을 뜨고 말았다.

     

     

     

     

     

     

    너를 두고

     

    세상에 와서

    내가 하는 말 가운데서

    가장 고운 말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

     

    세상와서

    내가 가진 생각 가운데서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세상와서

    내가 할 수 있는 표정 가운데

    가장 좋은 표정을 

    너에게 보이고 싶다

     

    이것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진정한 이유

    나 스스로 네 앞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다.

     

     

     

     

     

     

    눈 위에 쓴다

     

    눈 위에 쓴다

    사랑한다 너를

    그래서 쉽게

    지구라는 아름다운 별

    떠나지 못한다.

     

     

     

     

     

     

    끝끝내

     

    너의 얼굴 바라봄이 반가움이다

    너의 목소리 들음이 고마움이다

    너의 눈빛 스침이 끝내 기쁨이다

     

    끝끝내

     

    너의 숨소리 듣고 네 옆에

    내가 있음이 그냥 행복이다

    이 세상 네가 살아있음이

    나의 살아있음이고 존재이유다.

     

     

     

     

     

     

    황홀극치

     

    황홀, 눈부심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함

    좋아서 까무러칠 것 같음

    어쨌든 좋아서 죽겠음

     

    해 뜨는 것이 황홀이고

    해 지는 것이 황홀이고

    새 우는 것 꽃 피는 것 황홀이고

    강물이 꼬리를 흔들며 바다에

    이르는 것 황홀이다

     

    그렇지, 무엇보다

    바다 울렁임, 일파만파, 그곳의 노을,

    빠져 죽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황홀이다

     

    아니다, 내 앞에

    웃고 있는 네가 황홀, 황홀의 극치다

     

    도대체 너는 어디서 온 거냐?

    어떻게 온 거냐?

     

    왜 온 거냐?

    천 년 전 약속이나 이루려는 듯.

     

     

     

     

     

     

    꽃그늘

     

    아이한테 물었다

     

    이담에 죽으면

    찾아와 울어줄 거지?

     

    대답 대신 아이는

    눈물 고인 두 눈을 보여주었다.

     

     

     

     

     

     

     

    너무 일찍 왔거나 너무 늦게 왔거나

    둘 중 하나다

    너무 빨리 떠났거나 너무 오래 남았거나

    또 그 둘 중에 하나다

     

    누군가 서둘러 떠나간 뒤

    오래 남아 빛나는 반짝임이다

     

    손이 시려 손조차 맞잡아 줄 수가 없는

    애달픔

    너무 멀다 너무 짧다

    아무리 손을 뻗쳐도 잡히지 않는다

     

    오래오래 살면서 부디 나

    잊지 말아다오.

     

     

     

     

     

     

    너도 그러냐

     

    나는 너 때문에 산다

     

    밥을 먹어도

    얼른 밥 먹고 너를 만나러 가야지

    그리고

    잠을 자도

    얼른 날이 새어 너를 만나러 가야지

    그런다

     

    네가 곁에 있을 때는 왜

    이리 시간이 빨리 가나 안타깝고

    네가 없을 때는 왜

    이리 시간이 더딘가 다시 안타깝다

     

    멀리 길을 떠나도 너를 생각하며 떠나고

    돌아올 때도 너를 생각하며 돌아온다

    오늘도 나의 하루해는 너 때문에 떴다가

    너 때문에 지는 해이다

     

    너도 나처럼 그러냐?

     

     

     

     

     

     

    혼자서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노란색 프레지아 꽃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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