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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적인 동화 한 편
    오늘의 좋은글 2022. 3. 3. 20:56

     

     

    동화는 어쩌면 어른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화책을 읽으면 어릴때 순수 했던 나와 사회생활 하며 어른이 된 지금의 내가 교차되는 순간이 생긴다. 동화책을 읽는 시간 만큼은 어린이처럼 마음이 순수해지며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알아야하고 배워야할 것들이 많지만 때론 한 번쯤 순수한 동화책을 읽으며 비워 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비워 내야 채울 수 있으니까!

     


    뽐내기 좋아하는 사자

     

    뽐내기 좋아하고 겁이 없는 사자가 있었어요. 정글에 아침이 오면, 사자는 어김없이 똑같은 시간에 힘차게 으르렁거렸습니다. 이 울부짖는 소리가 너무 무서워서, 동물들은 모두 달아나 숨었습니다. 또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너무 커서, 땅이 흔들리고 나뭇잎이 떨어졌어요. "누가 정글의 왕인지 알겠지!" 뽐내기 좋아하고 겁이 없는 사자가 말했습니다.

     

    어느 날 밤, 정글에 비가 올 거라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큰비가 쏟아질 거래." 작은 쥐가 말했어요 "모두 비를 피해야 돼." 큰 동물들은 동굴에, 작은 동물들은 땅 속 구멍에, 새들은 나무 구멍에 몸을 바짝 대고 숨었습니다. "체! 비 좀 맞는다고 어떻게 되지는 않아." 뽐내기 좋아하고 겁이 없는 사자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얼마나 위대하고 겁이 없는지를 보여 주기 위해, 자주 가는 언덕 위에 올라가서 잠을 잤습니다. 비는 밤새도록 쏟아졌고, 사자는 계속 잠을 잤습니다.

     

    이튿날 아침, 비가 그쳤습니다. 그런데 정글은 이상하게 조용했어요. 부드러운 안개가 나무를 감쌌고, 주위는 아주 고요했습니다. 쥐는 잠에서 깨어 아침 공기를 마시며 사자의 으르렁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요. 그러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상한 일도 다 있다고 쥐는 생각했습니다.

     

    다른 동물들도 하나둘씩 나타났습니다. 사자가 없다면, 무서워할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하마는 목욕을 하러 가기로 했어요. 하지만 쥐는 사자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사자를 찾아봐야 해."쥐가 찍찍거렸어요 "무엇 때문에? 사자는 언제나 자기 자랑만 하고, 으르렁거려서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했잖아." 기린이 투덜댔습니다. "그래, 그랬지. 하지만 너를 다치게 하지는 않았잖아?" 쥐가 말했어요. 사자는 분명히 이제껏 누구를 다치게 한 일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사자를 찾으러 갔습니다. 사자는 언덕 위에 있었어요. 사자는 으르렁거리려고 입을 벌렸지만, 끽끽거리는 소리만 나올 뿐이었어요. 그러고는 에취! 사자는 더 이상 뽐내기 좋아하고 겁이 없는 사자가 아니었어요. 수염은 축 늘어지고 콧물은 뚝뚝 떨어지고. "당신은 이제 그다지 무섭지 않네요." 쥐가 용감하게 말했습니다. "감기가 들었군요. 지독한 목감기네요. 너무 자주 으르렁거리고, 빗속에서 잠을 잤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벌꿀과 유칼라나무 잎으로 고쳐 줄게요. 하지만 낫더라도 무섭게 굴지 않는다고 약속해야 해요." 사자는 "약속할게." 하고 말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끽끽거릴 수밖에 없어서,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쥐는 벌꿀에게 부탁하여 벌꿀을 구하고, 새와 동물들은 유칼리나무 잎을 모았습니다. 사자는 이틀 동안 낮에는 모두의 보살핌 속에서 지내고, 밤에는 푹 자고, 꿈을 꾸고, 코를 골고, 기침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사흘째 되는 날 아침에는 완전히 기운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뽐내기 좋아하고 겁이 없는 사자는 일어나서 우웅 하고 기지개를 켜더니, 예의바르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안녕?" 그러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어요. 사자는 언덕을 내려와, 정글 속으로 들어가서 불러 보았습니다. "호랑이야! 하마야! 기림아! 작은 쥐야! 아무도 없니?" 정글은 마치 동물들이 살지 않았던 것처럼 으스스할 만큼 조용했습니다.

     

    사자는 정글 속을 여기저기 찾아다녔습니다. 그 때 느닷없이 작은 쥐가 헐떡이며 나타났어요. "아, 용감한 사자님, 빨리 와 주세요. 당신이 자고 있는 사이에 사냥꾼 두 명이 와서, 친구들을 우리 속에 넣어 끌고 갔어요. 아마 서커스단에 팔려고 데려가나 봐요. 나는 작아서, 창살 사이로 겨우 도망칠 수 있었어요."

     

    사자는 쥐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감과 용기가 되살아났습니다. 동물들이 없으면, 정글은 이미 정글이라고 할 구 없을 테니까요. "내 머리 위로 올라와, 작은 쥐야. 우리, 친구들을 찾으러 가자." 쥐가 지름길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자는 쥐가 가자는 대로 정글 속을 계속 걸어갔어요. 꽃도 없고, 뒤엉킨 풀 밑에 뱀만 우글거리는, 정글의 가장 깊고 어두운 곳을 지나갔습니다.

     

    걷고 또 걸어서, 마침내 정글 끝에 이르렀습니다. 사자와 쥐는 달빛 아래서, 모닥불 옆에 앉아 있는 사냥꾼 두 명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불쌍한 동물들은 우리 속에 갇혀 있었어요. 정말 어처구니없는 모습이었어요! 코끼리의 코는 억지로 쑤셔박히고, 기린의 목은 창살 사이로 쑥 비어져 나와 있었습니다. 그날 밤, 사자와 쥐는 어떻게 해야 모두를 구해 낼 수 있을까 생각하며 함께 잤습니다.

     

    이튿날 아침, 햇살이 정글에 퍼지기 시작했을 때,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쥐가 사자 머리 위에 올라앉아, 수풀 저 쪽에서는 쥐만 보이도록 했습니다. "자, 떠들기 시작해." 사자가 쥐에게 속삭였어요. 쥐는, 사냥꾼이 들을 때까지 되도록 큰 소리로 찍찍 울어 댔습니다. "도망친 쥐다!" 한 사냥꾼이 소리쳤어요. "잡아!" 다른 사냥꾼이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커다란 실수였어요......

     

    사자는 태어나서 가장 큰 소리로 무섭게 으르렁거리며, 수풀 뒤에서 뛰어나왔습니다. 크아아아악 ㅡ! 울부짖는 소리는 정글 전체에 울려 퍼졌어요. 땅이 흔들이고, 나뭇잎이 떨어졌습니다. "어때!" 뽐내기 좋아하고 겁이 없는 사자가 말했어요. 사냥꾼들은 깜짝 놀라, 총과 우리 열쇠를 두고 도망쳤습니다. 쥐가 열쇠를 주워서, 동물들을 풀어 주러 달려갔습니다.

     

    동물들은 모두 우리에서 나왔어요. "고마워요, 뽐내기 좋아하고 겁이 없는 사자님." "뭘, 이쯤이야. 이제 사냥꾼들을 혼내 주자!" 동물들은 작은 차례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 줄로 늘어섰습니다. "앞으로!" 쥐가 소리쳤습니다. 동물들은 한꺼번에 으르렁거리고, 끽끽거리고, 거억거억 울고, 찍찍거려서, 마침내 사냥꾼들을 정글 밖으로 쫓아 버렸습니다.

     

    모두 함께 정글로 돌아왔을 때, 사자는 이네껏 이렇게 자랑스럽고 가슴 뿌듯한 적은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자는 다시는 무섭게 굴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만일 사냥꾼들이 다시 돌아온다면...... 물론 그때는 이야기가 달라지겠지요!

     

     

    ㅡ글·그림 / 앤 카트라이트, 레그 카트라이트 「뽐내기 좋아하는 사자」

     

     

    뽐내기 좋아하는 동화책 표지 동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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