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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거리를 둔다오늘의 좋은글 2022. 1. 31. 15:22
어머니는 방마다 문은 두 군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통풍 때문이다. 나는 어머니 가르침을 철칙처럼 지키며 내가 살 집을 설계했다. 어머니는 가능하다면 십자 모양으로 집을 지어 어느 쪽에서든 바람이 잘 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우리 집은 바람이 잘 통한다.
어머니는 집 주변 환경도 공기가 잘 텅하는 곳이 좋다고 하셨다. 옛날 시골집 주변에 팔손이나무나 단풍, 자양화 드에 둘러싸여 있었다. 어머니는 매일같이 집 주변을 둘러싼 나뭇잎과 가지를 손질했다. 통풍이 나쁘면 집이 썩고, 그 집에 사는 사람도 병에 걸린다고 믿으셨다.
그 믿음은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깊이 뒤얽힐수록 서로 성가시러워진다. 살다 보면 나를 끔찍이 싫어하는 사람이 한둘은 나오게 마련이다.
이를 피할 도리는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지나치게 관계가 깊어져 서로에게 어느덧 끔찍할 정도로 무거워진 덕분에 문제가 생긴다.
어머니 말씀처럼 사람이나 집이나 약간의 거리를 둬 통풍이 가능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최소한의 예의인 듯싶다.
서로의 신상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금물이다. 신상을 털어놓는 그 순간부터 특별한 관계가 되었다는 착각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ㅡ소노 아야코, 약간의 거리를 둔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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