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시모음
하늘에 관한 시 모음입니다.
하늘 시 읽고 잠시 쉬었다 가세요.
하늘의 사전적 의미는 바다 위나
땅 위로 해와 달, 무수한 별들이
널려 있는 무한대의 공간을
뜻합니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 둥둥 떠 있는
맑고 이쁜 하늘은 바라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맑고 예쁜 하늘은 우리 마음을
토닥여 주며 잠시 쉬었다 가라고
하는것 같아요.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나의 하늘은 / 이해인
그 푸른빛이 너무 좋아
창가에서 올려다본
나의 하늘은
어제는 바다가 되고
오늘은 숲이 되고
내일은 또 무엇이 될까
몹시 갑갑하고
울고 싶을 때
문득 쳐다본 나의 하늘이
지금은 집이 되고
호수가 되고
들판이 된다
그 들판에서
꿈을 꾸는 내 마음
파랗게 파랗게
부서지지 않는 빛깔
하늘은
희망을 고인
푸른 호수
나는 날마다
희망을 긷고 싶어
땅에서 긴 두레박을
하늘까지 낸다
내가 물을 많이 퍼가도
늘 말이 없는
하늘
하늘이 파란 날 / 김용택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한적한 풀밭에 길게 누워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요
눈뜨면
눈부시어요 당신 모습
저 하늘처럼 눈부시어
살며시 눈을 감고
햇살을 얼굴 가득 받을 때
꼭 당신의 얼굴이 내게로
환하게 포개져 와닿는 것 같아요
하늘이 파란 날
한적한 풀밭에 누워
눈떴다 감았다 보고 싶은 당신
당신 생각으로 두 눈을 꼭 감습니다
하늘 / 천상병
무한한 하늘에
태양과 구름 더러 뜨고
새가 밑하늘에 날으다
내 눈 한가히 위로 보며
바람 끊임없음을 인식하고
바람 자취 눈여겨보다
아련한 공간이여
내 마음 쑥스러울 만큼 어리석고
유한밖에 못 머무는 날 채찍질하네
똑똑똑 하늘 / 윤보영
똑똑똑
똑똑한 하늘
마음을 열 줄 아는
똑똑똑
괜찮은 하늘
열린 마음으로
감동을 건넬 줄 아는
똑똑똑
사랑스러운 하늘
감동한 나에게
네 표정으로
미소까지 선물하는
하늘의 그물 / 정호승
하늘의 그물은 성글지마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다만 가을밤에 보름당 뜨면
어린 새끼들 데리고 기러기만
하나 둘 떼 지어 빠져나갑니다
맑은 하늘 / 나태주
하늘이 너무 맑아
눈물이 나려고 한다
네가 너무 예뻐
눈물이 나려고 한다
아니다
내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
하늘을 봅니다 / 오광수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늘을 봅니다
하늘같이 살려고
미운 마음이 생길 때마다 봅니다
하늘같은 마음으로 지우려고
파란 하늘에 떠가는 구름이
이녁의 속내를 어찌 그리 아는지
미운 얼굴 하얗게 그려놓고는
하나 둘 흩어면서 살라 합니다
서러운 마음 들 때마다 봅니다
하늘같이 마음으로 잊으려고
시커먼 먹장구름이 몰려와선
이녁의 가슴을 어찌 그리 아는지
이 산 저 산 소리 내어 때리면서
하나 둘 잊으면서 살라 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있을 때도 봅니다
하늘같은 마음으로 살려고
비 온 뒤 둥실 떠 있는 무지개같이
이녁의 인생이 한낮 그 순간인데
밉고 서러워한들 부질없음을
그것마저도 사랑하며 살렵니다
지금도 하늘을 봅니다
하늘같이 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