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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선화 꽃말 피는 시기 봉숭아 시 11편 모음
    좋은 시 2023. 7. 31. 18:15

    봉선화 또는 봉숭아라고도 많이 불리는 봉선화의 꽃말과 피는 시기 그리고 봉선화, 봉숭아에 관한 시를 준비했습니다.

    여름이 되면 우리나라 어디서든 흔하게 많이 볼 수 있는 봉선화는 친근하고 정감이 갑니다. 여름 대표적인 꽃 봉선화의 꽃말과 피는 시기 봉숭아 시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봉선화-봉숭아
    봉선화-봉숭아

     

    봉선화 꽃말

    한해살이풀로 꽃의 모양을 따서 봉선화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붉은색, 흰색, 자주색 꽃이 피는 봉선화의 꽃말은 '부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어린아이 같은 마음씨', '순결과 청결함', '기다림과 인내'등이 있습니다. 봉선화 꽃잎에 소금이나 백반을 섞어 손톱에 물들여 첫눈이 올 때까지 남아 있다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여름이면 손톱에 봉숭아 물을 많이 들이기도 했습니다.

     

     

    봉선화 피는 시기

    봉선화는 4월에 씨앗을 심으면 보통 6월에서부터 7월 사이에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봉선화는 생명력이 강해서 어디서든 잘 자라며 햇빛을 좋아하고요 충분히 햇빛을 받으면 키가 40~50센티 자라는 식물입니다. 꽃이 지고 나면 씨가 달리는데요 씨가 익으면 갑자기 톡톡 터져 씨가 사방으로 퍼져나갑니다.

     

     

    봉숭아 시 모음

     

    봉숭아 / 나태주

     

    길가에 봉숭아꽃 피었구나

    다가가 그 옆에 쪼그리고 앉는다

     

    힘들었찌? 올여름 나기

    참말 힘들었지?

    나도 힘들었단다

     

    봉숭아가 새빨간 입술을 달싹이며

    무슨 말인가 하려고 한다

    그래, 알았다 알았어

     

    봉숭아 씨앗 주머니를 탁!

    터뜨려준다

     

     

     

    봉숭아 꽃물/ 박노해

     

    그녀의 가는 손가락에

    봉숭아 꽃물을 들일 때면

    나는 가슴이 떨려왔습니다

    그녀가 붉은 꽃물이 든

    손톱을 깎아 나갈 때면

    나는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그녀의 새끼손가락 끝에

    붉은 온달이 반달이 되고

    반달이 초승달이 되어

    아스라이 떠 있을 때면

    나는 겨울 내내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봉숭아 꽃물이 사라지고

    희미한 초승달이 질 때까지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이라면

    나는 그만 그녀의 손가락 끝에서

    마지막 잎새처럼

    뛰어내리고만 싶었습니다

     

     

     

    봉숭아여 / 나태주

     

    봉숭아여, 분꽃이여,

    외할머니

    설거지를 받아먹고

    내 키보다

    더 크게 자라던

    풀꽃들이여

     

    여름날 꽃밭 속에

    나무 의자를

    가져다 놓고

     

    더위를

    식히기도 했나니,

    나도 한 꽃나무였나니

     

     

     

    봉숭아 / 이해인

     

    한 여름 내내

    태양을 업고

    너만 생각했다

     

    이별도 간절한 기도임을

    처음 알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잊어야 할까

     

    내가 너의 마음 전할게

    물들일 수 있다면

    네 혼에 불을 놓는

    꽃잎일 수 있다면

     

    나는 

    숨어서도 눈부시게

    행복한 거다

     

     

     

    봉숭아 / 도종환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섰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베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

     

     

     

    꽃 / 안도현

     

    누가 나에게 꽃이 되지 않겠느냐 묻는다면

    나는 선뜻 봉숭아꽃 되겠다 말하겠다

     

    꽃이 되려면 그러나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겠지

    꽃봉오리가 맺힐 때까지

    처음에는 이파리부터 하나씩

    하나씩 세상 속으로 내밀어보는 거야

     

    햇빛이 좋으면 햇빛을 끌어당기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흔들어보고

     

    폭풍우 몰아치는 밤도 오겠지

    그 밤에는 세상하고 꼭 어깨를 걸어야 해

    사랑은 

    가슴이 시리도록 뜨거운 것이라고

    내가 나에게 자꾸 말해주는 거야

     

    그 어느 아침에 누군가

    아, 봉숭아꽃 피었네 하고 기뻐하면

    그이가 그리워하는 모든 것들의 이름을

    내 몸뚱아리 짓이겨 불러줄 것이다

     

     

     

    극진한 꽃밭 / 안도현

     

    봉숭아꽃은

    마디마디 봉숭아의 귀걸이

    봉숭아 귓속으로 들어가는 말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제일 먼저 알아들으려고 매달려 있다가

    달랑달랑 먼저 소리를 만들어서는 귓속 내실로 들여보내고 말 것 같은

    마치 내 귀에 여름 내내 달려있는 당신의 말씀 같은

    귀걸이를 달고 봉숭아는

    이 저녁 왜 화단에 서서 비를 맞을까

    왜 빗소리를 받아 귓볼에 차곡차곡 쟁여두려고 하는 것일까

    서서 내리던 빗줄기는

    왜 봉숭아 앞에 와서 얌전하게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일까

    빗줄기는 왜 결절도 없이

    귀걸이에서 튀어 오른 흙탕물을

    빗방울의 혀로 자분자분 핥아내게 하는 것일까

    이 미칠 것 같은 궁금증을 내려놓기 싫어

    나는 저녁을 몸으로 받아들이네

    봉숭아와 나 사이에

    다만 희미해서 좋은 당신과 나 사이에

    저녁의 제일 어여쁜 새끼들인 어스름을 내려와 밥을 먹이네

     

     

     

    봉숭아 / 이세영

     

    꽃잎에 백반을 넣고 콩콩 찧었다

    손톱에 두근두근 달이 오르고

    그날부터 내 몸에

    추억 하나 스며들었다

     

    오가는 눈빛에 노을처럼 발개지는

    얼굴 하나 가슴에 묻었다

    꽃물 든 그리움이 그믐달로

    지워질 때까지

     

    내 사랑의 첫눈은 오지 않았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설렘은 손톱 끝에서 야위어 갔다

     

    내 청춘의 백반 같던 그 사람

    노인처럼 가물거린다

    손도 안 댄 봉숭아 꽃씨가 톡, 톡

    터진다

     

     

     

    봉숭아를 심고 / 장석남

     

    조그만 샛강이 하나 흘러왔다고 하면 될까

    바라들이 슬하의 식구들을 데리고

    내 속눈썹을 스친다고 하면 될까

    봉숭아 씨를 얻어다 화분에 묻고

    싹이 돋아 문득

    그 앞에 쪼그리고 앉는 일이여

    돋은 떡잎 위에 어른대는

    해와 달에도 겸하여

    조심히 물을 뿌리는 일이여

     

    후일 꽃이 피고 씨를 터뜨릴 때

    무릎 펴고 일어나며

    일생을 잘 살았다고 하면 되겠나

    그중 몇은 물빛 손톱에게도 건너간

    그러한 작고 간절한 일생이 여기 있었다고

    있었다고 하면 되겠나

    이 애기들 앞에서

     

     

     

    꽃물 고치 / 이정록

     

    아파트 일층으로 이사 와서

    생에 처음으로 화단 하나 만들었는데

    간밤에 봉숭아 이파리와 꽃을 죄다 흝어갔다

    이건 벌레나 새가 뜯어먹은 게 아니다

    인간이다 분명 꽃피고 물오르기 기다린 노처녀다

    봉숭아 꼬투리처럼 눈 꺼플 치켜뜨고

    지나는 여자들의 손끝을 훔쳐보는데

    할머니 한 분 반갑게 인사한다

    총각 덕분에 삼십 년 만에 꽃물 들였네

    두 손을 활짝 흔들어 보인다

    손끝마다 눈부신 고치들

    나도 따라 환하게 웃으며 막 부화한

    팔순의 나비에게 수컷으로 다가가는데

    손가락 끝부터 수의를 짜기 시작한 백발이

    봉숭아 꽃 으깨어 묵 축이고 있다

    아직은 풀어지지도 더 짜지도 마라

    광목 실이 매듭으로 묶여 있다

     

     

    봉선화와 봉숭아는 같은 것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한이 담겨 있는 봉숭아에 관한 시는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길가에 피어 있는 봉선화에게 눈인사 나눠주는 마음의 여유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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