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여름비 시 모음 여름비에 관한 시 모음

오늘의 좋은글 2022. 6. 5. 12:55

 

 

 

여름 비 시 여름 비에 관한 시 모음입니다.

여름 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 좋은 시 읽으며

마음에도 단비를 내려 주세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 비가

반갑게 내리고 있습니다.

 

목말라 있던 대지에 단물 같은 여름 비는

뿌옇게 끼어 있던 마음속 때도

깨끗이 씻어 내는 것 같아 시원하고 상쾌합니다.

 

여름 비 내리면 비에 젖은 흙냄새도 좋고

툭툭 우산 위에 떨어는 빗방울 소리는

가슴을 두드려 마음 설레게 합니다.

 

설레는 마음 즐기며 여름 비 맞아

더 푸릇해진 나뭇잎처럼

여름 비 시 읽으며 마음도

더 푸르고 싱그러워지길 바랍니다.

 

 

 

비에 젖은 레몬 나무

 

 

 

 

 

 

 

비 오는 날의 일기

 

                                     이해인

 

 

너무 목이 말라

죽어가던 우리의 산하

 

부스럼난 논 바닥에

부활의 아침처럼

오늘은 하얀 비가 내리네

 

어떠한 음악보다

아름다운 소리로

산에 들에 가슴에 꽂히는 비

 

얇디얇은 옷을 입어

부끄러워하는 단비

차갑지만 사랑스런

그 뺨에 입맞추고 싶네

 

우리도 오늘은 비가 되자

 

사랑 없어 거칠고

용서 못해 갈라진

사나운 눈길 거두고

 

이 세상 어디든지

 

한 방울의 기쁨으로

한 줄기의 웃음으로

 

순하게 녹아내리는

하얀 비 고운 비

맑은 비가 되자

 

비오는 울타리가 있는 농장

 

 

 

 

 

 

 

여름 비

 

                           박인걸

 

 

나뭇잎 위로

빗방울 뛰어가는 소리에

 

그대 걸어오시던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어느 해 여름

아직 비가 그치지 않고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로

작은 여운을 남기며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시던

당신을 잊을 수 없습니다

 

긴긴 기다림에

아득하기만 했던 당신이

느닷없이 오시던 날

 

나는 주저앉을 뻔했습니다

 

여름비 내리는 날이면

그날의 추억을 되짚으며

 

행여 당신이 오시지 않을까

비를 맞으며 서있습니다

 

빗물이 맺혀 있는 나뭇잎

 

 

 

 

 

 

 

 

                                윤보영

 

 

빗소리가

잠을 깨웠습니다.

 

잠든 사이

혼자 내리다 심심했던지

유리창을 두드렸습니다

 

잠 깨운 게 미안한지

그대 생각도 깨웠습니다

 

여전히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내 안에는 그리움이 쏟아집니다

 

참 많이 보고 싶은

그대가 주인인 새벽입니다

 

빗방울이 맺혀 있는 파란 창문

 

 

 

 

 

 

 

빗방울 하나가

 

                                  강은교

 

 

무엇인가 창문을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륵 떨어져 내린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것이 있다

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

또는 별이든

 

풍경이 보이는 비오는 날 창문

 

 

 

 

 

 

 

비 오는 날

 

                               김경림

 

 

고대하던 여름비가

내리고 있어요

우산을 써도 좋고

맞아도 좋은날

푸르른 숲으로 들어가네요

방울새 소리인가

여기저기 새소리가 반기고 있어요

연꽃이 돌다리 사이로 피어

빗방울이 살아나요

여름비는 우울하다지만

오늘 내리는 비는

가슴까지 시원해져요

만나서 반갑고 우산을 나란히 펴 놓고

의자에 앉아 이야기꽃 피우면

금방 젊어져요

기차로 떠날때까지 계속내리는 여름비

오고가는 손가득 마음 안겨

기차는 떠나요

퐁퐁 볼 우물 패는 비 따라

 

우산 끝에 맺혀 있는 빗방울

 

 

 

 

 

 

 

 

여름비 한단

 

                                    고영민

 

 

마루에 앉아

여름 비를 본다

발밑에 하얀

뿌리 끝이 하얀

대파 같은 여름비

빗속에 들어

초록의 빗줄기를 씻어 묶는다

대파 한 단

열무 한 단

부추 시금치 한 단 같은

그리움 한단

그저 어림잡아 묶어 놓은

내 손 한 묶음의 크기

 

비오는 날 나무가지

 

 

 

 

 

 

 

여름날 갑자기 내린 소낙비

 

                                          용혜원

 

 

하늘비 난데없이

먹구름이 마구 몰려들어

머리에 머리를 맞대더니

성이 났나 보다

골이 터지게 싸우는 듯이

천둥 번개가 사납게 치더니

흠씬 두들겨 맞아

울화가 치밀었는지

울음을 참지 못하겠는지

신이 나도록 울기를 시작했다

한참 울고 나더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는지

먹구름 사이에 생긋 웃듯이

한 줄기 햇살이 비춰온다

 

비오는 날 테라스 테이블

 

 

 

 

 

 

여름비

 

                           조재영

 

 

서두르지 마 서두르지 마 제비들은

낮게 날면서 부딪쳐 서로 이마 찧지마

하늘이 힘껏 움켜쥐었다 놓아버린

어느 한순간

구름의 말들 와르르 쏟아져 나오네

잡목림 수풀 사이 텅텅 발구르며

뛰어내리는 함성들

더러 영탄조가 되어 울고 웃던 말들

나무 잎사귀 흔들면서

제 생이 휘청이는 것을 보네

오지 마 오지 마

치자나무 꽃지고 꽃망울도 지고

임술도 향기도 지네

한꺼번에 너무 많이 들여다보았던

젊은 날의 성긴 길들도 지워지고

앞을 가늠할 수 없는 한 낯 장대비

그렇게 깊게 내려서지 마

파헤쳐 상처내지 마

그때 왜 우린 그런 무모한 말을 했을까

이제 말들은 지쳐 숨을 몰아 쉬네

언제 다 쏟아버릴지 알 수 없는 하늘 보며

물 그림을 그리네 말을 잃은 채

물로 된 빈집에 눕네

 

손 바닥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비가 내리면

 

                              정헌재

 

 

비가 내리면

비 냄새가 좋고

 

그 비에 젖은

흙냄새가 좋고

 

비를 품은

바람 냄새가 좋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 좋고

 

빗방울 떨어지는 야외 테이블

 

 

 

 

 

 

 

여름비의 순정

 

                                  김덕성

 

 

여름 비답잖게 잔잔히 사랑을

실고 오는 날

괜스레 창문에 기대어

밖을 내다보는 나

 

더위에 지치고

숨쉬기조차 어려운 찜통더위

시원하게 식혀주며 오는

사랑의 여름비

그녀의 사랑을 싣고 내린다

 

여름비는 사랑을 싣고 오나보다

 

사랑을 찾으며 꿈꾸던 시절

이루지 못한 그사랑

함께 사랑을 나누며 거니는데

사랑비가 내린다

잔잔히

 

빗방울 맺혀 있는 창문 앞 커피 한 잔과 자주색 꽃

 

 

 

 

 

 

 

그리움 여름 비에 젖다

 

                                    고은영

 

 

빗물 머금은 여름

싱싱한 초록의 길섶에 서다

고향 어귀

새파란 청춘을 연주하던 소년이

빗줄기를 타고 와 낮고 맑은 음률로

여름을 연주하고 있다

허공엔 무력한 시간을 지나온

내 발자국이 무수한데 돌아온 이는 아무도 없다

기다림은 욕망을 키우지 않았어도

늘 기대를 저버린 빈손이 멍하고

순장된 사랑의 조각들이 그립기만 하다

여전히 더운 열기를 식히는 비가 내린다

빛바랜 풍경으로 나는 그저 비에 젖는다

 

빗방울 맺혀 있는 투명 우산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용혜원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사랑에 더 목마르다

 

온몸에 그리움이 흘러내려

그대에게 떠내려가고 싶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그리움이

구름처럼 몰려와

내 마음에 보고픔을 쏟아놓는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온몸에 쏟아지는

비를 다 맞고서라도

 

마음이 착하고 고운

그대를 만나러 달려가고 싶다.

 

뽀족한 나뭇잎 끝에 맺혀 있는 빗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