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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구 시 11편 모음 살구꽃 꽃말 개화시기 및 살구 효능
    좋은 시 2023. 6. 5. 18:56

    살구에 관한 시모음을 준비하면서 살구꽃 꽃말과 개화시기, 살구 효능에 대해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초여름이 시작되면 주황색으로 익어가는 살구는 새콤달콤한 맛과 함께 영양소도 많이 함유되어 있어 이로운 점이 많은 살구의 효능과 살구꽃 꽃말, 개화시기, 살구 시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살구
    살구

     

     

    살구꽃 꽃말과 개화시기 

     

    살구꽃 개화시기는 벚꽃과 비슷한 4월입니다.  살구꽃 꽃말은 '아가씨의 수줍음. '비겁한 사랑', '의혹'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살구꽃이 지고 나면 살구 열매가 열려 6월부터 7월이면 주황색으로 익어갑니다.

     

     

    살구 효능

     

    잘 익은 살구는 맛도 좋지만 좋은 영양소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살구의 비타민a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야맹증 예방 효과와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또한 살구씨에는 불포화지방이 성분이 많이 있어 피부 건강에 좋고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여 암 예방 효능이 있습니다. 이처럼 몸에 좋은 살구는 생으로 먹거나 잼 등으로 섭취하고 냉장고에 보관하면 물러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살구 시모음

     

    살구꽃 / 안도현

     

    내 마음 이렇게 어두워도

    그대 생각이 나는 것은

    그대가 이 봄밤 어느 마당가에

    한 그루 살구나무로 서서

    살구꽃을 살구꽃을 피워내고 있기 때문이다

    나하고 그대하고만 아는

    작은 불빛을 자꾸 깜박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것은

    서로에게 신호를 보내는 일이지요

    그리움이라는 신호

    외로움이라는 신호

    아픔이라는 신호를 말이지요

    내가 그대를 생각한다는 것

    그것은 내가 보내는 신호가

    그대에게 전해지고 있다는 뜻이지요

     

     

    살구나무가 주는 것들 / 안도현

     

    처음에는 당연히 꽃을 보여주지요

    쌀 안치는 소리를 내면서 피는 꽃들 말이지요

     

    그 꽃들 지고 나면

    잎을 보여주고요

    그러면 잎은 그늘을 주지요

     

    그 다음에는 풋살구를 주지요

    풋살구를 주고 나서는 아픈 배를 주지요

     

    아픈 배가 다 낫기를 기다리다가

    노랗게 통통 잘 익은 살구를 주지요

    (살구를 장에 내다 팔면 돈을 주니요)

     

    작고 파란 것들이 이파리에

    오물오물 몰려드는 건 이맘때쯤이지요

    살구나무는 온몸을 내주지요

     

    야금야금 자신을 갉아먹는 벌레들의 눈에

    이파리의 온갖 무늬를 다 보여주지요

     

     

    살구나무 발전소 / 안도현

     

    살구꽃......

    살구꽃......

     

    그 맑고 환한 꽃이

    그냥 피는 게 아닐 거야

     

    너를 만나러 가는 밤에도 가지마다

    알전구를 수천, 수만 개 매어다는 걸 봐

     

    생각나지, 하루종일 벌떼들의 윙윙거리던 거,

    마을에 전기가 처음 들어오던 날도

    전깃줄은 그렇게 울었지

     

    그래,

    살구나무 어디인가에는 틀림없이

    살구꽃에다 불을 밝히는 발전소가 있을 거야

     

    낮에도 살구꽃이......

    밤에도 살구꽃이......

     

     

    살구꽃 / 장석남

     

    마당에 살구꽃이 피었다

    밤에도 흰 돛배처럼 떠 있다

    흰빛에 분홍 얼룩 혹은

    제 얼굴로 넘쳐버린 눈빛

    더는 알 수 없는 빛도 스며서는

    손 닿지 않는 데가 결리듯

    담장 바깥까지도 훤하다

     

    지난 겨울엔 빈 가지 사이사이로

    하늘이 튿어진 채 쏟아졌었다

    그 하늘을 어쩌지 못하고 지금

    이 꽃들을 피워서 제 몸뚱이에 꿰매는가?

    꽃은 드문드문 굵은 가지 사이에도 돋았다

     

    아무래도 이 꽃들은 지난 겨울 어떤,

    하늘만 여러번씩 쳐다보던

    살림살이의 사연만 같고 또

    그 하늘 아래서는 제일로 낮은 말소리, 발소리 같은 것 들려서 내려온

    신과 신의 얼굴만 같고

    어스름녘 말없이 다니러 오는 누이만 같고

     

    (살구가 익을 때, 

    시디신 하늘들이

    여러 개의 살구빛으로 영글어올 때 우리는

    늦은 밤에라도 한 번씩 불을 켜고 나와서 바라다보자

    그런 어느날은 한 끼니쯤은 굶어라도 보자)

     

    그리고 또한, 멀리서 어머니가 오시듯 살구꽃은 피었다

    흰빛에 분홍 얼룩 혹은

    어머니에, 하늘에 우리를 꿰매 감친 굵은 실밥, 자국들

     

     

    살구꽃 / 김용택

     

    누님은 하루 종일 고개 들지 않았습니다

    큰 집 돌담에 기대선 아름드리 살구나무 한 잎 두 잎 바람에 날려

    푸른 이끼 돋는 돌담 위에 가만가만 내려앉습니다

    신랑을 따라 고샅길은 잠시 두세두세 환했습니다. 텃논 한쪽 귀퉁이, 끝이 까맣게 탄 마늘들이 솟고

    배웅객들이 반질거리는 텃논 논두렁에 모여 서서 흰 두루마기 강바람에 나부끼며 휘적휘적 누님 앞서 가는

    키 큰 신랑을 바라보았습니다. 푸른 보리밭 너머로 매형 따라 깜박 사라지는 누님. 팔짱을 풀고 사람들이 마을로 흩어졌습니다.

    살구나무 살구꽃잎들도 후후후 흩날려 손거울 사라진 누님의 빈방 지붕 위로 집니다.

     

     

    살구나무 / 전윤호

     

    아침에 살구가 떨어져요 아버지

    떨어진 열매는 배를 열고

    씨를 뱉어내지요

     

    봄 산엔 철쭉이 피었나요

    달이 떠야 보인다는 길을 따라

    사라진 절이 나타나나요

    삼층 석탑이 기울어진 대웅전에서

    지금도 엄마는 절을 하고 있나요

     

    아침이면 툭툭 살구가 떨어져요

    해가 뜨면 일어나야 한다고

    눈물 나게 시어도 살아야 한다고

    씨앗이 굴러가요 제 살길 찾아

    옛집은 팔리고

    정원은 예식장이 됐는데

    언제나 혼곤한 잠결에

    아직도 살구가 떨어져요 아버지

     

     

    살구꽃, 하르르 / 마경덕

     

    살구나무 한 그루

    마당에 솥단지 걸고 밥을 짓네

    끓어 오른 밥물, 밥물

    골목으로 넘치네

     

    훌쩍 담 넘은 살구나무

    하얀 밥풀떼기 엉겼네

    볼따구니 며지도록 밥을 물고

    골목을 바라보네

     

    살구나무에 묶인

    천방지축 개 한 마리

    컹컹 짖네

    인심 좋은 살구나무

    옛다 먹어라

    밥 한 술 떠서 개에게 던져주네

     

    찌그러진 개밥그릇

    꽃 이파리 떨어지네

    저렇게 잠깐 꽃은 지네

    꽃인 듯 내가 지네

     

     

    임진강 살구꽃 / 곽재구

     

    섬진강물에 피는 복사꽃처럼

    임진강변에 지는 살구꽃처럼

    우리 그리운 마음 꽃바람 흩날릴 수 있다면

    사랑은 더욱 그리워 흙바람도 이는 것을

    봄산 넘어오는 햇살말고

    마음으로 넘어오는 그리움말고

    우리 함께 손잡고

    꽃잎 뜨는 강물 지켜볼 수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아

    아침 강물에 복사꽃 피었더니

    가슴의 슬픈 첩첩사연

    저물녘 살구꽃 몇 잎에 띄웠구나

     

     

    살구나무 아래서 / 도종환

     

    그해 봄 저는 살구꽃이 눈발처럼 떨어져 내리는 

    살구나무 아래 있었는데요 진보라 제비꽃 옆으로

    떨어져 내리는 살구꽃잎을 손에 들고 살구꽃 

    향내에 취해 이렇게 가까이 다가가야 느낄 수 있는

    살구꽃 향처럼 살고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낮은 곳으로 내리는 꽃잎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제게 남은 향기가 있다면 이 궁벽진

    산기슭에 다 쏟아붓고 싶었는데요

     

    고개를 돌리면 살구꽃잎보다 많은 아이들 얼굴 

    그 아이들과 함께 내 있는 곳도 천계나 무색계가 아닌

    욕계의 언덕이어서 강을 건너는 방법을 일러주는 

    어려운 일 말고 그저 물가에서 물장난이나 할 때가

    많았는데요 쉬어버린 목청을 꽃바람에 식히며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있곤 했는데요

     

    꽃그늘 속에서 눈을 감고 생각해 보면

    지나온 십여년이 꿈만 같아서 눈물도 바람도 

    흐르는 강물 같아서 지는 꽃잎이 고요하듯

    그렇게 지난 세월도 고요해져서 몇 시간씩

    무설전에나 든 것처럼 말없이 강 건너를 

    바라보고 있을 때도 있었는데요

     

    아수라의 한복판에도 연꽃을 든 이가 나타나고

    갈림길에 이를 때마다 길 물을 수 있는 초동목부를

    만나 이제껏 길 잃지 않고 온 것이 한없이 다행스럽고

    화택의 불길 속에서도 물보라 같은 아이들 웃음 만나

    오늘 또 하루를 살았다는 생각으로 혼자 고마워하곤

    했는데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 모르는 인연들과 

    다시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되풀이하며 비탈진 언덕에

    꽃을 심곤 했는데요 딱딱한 땅을 파고 심은 꽃씨들이

    은은하고 깊은 업연으로 이어져 피어나길 바라며

    눈발처럼 지는 살구꽃 나무 아래 서 있었는데요

     

     

    살구나무의 저녁은 / 전동균

     

    요즘 나의 소풍은

    홍은동 뒷산, 몇 해 전 이사왔을 때 심은

    살구나무에게 가는 거야

     

    누군가 사납게 칼질을 해

    몸의 절반은 찢겨졌지만

    기어코 살아보겠다고, 불구의 제 몸을 제가 부둥켜안고 발버둥쳐

    두어 해나 지나서야 전해오는

    연둣빛 소식을 만나러 가는 거지

     

    살아남은 한쪽 가지에 어린 꽃망울들

    수줍게 매단 살구나무의 저녁은

    멀고도 깊어라, 그곳에는

    가출한 고양이들도 살고

    시골 병원 6인실에서 만난 아버지의 죽음도 살고

    오늘 하루도 헛살았구나, 입술 깨문

    후회도 살고 있으니

    나는 그 옆에 이복형제처럼 앉아

    담배 연기를 맛있게 내뿜곤 하지

     

    그러다가

    가만히 흔들리는 가지 끝에

    제 울음을 환히 밝힌 사랑의 빛들 전등하듯 번지어 오면

    내가 떠난 뒤에 남을 세상과

    어린 새끼들의 따스한 손바닥과

    영영 갚지 못할 부채 같은 연애 따위를 떠올리면서

    너무 많은 얼굴을 숨긴

    어스름 속으로 잠기어가는 거야

    살구나무 그 아픈 가지 중 하나인 듯

    파르륵 파르륵 바람의 몸을 떨면서

     

     

    살구꽃은 어느새 푸른 살구열매를 맺고 / 문태준

     

    외떨어져 살아도 좋을 일

    마루에 앉아 신록이 막 비 듣는 것 보네

    신록에 빗방울이 비치네

    내 눈에 녹두 같은 비

    살구꽃은 어느새 푸른 살구열매를 맺고

     

    나는 오글오글 떼지어 놀다 돌아온

    아이의 손톱을 깎네

    모시조개가 모래를 뱉어 놓은 것과 같은 손톱을 깎네

    감물 들 듯 번져온 것을 보아도 좋을 일

    햇솜 같았던 아이가 예처럼 손이 굵어지는 동안

    마치 큰 징이 한 번 그러나 오래 울렸다고나 할까

    내가 만질 수 없었던 것들

    앞으로 내가 만질 수 없을 것들

    살구꽃은 어느새 푸른 살구 열매를 맺고

    이 사이

    이 사이를 오로지 무엇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시간의 혀 끝에서

    몽긋이 느껴지는 슬프도록 이상한 이 맛을

     

     

     

    잘 익을 살구의 새콤달콤한 맛은 초여름 지쳐가는 몸을 깨워주듯 살구에 관한 시는 고향의 정겨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몸에 좋은 효능이 많은 살구처럼 주변 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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