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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시 모음 봄에 관한 좋은 시좋은 시 2023. 2. 1. 15:18
봄 시 모음을 준비하며 봄에 관한 좋은 시를 선별해 보았습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지나고 나면 곧 봄이 다가올 것 같아 마음이 설레는데요 봄 시에는 봄의 향기가 묻어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향기롭게 해 줄 따뜻한 봄 시 소개해 드릴게요.
봄-시 봄 시 모음
봄 사람 / 나태주
내 인생의 봄은 갔어도
네가 있으니
나는 여전히 봄의 사람
너를 생각하면
가슴속에 새싹이 돋아나
연초록빛 야들야들한 새싹
너를 떠 올리면
마음속에 꽃이 피어나
분홍빛 몽글몽글한 꽃송이
네가 사는 세상이 좋아
너를 생각하는 내가 좋아
내가 숨쉬는 네가 좋아
봄 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봄을 위하여 / 천상병
겨울만 되면
나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며 산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젠 봄기운이 화사하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도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 했는데
내가 어찌 이 말을 잊으랴?
봄이 오면
생기가 돋아나고
기운이 찬다
봄이여 빨리 오라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 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걸음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내 가슴에도 봄이 오나 봐 / 이채
어떻게 살아야 꽃이 될 수 있을까
얼마나 착해야 향기가 될 수 있을까
어디에 가면 내 꽃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늘을 바라보면 구름을 닮고 싶고
바다를 바라보면 파도를 닮고 싶고
산을 바라보면 나무를 닮고 싶고
내 깊은 숲 속에
초록빛 꿈 하나 있어
봄이 오면 새는 지저귀나 봐
내 소망의 뜰에
분홍빛 사랑 하나 있어
봄이 오면 꽃은 피나 봐
외로운 들길에서도
해맑은 얼굴로 피어 있는
연보라 꽃 한 송이의 미소
피어나기 위해
기꺼이 참아내는 아픔이고 싶어
꽃이 피면 봄 앓이를 하나 봐
아지랑이 고운 언덕에 서면
눈물방울 글썽이는
파아란 꿈 빛 하늘가
다가가는 사랑이고 싶고
이루는 꿈이고 싶어
내 가슴에도 봄이 오나 봐
중년에도 봄바람이 분다 / 이채
하루를 말끔히 씻고 나면
왠지 나이도 씻은 것 같아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이
아직은 근사하다
저녁바람에도 봄은 실려오고
오늘은 아무 걱정도 없이 누웠는데
문이 열리 채
오래된 마음은 누구를 만나러 갔는지
그가 돌아올 때까지 잠이 오질 않는다
막무가내로 아직은
젊은 탓인가
봄인 탓인가
이 나이에도 봄바람이 부나 보다
이런 날 혼자 누워 있으면
나뭇잎 바람을 그리워하듯
아득한 누군가가 문득 그리워지는
봄밤 벚꽃 흐드러진 창가에
참 오래도록 기억나는 그 사람은
언제 왔는지
잊었던 풍경 한 장 그리고 서 있다
봄에 관한 시
봄은 온다 / 홍수희
봄은 온다
서러워 마라
겨울은 봄을 위하여 있는 것
잿빛으로 젖어있던
야윈 나뭇가지 사이로
수줍게 피어나는
따순 햇살을 보아
봄은 우리들
마음 안에 있는 것
불러주지 않으면
오지 않는 것이야
사랑은 저절로
자라지 않는 것
인내하며 가꾸어야
꽃이 되는 것이야
차디차게 얼어버린
가슴이라면
찾아보아 남몰래
움트며 설레는 봄을
키워보아 그
조그맣고 조그만 싹을
때때로 봄은 / 문정희
때때로 봄은
으스스한 오한을 이끌고
얇은 외투 깃을 세우고 온다
무지한 희망 때문에
유치한 소문들을
사방에다 울긋불긋 터트려 놓고
풀잎마다 초록 화살을 쏘아 놓는다
때때로 봄은
인생도 모르는 젊은 남자가
연애를 하자고 조를 때처럼 안쓰러운 데가 있다
봄이 왔다기에 / 윤보영
봄이 왔다기에
문 열고 나갔다가
그대 생각만 더 하고 왔습니다
안 그래도 보고 싶은데
더 그리워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대 생각이 봄이고
그대 모습이 꽃이었습니다
그립기는 해도
그리운 만큼
기분 좋은 하루를 선물 받았습니다
내 안에 그대를
늘 담고 살기를 잘했습니다
봄이 너라면 / 윤보영
봄이
따뜻하게 다가선 봄이
너라면 좋겠다
환한 꽃을 피우듯
미소 짓는 너라면 좋겠다
봄이
꽃샘추위로 다가선다해도
너라면 좋겠다
토라졌다 웃는 모습에
향기가 나는 너라면 좋겠다
봄이 꽃을 피워놓고
허무함을 느끼게 만들어도
너라면 좋겠다
그 허무로 네 존재가
입증되고
행복하다는 것을 아는
너라면 좋겠다
아니
봄이 나였으면 좋겠다
이미 봄인 너를
알아보는 봄이었으면 더 좋겠다
봄의 노래 / 신경림
하늘과 달과 별은
소리 내어 노래하지 않는다
들판에 시새워 피는 꽃들은
말을 가지고 말하지 않는다
서로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듣는다
달과 별은 아름다운 노래를
꽃들의 숨 가쁜 속삭임을
귀보다 더 높은 것을 가지고
귀보다 더 깊은 것을 가지고
네 가습에 이는 뽀얀
안개를 본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듣는다
눈보다 더 밝은 것을 가지고
가슴보다 더 큰 아픔을 가지고
다시 오는 봄 / 도종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 납니다
살아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
기러기 떼 열 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았구나 생각하니 눈물 납니다
봄을 담았습니다 / 오보영
봄을 담았습니다
열린 봄 가득
옮겨 담았습니다
봄이 되어 찾아온 당신 마음을
내 마음 봄이 되어 담았습니다
봄빛에 실어 보낸 당신 마음을
내 마음 가득히 채웠습니다
홀가분한 마음
가뿐한 기분으로
가까이 이미 다가와 있던 봄
마음 멀리 있어 보지 못한 봄
한가득
내 마음에 채웠습니다
봄에 좋은 시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 류시화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다
모든 꽃나무는
홀로 봄앓이하는 겨울
봉오리를 열어
자신의 봄이 되려고 하는
너의 전 생애는
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
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
두 가지일 것이니
꽃이 필 때
그 꽃을 맨 먼저 보는 이는
꽃나무 자신
꽃샘추위에 시달린자면
너는 곧 꽃 필 것이다
봄날이 찾아와 / 황인숙
유채 꽃은
추운 엄동설한에도
잘 견디어 이른 봄
노랗게 아름답게 피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쓸쓸하고 외로울 때도
슬플 때도 잘 견디어
봄날이 찾아와
꽃을 피우는
인생이
되도록 합시다
몇 번째 봄 / 이병률
나무 아래 칼을 묻어서
동백나무는 저리도 불꽃을 동강동강 쳐내는구나
겨울 내내 눈을 삼켜서
벚나무는 저리도 종이눈을 뿌리는구나
봄에는 전기가 흘러서
고개만 들어도 화들화들 정신이 없구나
내 무릎 속에는 의자가 들어 있어
오지도 않는 사람을 기다리느라 앉지를 않는구나
사람을 만나고 싶은 계절, 봄 / 이채
봄은 꽃이 피고
바람이 따스해서 인지
사람을 만나고 싶은 계절입니다
소박한 삶의 가치를 알고
한줌이라고 진실을 건네고
봄비처럼 촉촉한 미소를 짓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떠나가는 겨울속에
묻어야 하는 하얀 이야기를
잠시라도 그것이 그리워
봄빛에 여린 눈물이 비치는
사람의 가슴에서
초록의 풀향기를 맡고 싶습니다
겨울을 떠나 보내고
또 오는 봄을 맞이하고
함께 떠나 보낸 것들을 채 잊기도 전에
바람의 노래에 실려오는 봄
산다는 것이 어쩌면
보내고 만나고
그리고 또 보내야 하는
그러나 결국 홀로 남겨지는
쓸쓸한 것이라는 사실에도
새로운 무엇을 만나고 싶어하는
굴레의 반복인지도 모릅니다
계절의 꽃이 아름답고 향긋한 것은
보내고 만나는 존재들 사이에
아직도 사랑이 남아 있기 때문이며
또 다른 계절이 오는 것이 반가운 것은
떠나고 남겨진 것들 사이에
아직도 그리움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봄은 꽃이 피고
바람이 뜨스해서 인지
사람을 만나고 싶은 계절입니다
다 당신입니다 / 김용택
개나리꽃이 피면 개나리 꽃 피는 대로
살구꽃 피면은 살구꽃이 피는 대로
비오면 비오는 대로
그리워요
보고 싶어요
손잡고 싶어요
다
당신입니다
봄날, 사랑의 기도 / 안도현
봄이 오기 전에는
그렇게 봄을 기다렸으나
정작 봄이 와도
저는 봄을 제대로 맞지 못했습니다
이 봄날이 다시 가지 전에
당신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을 해서
이 세상 전체가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봄날이 다가기 전에
갓 태어난 아기가 응아, 하는
울음소리로 엄마에게 신호를 보내듯
내 입 밖으로 나오는 사랑 해요,라는 말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남의 허물을 함부로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던 손바닥을
부끄럽게 하소서
남을 위해 한 번도
열려본 적이 없는 지갑과
끼니때마다 흘러넘쳐 버리던 밥이며 국물과
그리고 인간에 대한 모든 무례와
무지와 무관심을 부끄럽게 하소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하소서
큰 것보다 작은 것도 좋다고,
많은 것보다 적은 것도 좋다고,
높은 것보다 낮은 것도 좋다고,
빠른 것보다는 느린 것도 좋다고,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그것들을 아끼고
쓰다듬을 수 있는 손길을 주소서
장미의 화려한 빛깔 대신에
제비꽃의 소담한 빛깔에 취하게 하소서
백합의 강렬한 향기 대신
진달래의 향기 없는 향기에 취하게 하소서
떨림과 설렘과 감격을 잊어버린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 같은 몸에도
물이 차오르게 하소서
꽃이 피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얼음잘을 뚫고 바다에 당도한
저 푸른 강물과 같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
봄에 읽으면 좋은 좋은 시에 대해 소개했는데요 아직 날씨는 춥지만 마음에는 벌써 봄이 와 있는 것 같아요. 봄에 관한 좋은 시는 화려한 꽃잔치가 펼쳐지는 화창한 봄날을 생각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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