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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시 모음 2월에 관한 시 소개합니다좋은 시 2023. 1. 26. 13:19
2월에 관한 시를 준비했는데요 2월은 밸런타인데이와 각종 졸업식이 있는 겨울의 끝자락입니다. 매서운 추위에 봄은 아직 멀어 보이지만 계절은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네요. 여유 있는 마음으로 2월을 보내시길 바라며 2월의 시 모음 소개해 드릴게요.
2월의 시 모음
2월의 기다림 / 이채
내 당신 기다림에 얼음이 되었어도
내 가슴 벌써 분홍 꽃이 피었어요
아침 햇살에 작은 가슴 열었더니
소복이 꽃망울이 맺혔는데
당신을 기다리는 내 뜰은
벌써부터 향기로운 봄꽃이에요
봄보다 마음 먼저 실려 오는
2월의 기다림
눈꽃이 흩날리던 긴 겨울도
내 창을 햇살에게 내어주고
하얀 손을 흔들고 떠나가요
잘 가요. 하얀 아가씨
지난밤 아무도 없는 그 뜰에도
여전히 달빛 고운 그리움 내리고
하얗게 쏟아지는 별들의 미소에
간절한 마음 작은 소망 실었더니
이제 정말 봄이 오려나 봐요
어서 와요. 예쁜 아가씨
2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봄이 오면 나도
예쁜 꽃 한 송이 피우고 싶어
어울려 피는 꽃이 되어
더불어 나누는 향기이고 싶어
용서의 꽃은
돌아선 등을 마주 보게 하고
이해의 꽃은
멀어진 가슴을 가깝게 하지
겸손의 꽃은
다가선 걸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의 꽃은
마음을 이어주는 기쁨이 되지
나눔의 꽃은
생각만 해도 행복한 미소
배려의 꽃은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풍경인 걸
사랑과 믿음의 빛으로
내가 어디에 있건
환히 나를 비추는 당신
햇살같이 고마운 당신에게
감사의 꽃도 잊어선 안 되겠지
2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모든 것이 순탄하리라고 믿기로 한다
꼭 그럴 것이라고 믿어보기로 한다
나무에 물이 오르고 꽃이 피고 푸릇푸릇 잎이 자랄 때
나의 하루하루도 그러하리라고
햇살이 따뜻하니 바람도 곱고 아늑하리라고
누구도 대신 걸어줄 수 없는
이 넓은 세상에 새로운 길 하나 내어 보기로 한다
길이라 함은 누군가 걸었기에 길이 된 것이리
아무도 걷지 않았다면 길이 될 수 없겠지
큰길에는 분명 수많은 발자욱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 하나하나의 눈물과 고뇌가
흐르고 흘러 강물 같은 길이 되었을 것이다
바람에 가지가 휘어지고 잎새 우는소리 들려와도
담담한 용기를 가져보기로 한다
봄은 그리 길지 않고 하루의 절반도 어둠이지 않던가
새들의 노랫소리가 위안이 되고
그 길에서 이름 모를 풀꽃들이 나를 반겨줄 때
더러 힘겨워도 견뎌낼 수 있으리라
조금은 쓸쓸해도 웃을 수 있으리라
풀잎 스치는 바람에도 나 행복하리라
하루의 끝에는 늘 밤을 기다리는 노을이 붉지
먼 훗날 나 노을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까
때를 알고 자리를 내어주는 낙엽처럼
그렇게 고요하게 순응할 수 있을까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오면
한 알의 씨앗으로 흙 속에 묻힐 수 있을까
사람이여!
사랑한다 2월! / 윤보영
2월 너는
12개월 중에 가장 짧고
1월과 3월에 묻히기도 하지만
내 1년을 만들어 줄 중요한 달!
너에게 손을 내민다
네가 겨울을 깨워 3월을 불러오듯
나에게도 잠재력을 깨울 힘을 달라고
2월 너의 마지막 날
멋지게 한 달을 보낸 나에게 손뼉 쳐주고
웃으면서 3월로 들어서고 싶다
사랑한다, 2월!
꽃을 피우고
마음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를 들으며
3월 어딘가를 걷고 있을 때
힘주어 손잡아 준 널 기억하겠다.
사랑한다, 2월
열정적인 너를 사랑한다
내 친구 2월 / 윤보영
2월이 가고 있습니다
가고 있는 2월을 다시 보니
억지로 가는 것이 아니라
3월을 불러오겠다며
기분 좋게 가고 있습니다
비록 짧은 달이었지만
봄 맞을 준비로 분주했고
설날까지 있어 바빴을 2월!
수고했다고
애썼다고 손잡아 주었습니다
이제 곧 3월이 되면
2월이 있었기에, 튼튼한
3월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더 의미 있게 보내겠습니다
2월이 가고 있습니다
가는 2월에게
다시 한번 잘 가라고 인사했더니
곁에 다가와 깃속말을 합니다
"나 친구 해도 되지?"
그래
내 친구 2월!
잘 가라.
2월에 관한 시
2월의 시 / 이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먹는 한 조각 무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주지 못한 일상에
새옷을 입혀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정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2월 / 김용택
방을 바꿨다
한 개의 산봉우리는 내 눈에 차고
그 산봉우리와 이어진 산은 어깨만 보인다
강과 강 건너 마을이 사라진 대신
사람이 살지 않은 낡은 농가가
코앞에 엎드려 있다
텅 빈 헛간과 외양간,
분명하게 금이 간 슬레이트 지붕,
봄이 오지 않은 시멘트 마당에
탱자나무 감나무 밤나무 가지들이
바람에 뒤엉킨다
봄이 아직 멀었다
노란 잔디 위에서 떠드는 아이들이
소리가 등뒤에서 들린다
계절과 상관없이 아이들은
늘 햇살을 한짐씩 짊어지고 뛰어다닌다
방을 바꿨다
방을 바꾼다고 금세 삶이 바뀌지 않듯
풍경이 바뀌다고 생각이
금방 달라지진 않는다
눈에 익은 것들이 점점 제자리로 돌아가고
그것들이 이어서 본 듯 나를 새로 보리라
날이 흐려진다
비 아니면 눈이 오겠지만
아직도 비도 눈으로 바뀔 때,
나는 어제의 방과 이별을 하고
다른 방에 앉아
이것저것 다른 풍경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나도 이제 낡고 싶고 늙고 싶다
어떤 이별도 이제 그다지 슬프지 않다
덤덤하게, 그러나 지금 나는 조금은
애틋하게, 쓸쓸하게
새 방에 앉아 있다
산동백이 피는지 문득,
저쪽 산 한쪽이 환하다. 아무튼,
아직 봄이 이르다.
2월 / 남정림
휘몰아쳐도
내몰리지 않는 2월
매섭게 달려들어고
달아나지 않는 2월
얼어붙어도
미끄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2월은
꿈꾸는 언덕
연두색 실바람을 기다리는
포효하는 짐승
짧아도 누추하지 않은
2월에는
나도 연한 꿈을 꾸리라
2월의 나무 / 남정림
황홀한 잎새를 떨어뜨린걸
후회하지 않아요
연두색 소망이 가지 위에
돋아날 봄을 기다리니까요
2월의 좋은 시
2월 / 안도현
진눈깨비 속에서 졸업식이다
붉고 큰 꽃다발 가슴으로 슬프고 기쁜 기념사진을 찍는다
식구들과 한판 벗들과 한판 그리고 독사진도 한판
발둥에서 머리끝까지 밀가루 하얗게 뒤집어쓰고
눈발처럼 키득거리는 놈도 있다 평소에 밥먹듯이 매 맞던 녀석이다
그래도 장차 시대구분할 임자는
이 흥청대는 아이들 중에 있다
내 눈에는 이 튼튼한 장정들의 아침의 나라가 보인다
2월 혁명 / 임영준
이제
한 꺼풀 벗고
당당히 나서 볼까
핑곗김에 둘렀던
장막도 걷어야지
햇살 마중 나가던
새순의 속삭임이
불을 지폈다
2월의 편지 / 홍수희
어딘가 허술하고
어딘가 늘 모자랍니다
하루나 이틀
꽉 채워지지 않은
날수만 가지고도
2월은 초라합니다
겨울나무 앙상한
가지 틈새로 가까스로
걸려 있는 날들이여,
꽃빛 찬란한 봄이
그리로 오시는 줄을
알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1년 중에
가장 초라한 2월을
당신이 밟고 오신다니요
어쩌면 나를
가득 채우기에
급급했던 날들입니다
조금은 모자란 듯 보이더라도
조금은 부족한 듯 보이더라도
사랑의 싹이 돋아날
여분의 땅을 내 가슴에
남겨두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2월은 간다 / 홍수희
외로움을 아는 사람은
2월을 안다
떨쳐버려야 할 그리움을 끝내 붙잡고
미적미적 서성대던 사람은
2월을 안다
어느 날 정작 돌아보니
자리 없이 떠돌던 기억의 응어리들,
시절을 놓친 미련이었네
필요한 것은 추억의 가지치기
떠날 것은 스스로 떠나게 하고
오는 것은 조용한 기쁨으로 맞이하여라
계절은
가고 또 오는 것
사랑은 구속이 아니었네
2월은
흐르는 물살 위에 가로 놓여진
조촐한 징검다리였을 뿐
다만 소리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이여,
그렇게 2월은 간다
2월 / 정연복
일 년 열두 달 중에
제일 키가 작지만
조금도 기죽지 않고
어리광을 피우지도 않는다
추운 겨울과
따뜻한 봄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
해마다 묵묵히 해낸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기어코 봄은 찾아온다는 것
슬픔과 고통 너머
기쁨과 환희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음을
가만가만 깨우쳐 준다
이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여
나를 딛고
새 희망 새 삶으로 나아가라고
자신의 등 아낌없이 내주고
땅에 바싹 엎드린
몸집은 작아도 마음은
무지무지 크고 착한 달
2월의 시에는 2월을 기쁘게 맞이하는 마음과 2월을 보내는 아쉬운 마음이 담겨 있네요.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2월에 있어요. 봄을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즐겁게 2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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