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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좋은글 - 사랑한다는 말 못하고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오늘의 좋은글 2022. 9. 17. 17:33

     

     

     

     

    오늘의 좋은 글 - 사랑한다는 말 못하고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좋은 글은 나태주 시인님의 '사랑한다는 말 못하고 가을비 내린다고 말했습니다'입니다.

    가을비 촉촉히 내리는 날 찾아오는 그리움을 애써 떨쳐 버리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리운 감정을 느껴 보세요.

    가을비가 내리는 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감정입니다.

     

    오늘은 가을비가 내립니다.

     

     

     

     

    사랑한다는 말 못하고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나태주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서

    꽃이 예쁘다느니 하늘이 파랗다느니

    그리고 오늘은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서

    이 가을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역에 나가 기차라도 타야 할까 보다고 말을 했지요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 두고서

    기차를 타고 무작정 떠나온 길

    작은 간이역에 내려 강을 찾았다고

    그렇게 짦은 안부를 보내주었지요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둔 채로 그렇게 떠나온

    도시에서 이 강물이 그렇게나 그립더니만

    가을이라 쓸쓸한 노을빛 강가에 서고 보니

    그리운 것은 다른 어느 것이 아닌 사람이더라고

    그렇게 당신의 그리움을 전해왔습니다

     

    끝내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두고서

    그 강가 갈대숲에 앉아 하염없이...

    흐르는 강물만 바라보았노라고 말을 했지요

    사랑한다는 말은 내색도 없이 접어두고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주문처럼 외웠다 했습니다

     

     

    강물은 흘러 바다로 간다지

    저 강물은 흘러흘러 바다로 간다지

    그렇게 흘러가는 강물을 보고 있자니

    흐르는 것은 강물만이 아니더라고

     

    나도 흐르고 너도 흐르고

    우리 모두 어디론가 흘러가더라고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 둔 채로

    그렇게 흐르는 것은 인생이더라

    사랑한다는 말은 끝끝내 접어두고서...

     

     

     

    가을비가 내려 젖은 길에 떨어진 빨간 단풍 나뭇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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