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영혼을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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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시 모음좋은 시 2022. 3. 28. 11:10
팝콘 같은 벚꽃이 조금씩 팡팡 터지기 시작해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를 갔었습니다. 주차를 하고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가 걸어와 옆 차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십니다. 차 문을 열지 않고 뒤를 힐끗힐끗 돌아보다 하늘 한 번 보고 가만히 서 계십니다. 조금 후 어깨가 굽은 아주 작고 아담하신 할머니가 걸어오시더니 차 앞에서 멈추십니다.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걸어오신 할머니가 차 옆으로 다가가 차 뒷문을 열고 타십니다. 할아버지는 차 뒷문이 닫히는 것을 확인하신 후 운전대에 오르셔서 천천히 출발을 하셨습니다. 빨리 걸어오라고 재촉하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라고 보채지 않는 서로의 속도가 다른 사랑입니다. 상대가 맞춰주기만을 바라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힘든 서툰 사랑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