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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시 모음 여름에 관한 시 모음
    좋은 시 2022. 5. 31. 14:33

     

     

     

    여름 시 여름에 관한 시를 모아 봤습니다.

     

    여름이라는 매력적인 계절이 어느새

    우리 곁으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따뜻한 음료보다 차갑고 시원한 음료를

    뜨거운 음식보다 한 입 먹으면 입안이

    시원해지는 냉면을 찾게 되면

    '여름이구나'라고 혼잣말을 내뱉습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어떻게 여름을 보낼까 미리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은 우리 힘으로

    빨리 돌릴 수도 건너뛸 수도 없는

    사실 앞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더워서 힘들고 어떻게 보낼까

    걱정으로 여름을 보내지 말고

    여름이라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즐기는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생활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여름 시 읽으며 잠깐 쉬었다 가세요.

     

     

    열대 여름 해변 풍경

     

     

     

     

     

     

     

    여름 아침

     

                                      김수영

     

     

    여름 아침의 시골은 가족과 같다

    햇살을 모자같이 이고 앉은 사람들이 밭을 고르고

    우리 집에도 어저께는 무씨를 뿌렸다

    원활하게 굽은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나는 지금 간밤의 쓰디쓴 취각과 청각과 미각과 통각마저 잊어버리려고 한다

    물을 뜨러 나온 아내의 얼굴은 

    어느 틈에 저렇게 검어졌는지 모른다

    차차 시골 동리 사람들의 얼굴을 닮아간다

    뜨거워진 햇살이 산 위를 걸어 내려온다

    가장 아름다운 이기적인 시간 우에서

    나는 나의 검게 타야 할 정신을 생각하며

    구별을 용서하지 않는

    밭고랑 사이를 무겁게 걸어간다

    고뇌여

    강물은 도도하게 흘러내려 가느데

    천국도 지옥도 너무나 가까운 곳

    사람들이여

    차라리 숙련이 없는 영혼이 되어

    씨를 뿌리고 밭을 갈고 가래질을 하고 고물개질을 하자

    여름 아침에는 자비로운 하늘이 무수한 우리들의 사진을 찍으리라

    단 한 장의 사진을 찍으리라

     

    이른 아침 물방울이 맺힌 이슬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여름 일기

     

                                         이해인

     

     

    사람이 나이 들면

    고운 마음 어진 웃음 잃기 쉬운데

    느티나무여

     

    당신은 나이가 들어도 어찌그리

    푸른 기품 잃지 않고

    넉넉하게 아름다운지

     

    나는 너무 부러워서 당신 그늘 아래

    오래 오래 앉아서 당시의 

    향기를 맡습니다

     

    조금이라도 당신을 닮고 싶어

    시원한 그늘 떠날줄을 모릅니다

     

    당신처럼 뿌리가

    깊어 더 빛나는

    시의 잎사귀를 달 수 있도록

    나를 기다려 주십시오

     

    당신처럼 뿌리 깊고 넓은

    사람을 나도 하고 싶습니다

     

    오크나무 밑에서 바라 본 나무와 하늘

     

     

     

     

     

     

     

    쓸쓸한 여름

     

                                    나태주

     

     

    챙이 넓은 여름 모자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빛깔이 새하얀 걸로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올해도 오동꽃은 피었다 지고

    개구리 울음 소리 땅 속으로 다 자즈러들고

     

    그대 만나지도 못한 채

    또다시 여름은 와서

     

    나만 혼자 집을 지키고 있소

    집을 지키며 앓고 있소.

     

    잔디 위 창이 넓은 여름 모자와 들꽃

     

     

     

     

     

     

     

     

    여름밤 

     

                               이준관

     

     

    여름밤은 아름답구나

    여름밤은 뜬눈으로 지새우자

    아들아, 내가 이야기를 하마

    무릎 사이에 얼굴을 꼭 끼고 가까이 오라

    하늘의 저 많은 별들이

    우리들을 그냥 잠들도록 놓아두지 않는구나

    나뭇잎에 진 한낮의 태양이

    회중전등을 켜고 우리들의 추억을

    깜짝깜짝 깨워놓는구나

    아들아,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

    너는 밤새 물어라

    저 별들이 아름다운 대담이 되어줄 것이다

    아들아 가까이 오라

    네 열 손가락에 달을 달아주마

    달이 시들면

    손가락을 펴서 하늘가에 달을 뿌려라

    여름밤은 아름답구나

    짧은 여름밤이 다 가기 전에(그래, 아름다운 것은 짧은 법!)

    뜬눈으로

    눈이 빨개지도록 아름다움을 보자.

     

    밤하늘 초승달과 별 그리고 나무 실루엣

     

     

     

     

     

     

     

    여름에는 저녁을

     

                                          오규원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초저녁에도

    환한 달빛

     

    마당 위에는

    멍석

    멍석 위에는

    환한 달빛

    달빛을 깔고

    저녁을 먹는다

     

    숲 속에서는

    바람이 잠들고

    마을에서는

    지붕이 잠들고

     

    들에는 잔잔한 달빛

    들에는

    봄의 발자국처럼

    잔잔한

    풀잎들

     

    마음도

    달빛에 잠기고

    밥상도

    달빛에 잠기고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밥그릇 안에까지

    가득 차는 달빛

     

    아! 달빛을 먹는다

    초저녁에도

    환한 달빛

     

    호수 일몰 풍경

     

     

     

     

     

     

     

    여름밤

     

                                     정호승

     

     

    들깻잎에 초승달을 싸서

    어머님께 드린다

     

    어머니는 맛있다고

    자꾸 잡수신다

     

    내일 밤엔

    상추잎에 별을 싸서 드려야지

     

    깜깜한 밤하늘 초승달 하나

     

     

     

     

     

     

     

    당신의 여름을 사랑합니다

     

                                                    이채

     

     

    겨울은 덥지 않아서 좋고

    여름은 춥지 않아서 좋다는

    넉넉한 당신의 마음은

    뿌리 깊은 느티나무를 닮았습니다

     

    더위를 이기는 열매처럼

    추위를 이기는 꽃씨처럼

    꿋꿋한 당신의 모습은

    곧고 정직한 소나무를 닮았습니다

     

    그런 당신의 그늘이 편해서

    나는 지친 날개 펴고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

    가슴이 작은 한 마리 여름새랍니다

     

    종일 당신의 나뭇가지에 앉아

    기쁨의 목소리로

    행복의 노래를 부르게 하는

    당신은 어느 하늘의 천사인가요

     

    나뭇잎 사이로 파아란 열매가

    여름 햇살에 익어가고 있을 때

    이 계절의 무더위도 신의 축복이라며

    감사히 견디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굵은 나무 기둥 옆 하얀색 풀꽃들

     

     

     

     

     

     

     

    여름

     

                                  정연복

     

     

    여름은 좀체

    종잡을 수 없는 변덕쟁이

     

    한낮의 찜통더위에

    땀이 강처럼 흐르다가도

     

    하늘이 내려주는

    벼락선물같이

     

    소낙비 한줄기 퍼부으면

    온몸에 서늘한 기운 가시 돋는다

     

    도로 위에 내리는 소나기

     

     

     

     

     

     

     

     

    여름꽃

     

                             이문재

     

     

    그대와 마주 서기는

    그대 눈동자 바로 보기는

    두렵고 또 두려운 일이어서

     

    저기 뜨락에 핀 꽃

    여름꽃을 보고 있다

    어둠의 끝에서

    몸을 활짝 열었던 아침꽃들

    정오가 오기 전에

    꽃잎으로 제 얼굴을 가리고

    안으로 돌아가 있다

    해를 바로 보기가 어려운 것이다

    어려워서 여름꽃은

    꽃잎을 모아 합장한다

    여름꽃은 자기 안으로 들어가

    해의 눈동자가 된다

     

    정원에 핀 해바라기 꽃

     

     

     

     

     

     

    여름 능소화

     

                                 정끝별

     

     

    꽃의 눈이 감기는 것과

    꽃의 손이 덩굴지는 것과

    꽃의 입이 다급히 열리는 것과

    꽃의 허리가 한껏 휘어지는 것이

    벼랑이 벼랑 끝에 발을 묻듯

    허공이 허공의 가슴에 달라붙듯

    벼랑에서 벼랑을

    허공에서 허공을 돌파하며

    홍수가 휩쓸고 산 뒤에도

    붉은 목젖을 돋우며

    더운 살꽃을 피워내며

    오뉴월 불 든 사랑을

    저리 천연스레 완성하고 있다니!

    꽃의 살갗이 바람 드는 것과

    꽃의 마음이 붉게 멍드는 것과

    꽃의 목울대에 비린내가 차오르는 것과

    꽃의 온몸이 저리 환히 당겨지는 것까지

     

    능소화 꽃

     

     

     

     

    여름 날씨가 뜨거워지는 만큼

    마음도 뜨거운 열정으로 

    여름 하면 떠오르는 즐거운 생각을 하며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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