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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 시 모음 가족에 관한 시 좋은글
    좋은 시 2023. 5. 1. 17:20

    가족 시 모음을 5월을 맞이하며 준비했습니다. 가족에 관한 시에는 가족을 향한 애틋한 사랑이 행복을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족의 형태도 많이 변했는데요 요즘은 혼인, 혈연관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원을 볼 수 있으며 한 집에서 함께 살며 밥을 같이 먹는 식구라고도 합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가족에 관한 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가족-일출-감상
    가족-일출-감상

     

    가족 시 모음

     

    가족사진 / 나태주

     

    아들이 군대에 가고

    대학생이 된 딸아이마저

    서울로 가게 되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자고 했다

     

    아는 시진관을 찾아가서

    두 아이는 앉히고 아내도

    그 옆자리에 앉히고 나는 뒤에 서서

    가족사진이란 걸 찍었다

     

    미장원에 다녀오고 무쓰도 발라보고

    웃는 표정을 짓는다고 지어보았지만

    그만 찡그린 얼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떫은 땡감을 씹은 듯

    껄쩍지근한 아내의 얼굴

    가면을 뒤집어쓴 듯한 나의 얼굴

    그것은 결혼 25년만에

    우리가 만든 첫 번째 세상이었다

     

     

    식구 / 안도현

     

    두 마리 비오리가

    연못을 건너가고 있다

    연못 기슭까지 날개가 닿는

    커다란 새 두 마리를 데리고

    구질구질한 가난도 캄캄한 서러움도 없다는 듯이

    푸진 저녁밥상을 차리던 내 어머니같이

    그 옆에 말없이 앉은 아버지 같이

    미끄러지듯 경쾌하게

    (물속에 잠긴 두 발은 마구 세상을 긁고 있겠지만)

    물 바깥의 자태는 아무 일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건너가고 있다

    두 마리 비오리는

    (잘 익은 까마중 같은 눈으로 먹이를 찾느라 두리번거리겠지만)

    암컷의 뱃속에서 여물어가는 알이

    차돌처럼 단단해질 때까지는

    건너가겠다는 듯이

     

     

    나의 가족 / 김수영

     

    고색이 창연한 우리집에도

    어느덧 물결과 바람이

    신선한 기운을 가지고 쏟아져 들어왔다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아침이면 눈을 부비고 나가서

    저녁에 들어올 때마다

    먼지처럼 인색하게 묻혀가지고 들어온 것

     

    얼마나 장구한 세월이 흘러갔던가

    파도처럼 옆으로

    혹은 세대를 가리키는 지층의 단면처럼 억세고도 아름다운 색깔-

     

    조용하고 늠름한 불빛 아래

    가족들이 저마다 떠드는 소리도

    귀에 거슬리지 않는 것은

    내가 그들에게 전령을 맡긴 탓인가

    내가 지금 순한 고개를 숙이고

    온 마음을 다하여 즐기고 있는 서책은

    위대한 고대조각의 사진

     

    그렇지만 

    구차한 나의 머리에

    성스러운 향수와 우주의 위대감을 

    담아주는 삽시간의 자극을

    나의 가족들의 기미많은 얼굴에

    비하여 보아서는 아니될 것이다

     

    제각각 자기 생각에 빠져있으면서

    그래도 조금이나 부자연한 곳이 없는

    이 가족의 조화와 통일을

    나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냐

     

    차라리 위대한 것을 바라지 말았으면

    유순한 가족들이 모여서

    죄없는 말을 주고받는

    좁아도 좋고 넓어도 좋은 방안에서

    나의 위대의 소재를 생각하고 더듬어보고 짚어보지 않았으면

     

    거칠기 짝이 없는 우리집안의

    한없는 순하고 아득한 바람과 물결-

    이것이 사랑이냐

    낡아도 좋은 것은 사랑뿐이냐

     

     

    가족 / 윤제림

     

    새로 담근 김치를 가지고 아버지가 오셨다

    눈에 익은 양복을 걸치셨다

    내 옷이다. 한번 입은 건데 아범은 잘 안 입는다며

    아내가 드린 모양이다

    아들아이가 학원에 간다며 인사를 한다.

    눈에 익을 셔츠를 걸쳤다

    내 옷이다. 한번 입고 어제 벗어놓은 건데

    빨래줄에서 걷어 입은 모양이다.

     

     

    가족 / 용혜원

     

    하늘 아래

    행복한 곳은

    나의 사랑 나의 아이들이 있는 곳입니다

     

    한 가슴에 안고

    온 천지를 돌며 춤추어도 좋을

    나의 아이들

     

    이토록 살아보아도

    살기 어려운 세상을

    평생을 이루어야 할 꿈이라도 깨어

    사랑을 주겠습니다

     

    어설픈 애비의 모습이 싫어

    커다란 목소리로 말하지만

    애정의 목소리를 더  잘 듣는 것을

     

    가족을 위하여

    목숨을 뿌리더라도

    고통을 웃음으로 답하며

    꿋꿋이 서 있는 아버지의

    건강한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어느 아침 / 이해인

     

    밤새 깔린

    어둠의 부스러기들을

    행주로 닦아 내고

     

    정결한 식탁에

    희망을 차린다

     

    그릇이 부딪칠 때마다

    가슴에도 달가락거리는

    그 웃음소리

     

    마주 앉은 가족의 눈 속에서

    사랑의 언어를 꺼내

    양식을 삼는

    어느 아침

     

     

    가족 / 구재기

     

    설거지를 하시는

    어머니의 물 묻은 두 손이

    오늘따라 무척 거칠게 보였다

     

    어제는 5일 장날

    배추 몇 포기 머리에 이고 가서는

    푼돈을 만지시고 돌아오시더니

    오늘은 또 그 푼돈을 쪼개어

    꽁치 한 마리 식탁에 올리시고는

    이 세상의 오직 하나, 외아들

    홍역으로 잃은 입맛을 찾으셨다

     

    문득 하늘로 먼저 가신

    아버지가 생각나는 것일까?

    밖은 가을이라 수확이 한창인데

    어머니는 아들 몰래

    눈물을 떨어뜨려 손등을 적시셨다

     

    아들 하나 기둥 같던

    쓸쓸한 우리 가족의 머언 옛날

     

     

    가족에 관한 시

     

    가족 / 천상병

     

    우리집 가족이란

    1989년 나와 아내와

    장모님과 조카딸 목영진 뿐입니다.

     

    나는 나대로 원고료를 벌고

    아내는 찻집 귀천을 경영하고

    조카딸 영진이는 한복제작으로

    돈을 벌고

     

    장모님은 나이 팔십인데도

    정정하시고...

     

    하느님이시여!

    우리가족에게 복을 내려 주시옵소서!

     

     

    별가족 / 복효근

     

    늦은 밤

    정령치 밤하늘에 서면

    별들이 바로 머리 위까지 내려와

    도랑물 소리를 내며 흘러내렸다

    내가 조금만 키가 더 컸거나

    까치발을 딛었다면 또는

    선혜를 목마 태우고

    그 별들을 땄더라면 충분히

    한 시간에 닷 말을 땄을 것이다

    그러나

    별빛이 하도 시리기도 하고

    부시기도 하여 게다가

    아침이 오기 전에

    제자리에 갖다가 붙여놓을 일이 까마득하여

    아내와 두 딸과 나와는

    별의 흉내는 내어

    어둠 속에서 다만

    서로에게 반짝여 보이기만 하는 것이었다

     

     

    가족 / 임영준

     

    툭하면 긁어대고

    대놓고 원망하고

    마음껏 비난해도

    하루하루 끈끈이

    희망을 엮어가고

    담장너머 세상은

    언제나 고달픈데

    간단없이 여미는

    보금자리 볕뉘가

    방책을 둘러주고

     

     

    가족 / 김종해

     

    천마산 눈 썹 아래

    초장동 산비탈이 있고

    천마산 코딱지 같은 우리집이 있고

    충무동 푸른 바다가 있고

    새벽별을 보며 생선도가로 내려가는

    이모집이 있고

    바람이 불지 않아도 소리치는

    외삼촌집이 있다

    이른 새벽부터 우리집에 와서

    해장술에 취한 천마산은

    어머니에게 술국을 더 달라 한다

    아버지와 형은 말없이

    절구에 떡을 치고

    누나와 나는 맷돌을 돌린다

    콩나물시루에 물 주는 아우가

    손을 놓을 때쯤

    누더기 같은 우리의 희망이

    빨랫줄에 펄럭일 때쯤

    천마산은 바람과 안개를 거느리고

    넌지시 산을 오른다

     

     

    세 사람의 가족/ 박인환

     

    나와 나의 청순한 아내

    여름날 순백한 결혼식이 끝나고

    우리는 유행품(流行品)으로 화려한

    상품의 쇼우 윈도우를 바라보며 걸었다

     

    전쟁이 머물고

    평온한 지평에서

    모두의 단편적인 기억이

    비둘기의 날개처럼 솟아나는 틈을 타서

    우리는 내성과 회한에의 여행을 떠났다

     

    평범한 수확의 가을

    겨울은 백합처럼 향기를 풍기고 온다

    죽은 사람들은 싸늘한 흙 속에 묻히고

    우리의 가족은 세 사람

     

    토르소의 그늘 밑에서

    나의 불운한 편력인 일기책이 떨고

    그 하나하나의 지면은

    음울한 회상의 지대로 날아갔다

     

    아 창백한 세상과 나의 생애에

    종말이 오기 전에

    나는 고독한 피로에서

    빙화(氷花)처럼 잠들은 지나간 세월을 위해

    시(時)를 써본다

     

    그러나 창 밖

    암담한 상가

    고통과 구토가 동결된 밤의 쇼우 윈도우

    그 곁에는

    절망과 기아의 행렬이 밤을 새우고

    내일이 온다면

    이 정막의 거리에 폭풍이 분다

     

     

    가족 /김유선

     

    싸우지 말아라

    남편은 우리에게 타이르고 나가지만

    나가서 그는 싸우고 있다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지만

    그가 현관문을 들어설 때

    우리들은 안다

     

    그의 옷을 털면

    열두 번도 더 넘어졌을 바람이

    뚝 뚝 눈물처럼 떨어진다

     

    싸우지 말아라

    아침이면 남편은 안쓰럽게

    우리를 떠나지만

    그는 모른다

    아이들의 가볍고 보드라운 입김이

    따라가는 것을

     

    그가 싸울 때

    그러지 마세요 그러지 마세요

    떨고 있는 것을

     

     

    식구 / 유병록

     

    매일 함께 하는 식구들 얼굴에서

    삼시 세끼 대하는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때마다 비슷한 변변치 않은 반찬에서

    새로이 찾아내는 맛이 있다

     

    간장에 절인 깻잎 젓가락으로 잡는데

    두 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다시금 놓자니 눈치가 보이고

    한 번에 먹자니 입속이 먼저 짜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나머지 한 장을 떼어내어 주려고

    젓가락 몇 쌍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이런 게 식구이겠거니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내 식구들의 얼굴이겠거니

     

     

    가족에 대한 좋은 시

     

    가족 / 정끝별

     

    치매가 기침을 하면

    몽매도 기침을 한다

    어깨 밑에 달려 옹알대던

    애매도

    함께 누워

    기침을 한다

     

    종일

     

    막무가내 흔들리는

    언어네 

     

     

    네 켤레의 신발 / 이기철

     

    오늘 저 나직한 지붕 아래서

    코와 눈매가 닮은 식구들이 모여 앉아 저녁을 먹는 시간은

    얼마나 따뜻한가

     

    늘 만져서 반짝이는 찻잔, 잘 닦은 마룻바닥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소리 내는 창문 안에서

    이제 스무 해를 함께 산 부부가 식탁에 앉아

    안나 카레리나를 이야기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누가 긴 휘파람으로 불어왔는지, 커튼 안까지 달려온 별빛으로

    이마까지 덮은 아들의 머리카락 수를 셀 수 있는 

    밤은 얼마나 아늑한가

     

    시금치와 배추 반 단의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의 전화번호를

    마음으로 외는 시간이란 얼마나 넉넉한가

    흙이 묻어도 정겨운, 함께 놓이면 그것이 곧 가족이고 식구인 

    네 켤레의 신발

     

     

    가족 / 강대한

     

    사랑의 울타리 만들어

    거센 비바람 몸소 막아내고

    행복의 꽃 찬란하게 피어있는 곳

    까르르 까르르

    꽃들이 웃는다

     

    이토록 세상살이

    힘들다 말들 해도

    층층돌담 가시 발길 맨발로 가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고통을 웃음으로 참아내며

    아버지의 그늘진 모습

    축 처진 어깨 보이기 싫어서

    때론 큰소리로 윽박을 지르기도 하지만

     

    평생을 어루만질 나의 가족들

    그리울 땐

    한달음에 달려가 끌어안을

    가족이 있어 행복합니다

     

     

    가정 / 박목월

     

    지상에서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전등이 켜질 무렵을

    문수가 다른 아홉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십구 문 반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문삼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벽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십 구만 반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십 구문 반의 신발이 왔다

    아니 시장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얼굴을 보아라

     

     

    가족 여행 / 이은석

     

    귀여운 손자들과 함께 하는

    삼다의 섬 제주도 여행길

    뭉게구름과 시원한 해풍이 반깁니다

     

    구멍 송송 뚫린 검은 바위에

    소리 없이 밀려와 힘차게 부딪히며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의 유희

    덩달아 함께 춤추는 이쁜 아이들

     

    바닷물 놀이에 파래진 입술

    떨어진 체온과 감기 걱정에

    할아비, 손자 나란히 백사장에 누워

    따뜻한 모래 이불 쓰고 찜질합니다

     

    찰나의 순간들이

    가슴 적시는,

    포근한 사랑 넘치는

    가족 여행의 흔적입니다

     

     

    가족 / 김은선

     

    지금만 같아라

    그리 되도록 현재에 충실할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사계절 만끽 중에

    강추위 겨울을 가족은 충분히 피부로

    면역체를 만들고 살아왔다

     

    좋은 에너지에 파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각자에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이보다 고마움이 어디 있을까~?

    서로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며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중이다

     

     

    가족의 숲 / 최남균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것들은

    새싹이 세상 향해 커 나갈 때

    더 깊은 곳으로 자신을 낮추는 가보다

     

    기러기 아빠는

    처자식을 물 건너보내고

    그들보다 더 깊은 곳에서 자신이

    주체할 수 없는 한계에 울고

     

    갈매기 아빠는

    지방 산업단지의 원룸 촌에

    박쥐처럼 붙어살며

    화려한 밤거리를 서성이고

     

    범민과 일탈의

    변주곡이 음울한 계절

    가족이란

    울창한 숲에 잎파랑이 그립다

     

    뿌리가 깊을수록

    단단히 숲을 이루는 산에서

    높고 낮은 나무로 살아간들 어떠하리

     

     

    시대가 변해 가족의 형태는 많이 변했으나 가족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가족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기도 하고 내편이 되어주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 번 가족에 관한 시를 통해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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