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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티나무 시모음 느티나무꽃 꽃말
    좋은 시 2023. 4. 18. 17:37

    느티나무 시 모음과 함께 느티나무꽃 꽃말에 대해 오늘의 좋은글에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느티나무는 마을 입구 정자나무 또는 학교 운동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5월에 피는 느티나무꽃 꽃말은 '운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어 더욱 친근감이 드는 느티나무에 대한 시 모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느티나무
    느티나무

     

    느티나무 시 모음

     

    다시 느티나무가 / 신경림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때가 있다

    그때까지는 보이거나 들리던 것들이

    문득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나는 잠시 으아해하기는 했으나

    내가 다 커서거니 여기면서

    이게 다 세상 사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하지 않았다

    다시 느티나무가 커진 눈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져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다

     

     

    우리 동네 느티나무들 / 신경림

     

    산비알에 돌밭에 저절로 나서

    저희들끼리 자라면서

    재재발거리고 떠들오 쌓고

    밀고 당기고 간지럼질도 시키고

    시새우고 토라지고 다투고

    시든 잎 생기면 서로 떼어 주고

    아픈 곳은 만져도 주고

    끌어안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고

    이렇게 저희들끼리 자라서는

    늙으면 동무나무 썩은 가질랑

    슬쩍 잘라 주기도 하고

    세월에 곪고 터진 상처는

    긴 혀로 핥아 주기도 하다가

    열매보다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머리와 어깨와 다리에

    가지와 줄기에

    주렁주렁 달았다가는

    별 많은 밤을 골라 그것들을

    하나하나 떼어 온 고을에 뿌리는

    우리 동네 늙은 느티나무들

     

     

    느티나무 연가 / 이해인

     

    사계절 내내

    햇볕과 비와 바람을 맞으며

    늘 곁에 계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말보다 깊은 침묵으로

    이해의 눈길을 준

    당신이 가까이 있어

    오늘도 행복합니다

     

    신을 향한 나의 사랑이

    조금 더 높아지고

    이웃을 향한 나의 사랑이

    조금 더 깊어진 기쁨!

     

    이 기쁨은 당신이 나에게

    오랜 세월 가르쳐서 선물한

    초록빛 기쁨입니다

     

    참을성, 넉넉함, 따뜻함으로

    긴 세월 기다릴 줄 아는

    엄마 같고 애인 같은 당신 고맙습니다

     

    나도 당신을 닮아

    품이 넓은 사랑을

    다시 시작하게 해 주세요, 꼭!

     

     

    느티나무 / 박노해

     

    양팔을 쫙 벌려도 서너 아름이 훨씬 넘는

    수령을 헤아릴 수 없는 우람한

    느티나무

    깊은 주름이 패인 옆구리엔

    갑자기 수백 마리 문둥이박쥐라도 푸들거리며

    날아나올 듯싶은

    어두컴컴한 동굴을 품고 있는 것이,

    질식할 것만 같은 세월의 상처를 부둥켜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저,

    저 늙은 느티나무

    텅 빈 허공을 향해

    저리 큰 숨구멍을 환히 열어놓고

    쨍쨍한 하늘로 뻗은 잔가지들을 부르르 떨며

    문둥이박쥐는 커녕

    무수한 어린 잎새들을 눈부시게 피워 날리고

     

     

    느티나무 여자 / 안도현

     

    평생 동안 쌔빠지게 땅에 머리를 처박고 사느라

    자시 자신을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가을날, 잎을 떨어뜨리는 곳까지가

    삶의 면적인 줄 아는

    저 느티나무 여자

     

    두 팔과 두 다리로 허공을 헤집다가

    자기 시간을 다 써버렸다

    그래도 햇빛이며 바람이며 새들이 놀다 갈 시간은

    아직도 충분히 남아 있다고, 괜찮다고.

    애써 성성한 가지와 잎사귀를 흔들어 보이는

     

    허리가 가슴둘레보다 굵으며

    관광버스 타고 내장산 한 번 다녀오지 않은

    저 다소곳한 늙은 여자

     

    저 늙은 여자도

    딱 한 번 뒤집혀 보고 싶을 때가 있었나 보다

    땅에 박힌 머리채를 송두리째 들어올린 뒤에

    최대한 길게 다리를 쭉 뻗고 누운 다음

    아랫도리를 내주고 싶을 때가 있었나 보다

     

    그걸 간밤의 태풍 탓이라고 쉽게 말하는 것은

    인생을 절반도 모르는 자의

    서툴고 한심한 표현일 뿐

     

    느티나무에 대한 시 모음

     

    5월의 느티나무 / 복효근

     

    어느 비밀한 세상의 소식을 누설하는 중인가

    더듬더듬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

    연초록 저 연초록 입술들

    아마도 지상의 빛깔은 아니어서

    저 빛깔을 사랑이라 부르지 않는다면

    초록의 그늘 아래

    그 빛깔에 취해선 순한 짐승처럼 설레는 것을

    어떻게 다 설명한다냐

    바람은 살랑 일어서

    햇살에 부신 푸른 발음기호들을

    그리움으로 읽지 않는다면

    내 아득히 스물로 돌아가

    옆에 앉은 여자의 손을 은근히 쥐어보고 싶은

    이 푸르른 두근거림을 무엇이라고 한다냐

    정녕 이승의 빛깔은 아니게 피어나는

    5월의 느티나무 초록에 젖어

    어느 먼 시절의 가갸거겨를 다시 배우느니

    어느새

    중년의 아내도 새로 새로워져서

    오늘은 첫날이겠네 첫밤이겟네

     

     

    담양 한재초등학교의 느티나무 / 고재종

     

    어른 다섯의 아름이 넘는 교정의 느티나무

    그 그늘 면적은 전교생을 다 들이고도 남는데

    그 어처구니를 두려워하는 아이는 별로 없다

    선생들이 그토록 말려도 둥치를 기어올라

    가지 사이의 까치집을 더듬는 아이,

    매미 잡으러 올라갔다가 수업도 그만 작파하고

    거기 매미처럼 붙어 늘어지게 자는 아이,

    또 개미 줄을 따라 내려오는 다람쥐와

    까만 눈망울을 서로 맞추는 아이도 있다

    하기야 어느 날은 그 초록의 광휘에 젖어서

    한 처녀 선생은 반 아이들을 다 끌고 나오니

    그 어처구니인들 왜 싱싱하지 않으랴.

    아이들의 온갖 주먹다짐, 돌팔매질과 칼끝질에

    한 군데도 성한 데 없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가지 끝에 푸른 울음의 별을 매달곤 해도

    반짝이어라, 봄이면 그 상처들에서

    고물고물 새잎들을 마구 내밀어

    고물거리는 아이들을 마냥 간질여댄다

    그러다 또 몇몇 조숙한 여자 아이들이

    맑은 갈색 물든 잎새들에 연서를 적다가

    총각 선생 곧 떠난다는 소문에 술렁이면

    우수수, 그 봉싯한 가슴을 애써 쓸기도 하는데,

    그 어처구니나 그 밑의 아이들이나

    운동장에 치솟는 신발짝, 함성의 높이만큼은

    제 꿈과 사랑의 우듬지를 키운다는 걸

    늘 야단만 치는 교장 선생님도 알 만큼 안다.

    아무렴, 가끔은 함박눈 타고 놀러온 하느님과

    상급생들 자꾸 도회로 떠나는 뒷모습 보며

    그 느티나무 스승 두런두런, 거기 우뚝한 것을.

     

     

    젊은 느티나무에게 고백함 / 정호승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이

    젊은 느티나무의 마음으로 만들어진 것을

    알아도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무량수전 무거운 기와지붕을

    열여섯 개 배흘림기둥이 받치고 선 까닭이

    천 년 전

    느티나무가 사랑했던 모란 때문임을

    늦어도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오늘 홀로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느티나무 무늬로 남은 모란꽃을 쓰다듬어봅니다

    오늘부터 다시 천 년 동안

    무량수전 열일곱 번째 배흘림기둥이 되어

    당신을 받치고 서 있겠습니다

     

     

    젊은 느티나무 / 박남준

     

    지난 가을의 잎들

    온전히 떨치고 나서야 봄은 온다

    세월의 나이테가

    한 줄 한 땀 켜켜로 쌓여갈수록

    이 땅, 사람의 곁에 내린 뿌리들이

    깊어져야 한다는 것

    무성한 가지들 부끄러움 없이 곧게 뻗고

    푸르게 푸르게 잎들을 키워내서

    품안이 너른 그늘도

    드리워야 한다는 것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추운 겨울 건너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오랜 가뭄 이겨내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큰바람 앞에 꺾이지 않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범람하는 홍수를 막아내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돌아보면

    아득하지 않은 길이 어디 있으랴

    어질병의 현기증 일던 모진 시련 없었으랴

    말문이 막히고 기막히던 일들 이루 말할 수 있으랴

     

    여기 이 땅의 바람머리 언덕에 서서

    나는 보았다

    사람의 아이가 자라나서

    아버지가 되어가는 일

    세상의 한 하늘을 넉넉하게 받쳐줄

    기둥을 세운다는 일이다

    그것은 떳떳한 삶의 밥을 지어 나누는 집을 짓고

    어둔 밤길을 밝히는

    꺼지지 않는 등불을 내건다는 일이다

     

    처음 한 알의 씨앗으로

    새싹을 틔웠을 때를 잊지 않는다

    까치들이 둥지를 틀고

    사람의 마을에 희망의 일들을 전하는

    나의 이름은 언제나 젊은 느티나무

    무더운 여름날 일하는 자의 아름다운 땀을 식히는

    나의 나이는 하늘 아래 싱싱한 푸른 그늘의 나무

     

     

    느티나무 / 김용택

     

    강가 느티나무에 봄이 왔어요

    새잎 필 때 나무 아래 서면

    우리 엄마 생각나요

     

    느티나무 새잎 필 때

    우리 엄마 나 몰래 먼 데 가셨거든요

     

    강가 느티나무에 봄이 왔어요

    새잎같이 우리 엄마 오면

    그러면 좋겠어요

     

    느티나무에 관한 좋은 시 모음

     

    늙은 느티나무에 들다 / 곽효환

     

    언제부터였을까

    수령이 수백 년은 되었을

    동리의 정자를 품은 느티나무

    사방으로 가지를 곧게 뻗어

    무성한 그러나 인적 없는 여름을 떠받치고 있다

     

    바늘처럼 껍질이 듬성듬성 떨어져 나간

    늙은 느티나무 그늘에

    몸 들이고 기대었던 사람을 생각한다

    그를 닮고 싶었던 더러는 그렇게 살았던

     

    바람이 전하는 말과

    시간이 쌓아둔 흔적,

    무수히 드리웠다 사라지는 삶들을

    그는 오랫동안 켜켜이

    몸 안에 쌓아두었을 것이다

     

    얼음처럼 투명한 세포들이 쌓은 나이테

    이제 그는 단단한 풍경이다

     

    나는 아버지처럼

    쉽게 흔들리지도 그렇게

    일찍 지지도 그렇게

    흘러가지도 않을 것이다

     

     

    느티나무 타블 / 임영조

     

    곡우 지나 입하로 가는 동구 밖

    오백 년을 넘겨 산 느티나무가

    아직도 풍채 참 우람하시다

    새로 펴는 양산처럼 록록(綠綠)하시다

     

    이제 막 어디로 나설 참인지

    하늘로 빗어올린 푸른 머리칼

    무쓰를 바른 듯 나붓나붓 윤나는

    싱그러운 주책이 정정하시다

     

    그런데 이런! 다시 보니

    꺼뭇한 앙가슴이 동굴처럼 허하다

    얼마나 오래 속 태우며 살았는지

    정말 마음 비운 노익장이다

    배알까지 빼주고 지은 절 한 칸

    스스로 공(空)이 되는 적멸궁이다

     

    저 늙은 느티나무는 아마

    어느 날 느닷없이 날벼락 맞고

    문득 깨쳤으리라 몸을 비웠으리라

    중심을 잡기 위해 무게를 덜고

    부질없는 노욕을 버렸으리라

     

    속 비우고 여생을 지탱하는 힘

    마지막 안간힘이 곧 나무아미타불

    이승에서 이름을 완성하는 것이리

    이제는 저승의 명부에도 빠졌을

    저 늙은 느티나무는 이 다음

    죽어서도 느티나무 타불(陀佛)이 되리

     

     

    느티나무 아래서 / 이상국

     

    여름이 되자 매미들이 머슴처럼 울었다

    느티나무 그늘 속에서였다

    내 딸아이는 어려서 그 밑에 쉬를 하고는 했다

    그애도 커서 이제는 처녀가 되었지만

    느티나무가 아니라면 예의바른 그애가

    그런 실례를 할 리 없었을 것이다

    느티나무들 두드리기 위하여 소나기는

    후드득후드득 아프게 왔고

    새들은 아침을 소란스럽게 했으며

    가지에 몸을 다친 바람들은

    쓸데없이 돌아다니며 울었다

    가을에도 그랬다

    멀리서 보면 동네가 근사해서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간다고

    관리소 사람들이 이파리를 털거나

    그의 몸을 잘라내기도 했다

    최금에 사람들은 느티나무 때문에 벤치를 만들었으며

    거기에 앉기 위하여 노인들은 나이를 먹었다

     

     

    느티나무 / 신달자

     

    혼자 되고

    첫 고향길

    큰길 두고

    외곽길 고요히 돌아

    어릴 적 업히고 업어 주던

    느티나무 앞에 서다

    아무 말 않고

    서로 삭은 등을 바라본다

    엄마 보듯 뜨거워지는 목줄기

     

     

    느티나무 연리지 / 주용일

     

    상처로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지독한 저 사랑 때문에

    선운사 부처님도 그저 지켜만 보았으리라

    백주 대낮 대웅전 맞은편 개울가

    길옆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해괴한 짓 벌이는 느티 두 가지를

    선운사 보살들도 내심 지그시 사랑했으리라

    옛적 어느 젊은 스님이

    봄밤 동백 붉은 입술 노란 목젖에 홀려

    느티 두 가지 피흘리게 부여잡고

    물소리처럼 하얗게 수음했던 일도

    선운사 부처님은 벌써 잊었으리라

     

     

    聖 느티나무 / 나희덕

     

    속이 검게 타버린 고목이지만

    창녕 덕산리 고목나무는 올봄도 잎을 내었다

     

    찬가지 끝으로 잎을 밀어올리며 그는

    한 그루 용수처럼

    제 아궁이에서 잎사귀를 꺼낸다

    번개가 가슴을 쪼개고 지나간 흔적을 안고도

    저렇게 눈부신 잎을 피워내다니,

    시커먼 아궁이 하나 들여 놓고

    그는 오래오래 제 살을 달여 내놓는다

    낮의 새와 밤의 새가 다녀가고

    다람쥐 일가가 세들어 사는,

    구름 몇 점 별 몇 개 뛰어들기도 하는,

    바람도 가만히 숨을 모으고 그 검은 아궁이에는

    모든 빛이 모여 불타고 모든 빛이 나온다

    까마귀 깃들었다 날아간 자리에

    검은 울음 몇가지 뻗어 있기도 한다

    발이 묶인채 날아오르는 새처럼

    덕산리 느티나무는 푸른 날개를 마악 펴들고 있다

     

     

    같은 자리에 묵묵히 서 있는 느티나무의 변함없는 모습을 보면 반가움과 든든한 생각이 듭니다. 마을과 학교를 지켜주는 파수꾼같은 한결같은 나무입니다. 묵묵히 살아가는 삶에 느티나무 시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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