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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산에 관한 시 모음 21편 비 내리는날 장마철에 좋은 우산 시
    좋은 시 2023. 6. 26. 16:20

    우산에 관한 시가 생각나는 장마철입니다. 우산 위로 툭툭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귀 기울여 보면 음악 리듬 같이 경쾌한 느낌이 듭니다. 혼자 우산 쓰고 걷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와 함께 큰 우산을 쓰고 같이 걸어간다면 배려와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 내리는 날 장마철에 읽으면 좋은 우산에 관한 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산
    우산

     

    우산에 관한 시 모음

     

    우산 / 이복래

     

    비 오는 날 

    비를 맞는 사람을 보면

    달려가 우산을 씌워주고 싶다

     

    비를 맞으며 천천히 걷는 사람은

    삶의 멋을 아는 사람이다

    그이에게 젖은 하늘을 가려주는

    사람은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다

     

    우산아래 모녀가 걸어간다

    딸 쪽으로 우산이 기울었다

    어머니의 한쪽 어깨가 젖고 있다

    젖은 어깨가 아름답다

     

     

    우산이 되어 / 이해인

     

    우산도 받지 않은 쓸쓸한 사랑이 

    문밖에 울고 있다

    누구의 설움이 비 되어 오나

    피해도 젖어오는 무수한 빗방울

     

    땅 위에 떨어지는

    구름의 선물로 죄를 씻고 싶은

    비 오는 날은 젖은 사랑

     

    수많은 나와 너와

    젖은 손 악수하며

    이 세상 큰 거리를 한없이 쏘다니리

    우산을 펴 주고 싶어

     

    누구에게나

    우산이 되리

    모두를 위해

     

    우산이 되리

    모두를 위해

     

     

     

    사랑 우산 / 윤보영

     

    사랑으로

    우산을 만들겠습니다

     

    만든 우산을

    당신에게 선물하겠습니다

     

    외로움도 가리고

    슬픔도 가리고

     

    힘듦도 가리고

    아픔도 가릴 수 있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햇볕 좋은 날에도

     

    늘 쓰고 다닐 수 있게

    사랑으로 만들겠습니다

     

    그 우산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당신은

    당신은 이미 

    나의 우산입니다

     

     

     

    우산 / 도종환

     

    혼자 걷는 길 위에

    비가 내린다

     

    구름이 끼인 만큼

    비가 내리리라

     

    당신을 향해 젖으며 가는

    나의 길을 생각한다

     

    나도 당신을 사랑한 만큼

    시를 쓰게 되리라

     

    당신으로 인해 사랑을 얻었고

    당신으로 인해 삶을 잃었으나

     

    영원한 사랑만이 우리들의 영원한

    삶을 되찾게 할 것이다

     

    혼자 가는 길 위에

    비가 내리니

     

    나는 외롭지 않고

    다만 젖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먼 거리에 서 있어도

    나는 당신을 가리는 우산이고 싶다

     

    언제나 하나의 우산 속에 있고 싶다

     

     

    비닐우산 / 정호승

     

    오늘도 비를 맞으며 걷는 일보다

    바람에 뒤집히는 일이 더 즐겁습니다

     

    끝내는 바람에 뒤집히다 못해

    빗길에 버려지는 일이 더 즐겁습니다

     

    비 오는 날마다 나는 하늘의 작은 가슴이므로

    그대 가슴에 연꽃 한 송이 피울 수 있으므로

     

    오늘도 바람에 뒤집히는 일보다

    빗길에 버려지는 일이 더 행복합니다

     

     

     

    어디 우산 놓고 온듯 / 정현종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자유인 것을

     

     

    우산속의 두 사람 / 용혜원

     

    비가 아무리 줄기차게 쏟아진다 하여도

    우산 속에서 나란히 걸을 수 있다면

     

    발목과 어깨를 촉촉히 적셔온다 하여도

    서로의 호흡을 느끼며 주고받는 이야기가 무르익는다면

    빗소리보다 때로는 작게, 때로는 크게

    서로의 목소리를 조절하여 웃을 수 있다면

     

    우산 속에서 서로 어색함 없이

    어깨와 어깨 사이가 좁혀지고

    두 사람의 손이 우산을 함께 잡아도 좋다면

    사랑은 시작된 것입니다

     

    우산 속 두 사람의

    사랑여행이 시작된 것입니다

     

     

    우산에 대한 시 모음

     

    우산이 좁아서 / 복효근

     

    왼쪽에 내가

    오른쪽엔 네가 나란히 걸으며

    비바람 내리치는 길을

    좁은 우산 하나로 버티며 갈 때

    그 길 끝에서

    내 왼쪽 어깨보다 덜 젖은 내 어깨를 보며

    다행이라 여길 수 있다면

    길이 좀 멀었어도 좋았을 걸 하면서

    내 왼쪽 어깨가 더 젖었어도 좋았을 걸 하면서

    젖지 않은 내 가슴 저 안쪽은 오히려 햇살이 짱짱하여

    그래서 더 미안하기도 하면서

     

     

    우산과 그리움 / 연공흠

     

    그대 생각하다

    전철에 우산을 놓고 내려

    장맛비를 맞았어요

     

    괜찮아요

    그리움은 갖고 내렸고

    장맛비도

    그리움을 씻어 내리지 못했으니까

     

     

     

    우산과 어머니 / 이정록

     

    우산과 어머니는 닮았다

    돌은 비바람을 막아 준다

    못난 얼굴을 숨길 수 있다

    하늘 무서운 줄 알고 살아라

    올려다보지 말고 멀리 보아라

    천둥 번개도 순간이고 장마도 멎는단다

     

    우산과 어머니는 속이 깜깜하게 젖어 있다

    햇빛이 들면 저 홀로 구석이서 잊힌다

    그래도 언제나 신발장 가까이에서 기다린다

    꺾여도 털고 일어나 다시 펼치거라

    우산을 펼쳐 젖은 사람을 들이는 순간

    너는 일주문 기둥이 된단다

    언제 오셨나 젖은 어머니가

    마른 우산을 또 낳는다

    나는 어머니를 펼친다

     

     

     

    우산속으로도 비 소리는 내린다 / 함민복

     

    우산은 말라가는 가슴 접고 얼마나 비를 기다렸을까

    비는 또 오는 게 아니라

    비를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 내린다는 생각을 위하여

    혼자 마신 술에 넘쳐 거리로 토해지는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는 내린다

     

    정작 술 취하고 싶은 건 내가 아닌 나의 나날인데

    비가와 선명해진 원고지칸 같은 보도불록 위를

    타인에 떠밀린 탓 보단 스스로의 잘못된 보행으로

    비틀비틀 내 잘못 써온 날들이

    우산처럼 비가 오면 가슴 확 펼쳐

    사랑한번 못해본 쓴 기억을 끌며

    나는 얼마나 더 가슴을 말려야 우산이 될 수 있나

     

    어쩌면 틀렸을지도 모르는 질문에

    소낙비에 가슴을 적신다

    우산처럼 가슴한전 확 펼쳐보지 못한 날들이

    우산처럼 가슴을 확 펼쳐보는 사랑을 꿈꾸며

    비 내리는 날 낮술에 취해 젖어오는 생각의 발목으로

    비가 싫어 우산을 쓴 것이 아닌

    사람들의 사이를 걷고 또 걸으면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는 내린다

     

     

     

    우산도 없이 / 홍수희

     

    나무도 비를 맞고

    말없이 서서 있는데

    풀꽃도 비를 맞으며

    꽃잎꽃잎 하늘 거리는데

     

    유독 사람만이

    우산을 쓰고 빗속을

    서둘러 간다

     

    유독 사람만이

    부끄럽고 서러운 일도 많아

    하늘 아래 또 다른

    지붕 있어 그리 숨는다

     

    아, 한 번쯤은 우산도 없이

    비 오는 날의 나무가

    되어 볼 일입니다

    내가 바로 젖은 우산이

    되어 볼 일입니다

     

     

     

    젖은 우산 / 안재동

     

    지난 장마철 빗물에 젖은 우산을

    무심코 계속 습기 찬 곳에

    접혀진 채로 팽개쳐 두었더니

    어느샌가 우산대에

    발갛게 녹이 슬어버렸습니다

     

    비가 오면

     

    나를 씌운 우산이 빗물에 흠뻑 젖듯이

    그대를 생각하는 내 마음도

    무작정 아픔에 젖을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나로 하여 지금 이 시간

    혹 누군가의 마음도

    장마철의 우산처럼

    젖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때론 혹 그대 마음도 나로 하여

    젖게 된다면 그 마음

    뙤약볕에 이불 펴 널듯

    푸른 하늘을 향해 활짝 펴고서

    어서 말릴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그대의 우산 / 이문조

     

    비를 맞는

    사람에게 살며시 다가가

    우산을 씌워준다

     

    누군가에게

    우산이 되어 준다는 것

    참 행복한 일이다

     

    비바람을 막아주는

    우산

     

    나도 

    이 세상 누군가를 위해

    몸도 마음도 젖지 않게 해주는

    다정한 우산이 되고 싶다

     

     

    우산 시 모음

     

    비 오는 날에 / 나희덕

     

    내 우산살이 너를 찌른다면, 미안하다

    비닐 우산이여

    나의 우산은 팽팽하고

    단단한 강철의 부리를 지니고 있어

    비 오는 날에도 걱정이 없었거니

    이제는 걱정이 된다

    빗속을 함께 걸어가면서 행여

    댓살 멸 개가 엉성하게 받치고 선

    네 약한 푸른 살을 찢게 될까 두렵구나

    나의 단단함이 가시가 되고

    나의 팽팽함이 너를 주눅들게 한다면

    차라리 이 우산을 접어 두겠다

    몸이 젖으면 어떠랴

    만물이 눅눅한 슬픔에 녹고 있는데

    빗발이 드세기로

    우리의 살끼리 부대낌만 하랴

    비를 나누어 맞는 기쁨

    젖은 어깨에 손을 얹어

    따뜻한 체온이 되어줄 수도 있는

    이 비 오는 날에

    내 손에 들린 우산이 무겁기만 하다

     

     

     

    푸른, 비닐우산을 펴면 / 유하

     

    빌딩들 사이에서 오백 원으로

    급히 펼쳐든

    푸른 비닐의 공간

    난 오래 잊고 있었던 은행의 비밀 번호를

    기억해낸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 순간

    난 이 거대한 도시 속에서

    유일하게 빗방울들의 노크 소리를 듣는다

    푸른 비닐을 두드리며 황홀하게

    나의 비밀 번호를 호명하는 물방울의 목소리

    나는 열리기 시작한다

    빗방울의 목소리를 닮은 사람이여

    내게 예금이되어진 건

    소낙비를 완벽하게 긋는 박쥐 우산이 아니라

    푸른 비닐의 공간을 가볍게 준비할 수 있는 능력

    비닐우산을 펴면

    나는 푸른 비닐처럼 가볍게 비밀스러워진다

    빗방울을 닮은 사람이

    또박또박 부르는 비밀 번호 앞에서

    천천히 열리는 꿈에 부풀기 시작한다

     

     

     

    우산 속 / 남정림

     

    굵은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면

    두 어깨가 한 뼘 가까워지고

     

    다정한 말들이

    우산살을 따라 꽃처럼 펼쳐진다

     

    우산 속에는

    물빛처럼 은밀하게 스며드는

    사랑의 입자가 둥둥 떠다닌다

     

     

     

    비 오는 날은 누군가의 우산이 되고 싶다 / 이채

     

    그 언젠가 비 오는 날

    우산도 없이 쓸쓸히

    혼자서 길을 걸은 적이 있었지

     

    옷은 옷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젖은 채

    발길 닿은 거리마다 빗물이 흐르고

     

    누군가가 다가와 나의 우산이 되었다면

    빗물이 그토록 차갑지는 않았을 거야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에

    외로움도 젖어버린 거리

    바보처럼 나도 비가 되고 말았어

     

    비 오는 날엔 누군가의 우산이 되고 싶다

    누군가가 나처럼 외롭지 않아도 될 테니까

     

    비 오는 날엔 누군가의 우산이 되고 싶다

    누군가가 나처럼 비가 되지 않아도 될 테니까

     

     

     

    우산 꽃 / 권오삼

     

    비 오면

    활짝

    피었다가

     

    비 그치면

    금방 져요

     

    커다란

    우산 꽃

     

     

     

    우산 / 박연준

     

    우산은 너무 오래 시간은 기다리지 못한다

    이따금 한 번씩 비를 맞아야

    동그랗고 휜 척추들을 깨우고 주름을 필 수 있다

    우산은 많은 날들을 집 안 구석에서 기다리며 보낸다

    눈을 감고 기다리는 데 마음을 기울인다

     

    벽에 매달린 우산은 많은 비들을 기억한다

    머리꼭지에서부터 등줄기 온몸 구석구석 핥아주던

    수많은 비의 혀들 비의 투명한 율동을 기억한다

    벽에 매달려 온몸을 접은 채

    그 많은 비들을 추억하며

     

    그러나 우산은 넘 오랜 시간은 기다리지 못한다

     

     

     

    우산 / 신동문

     

    우산은 비가 내리는 때에만 받는 것이 아니라

    젖어있는 마음은 언제나 우산을 받는다. 그러나

    찢어진 지우산 같은 마음은 아무래도 젖어만 있다

    더구나 웃음이나 울음의 표정으로 인간이 누전되어

    몸속에 배어올 때는 손댈 곳 발 디딜 곳 없이

    지리지리 마음이 저려온다, 눈으로 내다보는

    앙상한 우산살 사이의 하늘은 비가 오나

    안 오나 간에 언제나 회색진 배경인데 그런 기상이

    벗겨지지 않는 것은 떨어진 마음을 마음이 우산 받고

    있는 것이라. 내 손도 누구의 손도 어쩔 도리가 없다.

     

     

    우산에 대한 기억들이 다양하여 누군가에게는 어머니를 떠 올리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 올리며 추억에 젖게도 합니다. 비 내리는 날 장마철 우산에 관한 시가 감성 여행 떠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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